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산업 고유 영역 위협하는 배달 플랫폼

서용덕 기자 입력 2020.03.30 15:33 조회수 5,853 0 프린트

[기사 생성일 2020.03.01.]

급격히 커지는 배달 플랫폼 산업이 이륜자동차 산업의 고유한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온라인 쇼핑을 통한 한 달 치 음식배달서비스 거래액은 1조242억원에 달한다. 음식배달서비스 월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통계 작성 후 처음이다. 배달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배달에 주로 쓰이는 이륜자동차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배달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배달플랫폼 업계가 이륜자동차 업계의 고유한 영역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배달플랫폼 업계는 우월한 자본력과 대량구매를 통한 협상력을 바탕으로 딜러를 배제하고 본사와 직접 계약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이륜자동차 제작사와 손을 잡고 전기이륜차 등 차량 개발에 뛰어드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륜자동차를 중심으로 근거리 물류 플랫폼을 운영하는 바로고는 지난해 9월 국내 한 이륜자동차 제조사와 손잡고 합작법인을 설립해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합작법인을 통해 전기이륜차를 개발하고 이륜차 전용 솔루션을 적용해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향후 라이더 보험 및 금융상품, 충전 스테이션, 커넥티드 고객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륜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대행 업계의 자본력이 이륜자동차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준에 이르렀다. 업계에서 손에 꼽는 회사도 딜러를 배제하고 직접 차량을 납품하는 등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며 우려했다.
정비영역도 배달플랫폼 업계에 휘둘리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정비를 주업으로 하는 소규모 이륜자동차 전문점은 배달대행 정비물량 유치 여부에 따라 수익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일부에서는 배달대행 지사에서 자체적으로 정비 시설을 갖추는 사례도 늘고 있어 소규모 이륜자동차 전문점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 이형석 회장은 “배달대행 업계가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정비까지 나서면서 정비 업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이들 중 일부는 정비 신뢰성을 보장하기도 어려워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정비나 시설에 대한 자격 기준이 있다면 배달대행 업계의 이륜자동차 영역 침입에 대해 보호를 받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무방비한 상태”라고 말하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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