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륜차가 위험한 계절

M스토리 입력 2023.11.30 15:35 조회수 1,987 0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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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교통사고분석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교통사고 가해운전자 법규위반별 교통사고 원인 1위는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절반 이상인 55%를 차지했다. 2위인 ‘신호위반’ 12%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많은 사고의 원인이다.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이란 운전 중 흡연이나 스마트폰 사용 등 전방주시를 태만히 하거나 자동차 조작을 실수하는 등 운전에 집중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고를 말하는 것이다. 사소해 보이는 행동이지만 과속이나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의도적인 교통법규 위반 행위보다 더 많은 사고를 일으키는 것이다. 이는 교통사고가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흔히 ‘아차’하는 순간에 치명적인 사고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운전자의 신체가 외부로 노출된 이륜차는 자동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사고 시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 쉽다. 또한 속도는 사고와 비례하기 때문에 과속과 교통법규 위반 행위가 잦을수록 위험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커지고 사고가 발생하면 더 치명적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발생한 이륜차 사고의 치사율은 2.6%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6%보다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사율은 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자를 말한다.

운전자의 운전 태도뿐만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교통사고는 계절적 요인에 따라서도 사고 위험 발생이 비례한다. 입동과 소설이 지나 이제는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초입에 접어들었다. 겨울이 되면 상당히 많은 이륜차 운전자들이 라이딩 시즌 오프라며 이듬해 봄이 올 때까지 이륜차 운행을 잠시 멈춘다. 그러나 추위나 도로 위 빙판으로 인한 사고 위험 증가에도 불구하고 생계 목적 등 꼭 필요한 경우에는 겨울이 되어도 이륜차 운행을 멈추기 어렵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이륜차 교통사고가 5만9767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1월과 2월 단 두 달간만 월 4000건 미만으로 이륜차 교통사고가 발생했으며, 3월과 4월, 12월은 4000건 이상 5000건 미만, 5월부터 11월까지는 5000건 이상 5700건 미만으로 나타났다. 겨울철에는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다른 때보다 적게 발생하지만 이륜차 운행량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하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겨울은 수은주가 영하를 오르내리는 추운 날씨와 빙판길을 비롯한 열학안 노면 상황으로 인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계절이다. 겨울이 되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사람뿐만 아니라 이륜차도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사고에 주의해야 하는 계절이다. 각종 부품과 오일이 냉각돼 파손되거나 고장을 일으킬 확률이 커진다. 이륜차는 자동차보다 노면 접지 면적이 적은데 겨울이 되면 타이어의 접지력이 더 줄어들어 평소보다 제동거리가 길어져 부주의하게 운전할 경우 사고가 날 수 있다. 

또한 이륜차에 쌓인 눈이 얼고 녹는 것이 반복되면 부품이 쉽게 부식돼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얼어붙은 노면에 이륜차가 미끄러지기도 쉽다. 또 도로 위에 물이 이물질과 함께 얼고 녹기를 반복하면 노면이 불규칙해지기 쉬워 이륜차 운행에 장애요소가 되기도 한다. 또한 겨울의 낮은 기온과 강한 바람은 라이더의 몸을 움츠러들고 굳게 만든다. 추위로 몸이 굳은 상태에서 운전하면 반응속도가 떨어져 도로 상황 변화나 교통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또한 이륜차 운전자는 겨울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도로에서 대형차를 항상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이륜차 운전자가 주의를 크게 기울일 필요가 있는 대형차는 건설 현장에서 공사용 골재를 운반하는 덤프트럭이다. 이들 차량은 100% 건설기계로 등록되기 때문에 노란색의 영업용 자동차 번호판이 아닌 주황색의 영업용 건설기계 번호판을 부착한다.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대형차는 우측에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작고 빠른 이륜차는 대형차 운전자가 미처 이륜차를 파악하지 못하고 차선을 변경하거나 우회전 등을 할 때 이륜차가 휘말려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이륜차의 안전은 자신의 판단과 안전 운전이 중요하다. 특히 대형차 가까이에서 이륜차를 운전할 때는 내 위치가 대형차의 사각지대가 아닌지 주의해야 하며 곡예운전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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