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초겨울에 다녀오는 동해안 여행 첫째 날

M스토리 입력 2022.12.01 10:31 조회수 3,265 0 프린트
바람의 언덕

이제 벌써 겨울이 코 앞으로 다가왔음을 아침마다 느끼곤 하는 날씨가 되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삼한사온의 주기를 가져 초겨울이라고 해도 간간히 따스한 날들이 찾아오곤 한다.

이렇게 간간히 찾아오는 따스한 날 우리 라이더들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최근의 쌀쌀한 날들도 아침과 저녁이 쌀쌀할 뿐 낮 기온은 10도를 훌쩍 넘기 때문에 적어도 낮시간에 타는데는 무리가 없다. 다만, 이런 초겨울에는 아침 일찍 탈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밤새 영하의 날씨로 꽁꽁 얼어붙은 도로가 오전까지는 제대로 풀리지 않기 때문에 이른 아침의 라이딩은 조심해야 한다. 반면 저녁은 그래도 낮 시간 동안에 녹아 있던 도로가 다시 얼어붙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덜 위험하다.  아무튼 이렇다 보니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시간이 부쩍 줄어드는 때가 바로 초겨울이다. 

그 동안의 여행기를 일독하셨다면 나는 속초, 강릉은 대부분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을 아시겠지만 해가 짧고, 아침저녁이 쌀쌀한 초겨울에는 당일치기로 안전하게 다녀오기에 살짝 부담이 된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록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박투어로 다녀오기로 하고 강릉, 속초를 포함한 동해안과 대관령, 진고개, 미천골, 조침령, 구룡령, 곰배령 등의 산길을 한바퀴 돌아보는 여행을 떠나보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아침 일찍은 도로가 아직 살짝 얼어 있고, 특히 강릉으로 가는 대관령 일대는 밤새 영하의 날씨에다 낮시간에도 보통 다른 곳보다 5도 내외가 낮은 곳이라 느긋하게 11시 정도에 집을 나섰다.  이번의 여행코스는 대략 왕복 570km 정도로 하루 250~350km 정도로 1박2일 코스로는 상당히 짧아서 낮 시간에만 달려도 충분한 휴식시간까지 확보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강릉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지만 이번에는 동행하는 지인 부부를 위해서 비교적 편안한 횡성, 평창, 대관령을 넘어서 지인 부부가 숙소를 예약한 호텔까지 가는 여정이다. 이번에 지인이 예약한 정동진 헌화로에 위치한 탑스텐 호텔은 시설도 좋은 편이고 무엇보다 경치가 매우 좋은 숙소이긴 하지만 주변에 괜찮은 로컬식당들이 없어서 차를 타고 나오거나 호텔내 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저녁식사는 남항진에서 함께 하고 각자의 숙소로 헤어지기로 하였다.  이렇게 달리는 경우 첫날의 여정은 서울 강남 기준으로 약 340km 정도로 굳이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즐기며 달려도 충분하다. 
 
헌화로
다만, 초겨울 투어가 처음이고 열선장비가 없다면 얇은 등산용 오리털자켓, 핫팩, 그리고 무엇보다 바람을 잘 막아줄 수 있는 가죽자켓 등을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라이더들이라면 경험하셨겠지만 체온을 빼앗는 가장 큰 적은 바람이고 특히 겨울은 그 바람이 차기 때문에 방풍이 잘 되지 않으면 라이딩 중에 생각 외로 추울 수 있고, 더욱이 태백산맥을 넘는 경우 고도에 따른 기온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충분한 방한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겨울에는 박투어의 짐이 늘어나게 되고, 수납공간이 부족한 바이크들은 쉽게 장거리 투어를 떠나기 부담스러워진다.  하지만, 이번 투어는 모두 할리데이비슨 투어링 모델이라 수납에 무리가 없었다.  예전에 할리데이비슨 포티에잇으로 같은 코스를 여행할 때를 기억해 보면, 여름에는 짐이 적어서 괜찮았지만 겨울에는 짐을 수납하기 어려워서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기온을 비롯한 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 점이 역시 투어링 바이크들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6년반 정도의 시간 동안 185,000km를 넘게 바이크로 다니면서 속초/강릉/정동진을 아마도 150번 이상은 다닌 듯 하지만 이 코스는 늘 새롭고 특히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또 다른 모습이다.  해발고도가 높아 기온의 차이가 제법 있는 것 외에도 계절마다 다른 멋을 풍기는 도로이고 동해바다 역시 때로는 잔잔하게 또 때로는 힘있게 때리는 파도를 보며 힐링이 되기 때문이다. 

당일치기의 경우 어차피 먹을 수 있는 끼니는 한 끼 정도라 초당순두부나 장칼국수 등의 메뉴를 선택하기에는 살짝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지인 부부와 함께 박투어로 오는 경우에는 메뉴의 선택이 다양해진다.  덕분에 이번 저녁은 혼자 올 때는 주문하기 부담스러운 자연산 모듬회로 풍성한 저녁을 함께 했다. 나는 강릉에 자주 오지만 지인 부부는 일상으로 바쁜 분들이라 여행을 즐길 여유가 많지 않아 강릉 경험이 적다고 하기에 피로를 풀기 좋은 금진온천이 호텔 내에 있고 경치도 좋은 정동진 탑스텐호텔을 추천했고, 나는 굳이 온천까지는 필요가 없어서 파도 소리를 듣기에 좋은 안목해변의 단골 호텔로 헤어지며 첫째 날을 마무리했다.

이제 내일은 각자 알아서 힐링하고 복귀하는 시간이다. 이미 오늘 회는 먹었으니 내일은 오랜만에 장칼국수를 먹어볼 타이밍이다. 그럼 다음 편에는 초겨울에 다녀오는 동해 투어의 두번째 날인 복귀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추천식당 및 들릴만한 곳
안목해변 커피거리 (강원 강릉시 창해로 14번길) 
아마도 안목해번 커피거리를 모르는 분은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잔 하기에 좋고, 괜찮은 카페들도 많다. 

벌집 (강원 강릉시 임당동 60-2)
강릉 명물인 장칼국수집 중에서 이름있는 곳이다. 장칼국수는 고추장이 들어가 빨간 국물이 특징인 칼국수다. 개인적으로 칼국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벌집 장칼국수는 은근히 매력이 있어 가끔 찾는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식당이라 자동차는 주차가 쉽지 않다. 그러나 바이크라면 주차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다.

동일장칼국수 (강원 강릉시 임압동 21-99) 
강릉에서 지역주민들이 자주 찾는 장칼국수 식당이다. 벌집식당의 경우 메뉴가 매우 단출해 선택치가 좁지만 동일장칼국수는 보통 몇 가지 메뉴를 더 제공한다. 주차장이 없어 주차는 길가에 하면 된다. 사람이 붐비는 점심시간만 아니라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주차할 수 있다.

해마루 (강원 강릉시 남항진동 101-23) 
남항진 해변에 위치한 횟집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엄청난 스끼다시로 유명했다. 스끼다시가 푸짐해 메인인 모듬회가 나오기도 전에 배가 부를 정도였다. 그러나 코로나와 물가상승으로 예전보다 양이 줄었다. 그래도 다른 횟집에 비하면 양과 질에서 빠지지는 않다. 포장하는 경우 가성비가 더 좋다.

바람의언덕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14-304)
대관령휴게소 안에 있는 카페다.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풍경이 시원하게 보이고 양떼목장도 가까운 곳에 있어서 대관령을 넘어갈 때 들릴 만 하다. 원두를 보헤미안 박이추 로스터리에서 가져다 쓰고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 좋다.

정동진 헌화로 (강원 강릉시 옥계면 금진리 149-3 일대) 
금진해변에서 심곡항까지 이어지는 바닷길을 바로 옆에 둔 드라이브 코스다.  거리는 짧지만 흔치 않은 절경이며, 특히 파도가 강한 날에는 방파제를 치는 파도가 5미터 정도까지 흔뿌려지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며 라이딩할 수 있다.

탑스텐호텔 (강원도 강릉시 금진리 92-1)
 헌화로에 위치한 4성급 호텔로 인근에 별다른 편의시설이 없다는점을 제외하면 정동진의 매력을 즐기기에 매우 좋은 숙소다. 라이딩의 피로를 풀기에 좋은 금진온천이 호텔 내에 있고 부페와 카페가 나쁘지 않고 일출명소라 호텔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

파인아트라벨호텔 (강원도 강릉시 견소동 265) 
안목해변에 있는 가족호텔로 부대시설이 훌륭하지는 않지만 아침에 방에서 보는 바다와 파도소리가 단점을 잊게 한다. 호텔 내에 별다른 시설이 없지만 주변에 카페와 식당들이 많아 불편한 점은 없다. 지하주차장이 잘 되어 있어서 겨울철 방전의 우려도 없다.
by.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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