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무작정 떠난 전국 투어 라이커라 행복했다

서용덕 기자 입력 2021.02.26 15:56 조회수 7,117 0 프린트

[기사작성 2월 16일]

 

겨울은 라이더들이 기피하는 계절이다. 특히 올겨울은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면서 라이딩을 즐기기 더욱더 힘든 환경이 됐다. 라이더들에게 가혹한 요즘 홀로 전국 투어를 떠난 여성 라이더가 있어서 눈길을 끈다.

부산에서 이륜차 관련 일을 하는 황민영 씨는 지난 1월 27일부터 2월 4일까지 캔암 라이커와 함께 부산을 출발해서 남해안과 서해, 동해안 거쳐 전국을 일주했다.
그녀의 전국 투어는 사실 처음부터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 황 씨는 “지난해에는 일이 바쁜 것도 있었고 코로나19 때문에 멀리 투어를 못 나가서 너무 답답했었죠. 그래서 날 찾지 말라며 장기 휴가를 신청하고 아무것도 챙기지 않고 무작정 떠났었죠”라고 말했다.

전남에 머무를 수 있는 시골집이 있고 마침 서해안은 거의 가보지 않아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으로 가볍게 떠났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바이크와 함께 전국을 한 바퀴 돌았다.
황 씨는 “막상 나오니까 여기도 가고 싶고 저기도 가고 싶고 가고 싶은 곳이 마구 늘어났어요. 그러다가 겨울이니까 설원을 한 번 달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눈 쌓인 곳을 찾아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전국 투어가 돼버렸네요”라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아직 라이딩 실력이 좋지는 않다는 황 씨는 과거 듀얼 바이크를 탈 때는 늘 다른 사람과 함께 투어를 다녔다. 혼자 라이딩을 떠나기에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 바이크 투어를 떠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황 씨는 “라이커라서 아무런 준비나 계획 없이도 전국 투어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재미있고, 힐링하려고 바이크 타고 나가는데 사실 이륜차를 탈 때는 실력이 부족해서 투어를 갈 때 두려운 마음이 먼저 들었죠 다른 바이크를 타고 있었다면 겨울에 혼자서 라이딩을 떠나는 것 자체를 상상하지 못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라이커는 삼륜 바이크라는 특성 때문에 날씨나 노면에 대한 제한을 크게 받지 않아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노면 상태가 나빠지는 등 외부 환경에 대한 걱정 없이 라이딩을 즐기고 싶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 씨는 지난해 내내 코로나 19로 답답하고 힘겨운 한 해를 보냈는데 라이커와 함께한 전국 투어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많이 쌓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 열심히 일할 기운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황 씨는 “죽기 전에 한 번쯤 경험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삼륜이면 오픈카 타는 것과 비슷하지 않아?’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직접 라이커에 타보면 완전히 달라요. 차로는 느낄 수 없는 자유로움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코로나 19로 일상이 답답한 요즘 밀접 접촉을 피하면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어 좋아요”라고 말했다.  

서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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