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할리데이비슨과 함께 하는 양양 투어

M스토리 입력 2021.08.27 13:56 조회수 4,396 0 프린트
 
무덥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이 이제 지나가고 있다. 한여름 동안에는 이 여름이 지겨웠지만 이 여름이 지나가면 가을이 순식간에 지나고 긴 겨울이 시작될 것을 생각하니 아쉬워진다. 오늘은 떠나는 여름을 그냥 보내기 아쉬운 마음에 서핑의 성지(?)라고 불리우는 동해안 양양으로 떠나는 코스로 정했다.  
 
 
서퍼들의 이색 공간 ‘서피비치’
언제부터인가 동해안 양양의 인구해변, 죽도해변, 하조대 등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서핑이 젊은이들의 인싸 스포츠가 되어가고 있는 것을 확연하게 몸으로 느끼고 있다. 오늘의 목적지인 양양의 서피비치 역시 그 중 하나로, 예전에는 인구해변이나 죽도해변처럼 여러 서핑샵들이 다닥다닥 모여 있는 곳과는 달리 주변에 별다른 경쟁 및 유사 업체가 없이 홀로 외딴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5~6년 전쯤에 왔을 때 이 곳은 인구해변이나 죽도해변에 비해서 크게 활성화되지 않아서 나는 죽도해변을 주로 가곤 했었다. 하지만, 얼마전에 들른 서피비치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분명한 색깔을 가진 리조트(?)가 되어가고 있었다.
 
 
화양강휴게소-속초 썬활어-서피비치-미산계곡
속초를 거쳐 양양을 돌아 서울로 복귀하는 코스는 450km를 살짝 웃도는 짧지 않은 코스로 양양에서 서핑까지 하는 경우에는 체력 방전 등으로 당일치기가 살짝 버거운 코스다. 이번 여행에서는 코로나 4단계를 감안하여 서핑까지 하는 것은 피하고 양양 서피비치 내 카페에서 휴식하고 돌아오는 것으로 정했다. 오늘의 주요 웨이포인트는 화양강휴게소, 속초 썬활어, 서피비치, 미산계곡이 되겠다.
 
 
속초 정통 물회를 맛볼 수 있는 ‘썬활어’
아침 일찍 팔당대교를 성공적으로 산뜻하게 넘는데 성공한 뒤에는 거칠 것이 없었고, 밋밋한 미시령터널을 피해 미시령옛길을 돌아 속초로 들어서면 오늘의 점심 장소로 정한 썬활어가 코 앞이다. 
속초를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봉포머구리집, 청초수물회, 속초항아리물회 등의 유명물회집은 아시겠지만 이 썬활어의 물회 역시 결코 빠지지 않는 맛이고 속초 정통 물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속초에 갈 때면 속초항아리물회와 썬활어를 번갈아 가곤 한다. 썬활어는 원래 대형 물회집이었으나 사장님의 건강상의 이유로 장소를 옮기며 규모를 줄였을 뿐 그 맛은 변하지 않은 곳이며 속초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이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이지만 박투어는 어려운 ‘서피비치’
아무튼 든든하게 물회로 점심을 해결했으니 이제는 서피비치로 떠나본다. 속초에서 서피비치까지는 약 30km 정도로 멀지 않아 예전에 주로 가던 죽도해변보다 살짝 가깝다. 이 곳은 갈 때마다 참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곳으로 우리나라가 아닌 남미의 어느 해변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곳이다. 특이한 점은 보통 다른 해변들은 서핑샵과 카페, 숙소 등의 개별사업자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타운을 이루는 반면 이 서피비치는 라온그룹이 단독 운영하는 곳으로 서핑샵, 대형 카페, 바 등을 모두 직접 운영한다.  다만, 숙소는 단일 기업이 제대로 조성하기에는 투자규모가 큰 부대시설이고 그래서인지 여전히 숙소의 문제는 취약하다. 만약 박투어를 간다면 다양한 숙소를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죽도해변이나 인구해변이 여전히 유리하다. 나는 당일치기 투어이기에 상관없었지만 말이다.
 
 
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서피비치’
이번 서피비치 방문에서 놀란 점은 속초 인근의 다른 해수욕장 들이 폐쇄를 하는 등 한산한 반면 이 곳은 극 성수기의 모습이었던 점이다. 다른 의미로는 젊은 열기가 향할 수 있는 곳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사회적거리두기의 방법이 과연 효과적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라이더는 애당초 음주는 불가한데다가 이 곳은 무알콜맥주를 팔지도 않기 때문에 나는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잔 받아 들고 야외테이블에 앉았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하고 있으니 살짝 피서 온 기분은 난다. 원래대로라면 냅다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어야겠지만 올해까지는 아쉽지만 이 정도로 참기로 했다. 
 
 
시닉로드를 달려 집으로
충분한 휴식과 광합성을 마친 후에 복귀는 느긋하게 구룡령을 지나 내린천을 따라 미산계곡까지 굽이굽이 이어지는 시닉로드를 달려 복귀하기로 하였다. 이 길은 언제 달려도 좋으며, 특히 할리데이비슨처럼 속도가 아닌 감성으로 달리는 바이크들에게 특화된 길이다. 이 길을 지나서는 쭉 뻗은 넓은 길로 안전하게 달리면 되는데, 이번에는 팔당대교를 건너기 전 새로 이전한 이륜관에 들려서 시원한 음료로 열을 식히고 집으로 복귀하였다. 아침 8시경에 나와서 저녁 7시경에 복귀하며 460km 정도를 달렸으니 피곤할 법도 하지만 좋은 경치와 바닷바람 속에서 휴식하고 묵직하게 달려주는 할리데이비슨과 함께 해서인지 그저 또 다시 다녀올 핑계거리를 찾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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