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후면 단속 시스템 표준 공개 코앞… 단속 실효성 낼 수 있을까?

입력 2021.08.02 08:12 조회수 4,522 0 프린트

무인단속 사각지대 이륜차 단속 장비 표준 이르면 9월 공개
AI 기반 영상분석 기술 도입해 이륜차·자동차 모두 단속
과속 및 교통법규 위반, 안전모 미착용 등 다양한 단속 기능
단속 강화뿐만아니라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병행돼야…

후면 무인단속 장비로 신호위반 이륜차를 감지하고 번호판을 인식한 모습.

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가 비대면 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달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이륜차 교통사고도 덩달아 증가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찰청은 증가하는 이륜차 사고 예방을 위해 그동안 교통법규 위반 무인단속의 사각지대에 있었던 이륜차 단속을 위한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 장비 표준 규격을 조만간 확정하고,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 장비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륜차는 자동차와 달리 차량의 뒤쪽에만 번호판이 부착된다. 이 때문에 전면 번호판을 촬영하는 무인단속 장비로는 이륜차의 교통법규 위반을 적발할 수 없다. 캠코더를 이용한 현장단속, 시민의 공익신고에 의지하거나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 교통경찰이 직접 단속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청은 이륜차 무인단속을 위해 지난해 이륜차 무인교통단속장비 개발을 위한 도입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은 도로교통공단이 수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오는 9월 차량 후면 번호판 촬영 방식의 무인단속 장비 표준 규격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륜차 무인단속장비는 고해상도 무인단속 카메라로 실시간 영상데이터를 확보하고 레이더를 이용해 단속 대상의 속도 데이터를 수집한다. 또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는 영상분석 기술을 적용해 영상데이터에서 단속 대상 차량을 추적하고 번호판을 검출할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은 3개 업체와 협력해 지난해 11월 11월 25일부터 12월 18일까지 서울 가산중학교 인근 교차로와 경기도 성남시 중앙신협 인근 교차로, 안양시 벽산 사거리 등에서 이륜차 무인단속장비를 실제 현장에 적용해 성능 검증을 실시했다. 이륜차 무인단속장비는 이륜차뿐만 아니라 자동차도 단속할 수 있으며, 기존의 자동차 무인단속 장비와 비교해 검지 범위가 넓고 속도위반과 교통법규위반, 안전모 미착용 등의 위반 여부까지 단속할 수 있다. 

경찰청은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 장비 표준 규격이 마련되면 연내 시범운영을 거쳐 기존의 노후한 전면 촬영 장비를 후면 무인단속 장비로 교체하고 신규 무인단속 장비를 설치할 때도 후면 무인단속 장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에 후면 무인단속 장비 40대를 설치할 수 있는 예산 20억원을 요청한 상태다.

다만 후면 무인단속 장비를 도입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번호판을 가리는 등 식별하기 어렵게 만들 경우 무인단속이 어려울 수 있다. 일부 라이더 사이에서 단속을 피하기 위해 번호판에 이물질을 바르거나 속칭 ‘순대’로 불리는 체인 자물쇠를 늘어뜨리기도 한다. 인형 등을 이용해 대놓고 번호판을 가리는가 하면 번호판을 꺾어 식별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일부 라이더의 단속 회피 꼼수를 막기 위해 도로교통 관련 전문가들은 배달 이륜차의 배달통에 별도의 번호판을 추가로 부착하는 등의 대안을 검토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단속 강화에 불만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후면 무인단속 장비 도입이 배달 업체가 라이더에게 무리한 배달을 강요하는 것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단속 회피를 위한 번호판 가림 등의 행위는 현재로서는 직접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후면 단속 장비 도입 후 필요성이 제기되면 관계 부처와 협의해 추가로 번호판을 부착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륜차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후면 무인단속 장비 개발 필요성에 라이더들도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그러나 교통사고 예방 대책으로 단속 강화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이륜차 교통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어떠한 것이 필요한지 라이더와 함께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 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경찰도 단속만 강화한다고 해서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라이더유니온도 올해부터 헬멧착용, 주행 중 흡연 금지, 불법개조 지양 등 안전캠페인을 벌이는 등 노력하고 있다. 관계 기관과 라이더가 협력해서 이륜차 안전을 확보할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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