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륜차 튜닝, 산업에 새로운 활력소 될 수 있다

M스토리 입력 2021.04.30 08:42 조회수 5,688 0 프린트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 이형석 회장
탑 박스를 아는가? 
피자나 배달음식을 주문하면 음식을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이륜차 뒤에 설치해 놓은 배달통이 바로 탑 박스다. 하지만 대다수의 배달 라이더들이 이용하고 있는 이 탑 박스가 불법 부착물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놀랄 것이다. “왜” 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불법인 이유는 안전 때문이 아니라 어이없게도 단 몇mm 차이로 이륜차의 차고를 높인다는 이유 때문이다. 

윈드 스크린은 또 어떠한가? 라이딩을 단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윈드 스크린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 윈드 스크린 역시도 출고 때 장착된 제품이 아니라면 모두 불법이다. ‘설마’ 하겠지만 이 역시도 몇 mm 차이로 차고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는 이유로 불법이다. ‘1cm도 아니고 겨우 몇 mm 임에도 불법? 말도 안 돼’, 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탑 박스나 윈드 스크린을 바라보는 우리의 감정과는 무관하게 법은 엄격한 잣대를 우리에서 적용하고 있다. 알든 모르든 불법으로 장착된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사용자는 과태료를, 이를 장착해 준 사람은 벌금을 물어야 할 정도로 처벌수위가 매우 높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너무나 보편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불법이라는 사실 자체가 의아하게 느껴지는 제품들이 우리 업계에는 허다하다. 핸드폰 거치대를 비롯해 템덤용 발 받침, 방향지시등 등이 그러하다. 
이름만 들어도 이륜차 운행 시 얼마나 필요한 장치라는 것 즈음은 업계 종사자들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처럼 필요한 제품들을 법외 지역에 방치해 두고 합법인지 불법인지도 모르며 장착하고 사용해야 하나. 

이에 대한 해법은 바로 튜닝이다. 합법의 영역 안에서 유연하게 법 적용을 받으면서 관련 산업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바로 튜닝인 것이다. 
이례적으로 최근 정부는 튜닝과 관련해 발 빠른 움직이고 있다. 효율적으로 관리와 검사할 수 있는 기관을 선정하고 관련 연구소구축을 위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튜닝제품 인증기관으로 일찌감치 교통안전공단을 낙점해 놓고 2023년 말까지 성능연구소를 완성한다는 계획 아래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 것은 업계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것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이미 튜닝과 관련된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발맞춰 우리 업계도 조만간 다가올 튜닝 시대를 대비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머지않아 튜닝 제품 검사를 위해 관련 기준을 마련할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 업계의 대비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 왔던 것처럼 기준 안이 마련되면 그때 그 기준에 맞는 제품을 만들면 그만이라는 식의 대처는 곤란하다. 수동적으로 이끌려 가는 산업은 결코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소의 품은 들겠지만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제품군은 어떤 것이 있고, 어떤 기준이 우리시장에 적절하게 맞는지 기준 안이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업계가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 업계의 현실에 맞는 기준안 마련과 제품군 구성은 향후 우리 이륜차 튜닝 시장 활성화에 지대한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 업계의 자성 노력도 필요하다. 먹고 살기 위해 이문(利文)이 많은 제품을 파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이문만을 앞세워 유통하게 되면 안전하고 좋은 제품은 고사하고 온통 불량품이 판치는 시장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그리 어렵지 않다.
눈앞 이익보다는 좀 먼 시선으로 퀼리티 있는 고부가 가치 제품을 도입할 준비를 본격적으로 서둘러야 하는 것이다. 모처럼 정부가 튜닝이라는 이름 아래 시장 자율성에 제품의 품질과 관리를 맡기려 하는데 눈앞에 놓인 작은 이윤에 눈멀어 걷어 찰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 스스로 수준 이하의 제품에 대해선 냉정하게 퇴출 시킬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배달시장을 제외하면 이륜차 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이야 말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런 침체시장의 반등 소재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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