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스템 각축전

서용덕 기자 입력 2020.12.15 09:16 조회수 7,005 0 프린트
제주스마트시티챌린지사업에 참여한 고고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따라 전기이륜차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이륜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9일 기준으로 올해 1만4500여대의 전기이륜차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이륜차 보급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스템은 전기이륜차가 다니는 지역 곳곳에 배터리를 충전・교환할 수 있는 충전스테이션을 설치해 별도의 충전 대기 시간 없이 충전된 배터리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전기이륜차의 약점으로 꼽히는 짧은 1회 충전 주행거리와 긴 배터리 충전시간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서는 티아이씨코퍼레이션(이하 TIC)과 엠비아이가 배터리 교환형 충전스테이션 상용화에 성공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내연기관 이륜차 제조사를 대표하는 대림오토바이는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인 시그넷이브이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환경부가 추진하는 거점형・공유형・보급형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형 충전사업 사업자로 선정돼 내년부터 충전스테이션을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그린모빌리티와 블루샤크, 아인텍인베스트, 인에이블인터내셔널, 오토스원, 젠트로피, 한국에스엠에스, CJ대한통운 등 다수의 국내외 업체들이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스템을 공개하거나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대림오토바이

제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전시된 대림오토바이의 배터리교환형 충전시스템

국내 이륜차 제조사를 대표하는 대림오토바이도 배터리 교환형 충전인프라 조성에에 뛰어들었다. 대림오토바이는 국내 전기차충전기 및 배터리 관련 업체 등과 협력해 환경부가 추진하는 ‘전기이륜차 배터리 교환형 충전기 시범구축(이하 시범사업)’ 사업자로 선정됐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시범사업은 공유형과 거점형, 보급형으로 구분된다. 거점형은 배달이나 대학교 등 일정 지역에서 전기이륜차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대상이며, 공유형은 관광지나 환승주차장 등과 같이 공유 또는 단기렌트 이용자가 대상이다. 또한 보급형은 전기이륜차를 보급하기 위한 전략 지역에 충전스테이션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각 사업당 10기씩 배터리 교환형 충전 스테이션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사업으로 대림오토바이는 내년 5월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충전스테이션 설치 및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림오토바이는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를 개발하고 시그넷이브이가 배터리 교환형 충전스테이션을 제작한다. 배터리는 삼성SDI의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해 미섬시스텍이 배터리팩을 제작하며, 차량 유지보수와 리스 등은 AJ바이크가 담당하는 등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업체들이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림오토바이의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는 내연기관 100cc급 이륜차에 준하는 성능을 내는 EM-1을 기반으로 개발된 EM-1S가 사용된다. 또한 통신관제 시스템을 적용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실시간 차량 관리 및 관제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충전스테이션은 8개의 배터리팩을 충전할 수 있다. 
대림오토바이는 시범사업을 계기로 충전스테이션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시장에서 요구하는 고성능 전기이륜차를 개발해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스템을 표준화하고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까지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티아이씨코퍼레이션

제주스마트시티챌린지사업에 참여한 고고로

국내에서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스템으로 가장 앞선 곳은 TIC다.  TCI는 전기이륜차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고고로의 국내 파트너다. 2017년 국내에 전기이륜차인 고고로와 충전스테이션인 고스테이션을 테스트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 8월 고스테이션을 강남에 설치하고 상용 전기이륜차인 고고로2 유틸리티를 런칭 하는 등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고고로의 배터리 교환형 충전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고고로는 대만 전역에 1800개 이상의 고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 전기이륜차 시장에서 1위이자 내연기관과 전기이륜차를 모두 포함한 이륜차 시장에서 4위에 오르는 등 대만에서 주행성과 내구성, 사용 편의성 등을 인정받았다. 또한 전기이륜차와 배터리팩, 충전스테이션을 직접 개발・제조하고 있어 차량과 배터리, 충전스테이션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TIC는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송파구와 서초구, 관악구, 중랑구, 동대문구 등 서울 남부와 동부를 중심으로 14기의 고스테이션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수도권 이외에도 대구에 고스테이션 7기를 설치・운영하는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배터리 교환형 충전인프라를 구축했다.  

TIC는 장기적으로 서울에 최소 25기에서 50기까지 고스테이션을 설치해 수도권에서 충전과 주행거리 문제를 느끼지 않도록 충전 인프라를 완성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공유모빌리티 연계서비스를 실험하는 제주스마트시티챌린지사업에 참여하는 GS칼텍스와 협력해 충전스테이션 2기와 고고로2 플러스 10대를 공급했으며, 제주스마트시티챌린지단에서 개발한 스마트모빌리티 통합 서비스앱 그리고(GREEGO)를 통해 공유용 전기이륜차로 활용되는 등 사용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년에는 TIC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고스테이션 이용 및 전기이륜차 관리 앱을 런칭할 계획이다. 정식으로 앱이 서비스되면 차량 속도제어와 가상주행음 조절 등 다양한 차량 관리 기능은 물론 앱내 결재 등이 지원돼 사용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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