[장준영 여행기] 할리데이비슨과 함께 하는 단양 레저투어

M스토리 입력 2021.10.11 09:56 조회수 3,729 0 프린트
 
무덥던 여름은 이제 그 끝자락도 보기 힘들 정도로 물러가고 이제는 한 낮에만 여름의 흔적을 잠시 느껴볼 수 있는 완연한 가을이다. 코로나의 여파로 작년과 올해는 제대로 된 레저활동을 친구들과 함께 나누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백신접종이 어느 정도 진행된 이제는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레저와 함께 할 수 있는 단양 투어
가을은 단풍도 화사하게 물들지만 라이더들에게는 장거리투어를 다니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기도 하기에 매 주말 라이더들은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이 많은 때가 아닌가 싶다. 이번 10월은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에게는 강원도 지역의 굽이길을 중심으로 짜여진 ‘할리 오너스 랠리’가 있는 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길은 단풍이 완연한 10월 중순경에 들릴 때에 최고의 절정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차근차근 다니기로 하고 나는 이번엔 단양으로 레저 투어를 떠나는 것으로 정했다. 코로나로 인해서인지 최근에는 서핑, 웨이크보드, 승마, 사격 등의 레저 인구가 몇 년 전에 비해서 확연하게 늘어난 것이 느껴져 코로나가 수그러들 즈음에는 우리나라의 레저 산업이 폭발적인 호황을 누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클레이사격을 즐길 수 있는 단양
오늘 떠나는 코스 역시 레저스포츠 중 하나로 자리잡은 클레이사격을 그 중심에 담아 정했다. 단순히 사격만을 위해서라면 태릉국제종합사격장이나 화성사격테마파크가 월등히 가깝지만, 기왕이면 멋진 경치를 할리데이비슨으로 느긋하게 즐기며, 화끈한 클레이사격을 함께 즐기는 것이 더 좋지 않겠나 싶어 느긋하게 달리기에 좋은 단양 클레이사격장으로 목적지를 정했다. 이 코스는 서울 강남을 기준으로 약 360km 정도의 거리에 라이딩시간만 대략 7~8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코스로 시간 배분을 잘 하지 못하면 식사시간이 어정쩡하게 되기 쉽고 식사시간이 어긋나면 괜히 조급해지고 즐거움이 반감되기 쉽기에 출발 전에 메뉴와 식당 정도는 미리 정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이번에는 오전 8시경에 출발해서 점심시간 전에 사격을 마치고, 사격장에서 가까운 마늘석갈비막국수에서 점심을 먹은 후 느긋하게 카페를 돌아다니다 복귀하는 것으로 정했다. 
 
 
할리의 묵직함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도담삼봉
그럼 냅다 출발하는 것이다. 사격장까지 가는 길에 도담삼봉 앞을 지나게 되는데 도담삼봉은 한번도 안 가본 라이더라면 한번쯤 들려볼 만 한 곳이다. 하지만, 이 곳 역시 10월 중순 즈음에 가장 절정일 것으로 생각해서 이번에는 들르지 않는 것으로 했다. 지난 번에도 언급한 것처럼 좋다는 곳을 다 들르다 보면 집에 가지 못하기도 하고 잘못하면 사격장 점심시간에 걸려 시간을 허비할 수도 있다. 굳이 도담삼봉 주차장까지 들어가지 않더라도 사격장까지 가는 길은 남한강의 절경을 끼고 달리는 길로 특히 할리데이비슨의 묵직한 배기음과 무거운 무게에서 오는 안정감을 즐기며 달리기에 좋은 길이다.    
 
 
클레이사격 시 유의사항
사격장에 도착하면 사격안전수칙에 서명하고 몇 발을 쏠 것인지 정한 뒤에 귀마개와 사격 조끼를 입고 사대로 들어가 교관의 안내를 받으며 안전하게 사격을 하면 된다. 클레이사격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일반 라이플처럼 조준사격을 하려고 하지만 클레이사격은 그것보다는 감각으로 쏘는 편이 잘 맞는 편이다. 그래도 몇 발 쏘고 나면 다들 반타작은 하는 경우가 많다. 산탄총도 은근 반동이 있어서 보통 25발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더 쏘면 어깨에 멍이 들기 십상이다.
 
 
단양에서 맛볼 수 있는 마늘석갈비막국수와 카페들
사격을 마치고 식당으로 이동하면 대략 정오 즈음이라 식사에 알맞은 시간이 되는데, 점심 장소로 정한 마늘석갈비막국수는 주말에는 대기가 많은 편이라 어느 정도 기다리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입장을 기다리면서 식후에 들를 카페를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다. 
 
 
단양에는 멋진 카페들이 많지만 내 기억에 남는 곳은 ‘카페산’과 ‘게으른 악어’다. 중급 이상의 라이더라면 카페산도 한번쯤 가볼 만 한 곳이고 정상에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하기에 좋긴 하지만 카페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초보 라이더들에게는 버겁다. 
길이 좁아서 간혹 마주오는 차량을 만나면 난감하기도 하고, 노면이 좋지 않고 급경사라 무겁고 덩치 큰 할리데이비슨보다는 가벼운 로드스터나 듀얼퍼포스들에게 어울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갔을 때 할리투어링이 급경사 흙 길에 미끄러져서 대차게 넘어가는 것을 본 후에는 괜히 쫄리기도 한다. 
 
 
아무튼 이번엔 맘 편하고 느긋하게 달리기 좋은 게으른 악어로 달려서 충주호를 바라보며 힐링을 마치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모든 라이더분들이 안전하고 여유 있는 라이딩을 즐기시기를 바라며, 다음 투어는 할리데이비슨 오너스 랠리 코스의 멋진 곳들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추천 장소]

1. 단양클레이사격장 (충북 단양군 단양읍 기촌리 341): 충주 인근에서는 유일한 사격장으로 최신 시설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사격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클레이사격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다른 이들이 사격하는 것을 보고, 교관의 설명을 잘 듣고 따르면 처음이라도 반타작 정도는 무난하게 할 수 있다. 클레이피죤이 파사삭 부서지는 모습을 보면 점점 클레이사격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다.

2. 도담삼봉 (충북 단양군 매포읍 삼봉로 644-13): 단양팔경 가운데 으뜸이라는 명소다. 실제로 보면 봉우리 세 개가 남한강 가운데 서 있는 모습인데 은근 멋있다. 한 동안 코로나로 인해서 운행하지 않던 유람선과 모터보트도 최근에는 운행하니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한번쯤 타 보는 것도 좋다. 나는 굳이 탄다면 모터보트를 추천한다. 화끈해서 그 자체로 놀이기구다. 유람선을 타면 해설도 들을 수 있지만 라이더인 나는 그런 설명보다는 화끈함이 좋더라.

3. 마늘석갈비막국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단양로 510): 단양사격장 인근에서는 잘 알려진 맛집이다. 이 식당은 유명세 때문인지 대기가 좀 있는 편인데, 그에 비해서 그 맛이 탁월하기 보다는 무난한 편이다. 그래도 주변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고 입장을 기다리며 한동안 대기를 하다 보면 뭘 먹어도 맛있다. 

4. 게으른악어 (충북 충주시 살미면 월악로 927): 충주호의 절경을 바라볼 수 있는 요지에 위치한 대형카페다. 지난 번에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이 곳의 포인트는 악어 계단과 캠핑라면인데, 충주호를 바라보며 직접 라면을 끓여먹는 독특한 재미를 셀링포인트로 잘 잡았다.  그렇다고 음료와 다른 식사가 부족한 것도 아니라 라면이 아닌 다른 메뉴를 주문해도 좋다.  할리 라이더인 사장님이 하는 곳이지만 할리를 비롯한 라이더에게 전혀 할인이 없는 점은 살짝 아쉽다.

5. 카페산 (충북 단양군 가곡면 두산길 196-86): 탁 트인 절경을 즐기고 싶다면 방문해 볼 만한 핫스팟이다. 다만, 초급 라이더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으니 초보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래도 처음 갔던 몇 년 전보다 이제는 포장이 어느 정도 진행되어 노면 상태도 나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좁은 급경사길은 초보나 크고 무거운 바이크들에게는 극악의 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을 하는 이유는 굳이 바이크로 가지 않더라도 한번 쯤 가볼 만 하기 때문이다. 이 곳은 패러글라이딩도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굳이 직접 뛰지 않더라도 초보패러글라이더들의 쫄리는(?) 마음에 감정이입을 하며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즐기는 것도 은근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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