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생성일 2020.03.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국내 이륜자동차 업계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달러 환율도 불안정해지는 등 이중고에 처했다.
봄철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이륜자동차 업계에는 웃음이 사라졌다. 코로나 19라는 악재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륜자동차 시장은 오프로드 등 일부 장르를 제외하면 성수기와 비수기의 실적 차이가 뚜렷하다. 성수기를 맞았지만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올 한 해 이륜자동차 판매량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중국발 부품 공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산업과 같이 중국으로부터 의존도가 높은 이륜자동차 업체들도 차량과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봄철이 시작되면 이륜자동차 업계는 라이딩 시즌의 재개를 맞아 업체별로 다양한 라이더 행사와 프로모션으로 라이딩 시즌의 분위기를 고조시켰었다. 그러나 올해는 행사 규모를 크게 축소 또는 취소했으며, 라이더 소비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이륜자동차 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수입 이륜자동차 업체는 “각 대리점 상황을 보면 매출이라고 할 것이 없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코로나 19 확산이 심각한 경상도 지역은 예년이면 월 십여대씩 차량을 판매하던 곳이 월 한 두 대 파는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차량이 판매되야 하반기에 판매할 물량을 수입할 수 있는데 올해는 판매가 거의 정지돼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의 어려움을 덜어 줄 수 있는 한시적 규제 완화 등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심리 위축에 원·달러 환율도 불안정해지며 이륜자동차 업계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1159.0원으로 시작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210.5원으로 두 달 만에 51.5원이 올랐다. 최근 미국 금리 인하 등으로 잠시 1200원 밑으로 환율이 내리기도 했지만 곧 1200원을 오르내리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오프로드 이륜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한 업체는 “장르 특성상 예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차량이 판매되고 있어 다른 곳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그러나 2월 환율이 1200원대로 급격히 상승하면서 타격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엔트리 모델은 코로나 19 영향에 의한 부품 수급 문제로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지난해 시장이 크게 늘어난 전기이륜차 업계도 이번 코로나 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전기이륜차 보급사업이 시작됐지만 전기이륜차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중국 제조산업이 한 동안 중단되면서 국내 전기이륜차 업계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국내 한 전기이륜차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에 농민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데 코로나 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각 지방정부가 이동을 제한하는 등 춘절 이후 발이 묶인 농민공들의 숫자를 생각하면 중국 제조업이 정상 가동되기까지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국내 전기이륜차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신차를 공급하는 것은 빠른 곳이라도 4월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