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륜차 교체용 촉매 인증 제도가 도입된 것은 환경부가 배출가스 저감장치 불법 조작을 막겠다는 취지로 지난 2020년 4월 2일부터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배출가스 관련 부품의 임의 탈거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인증 받은 제품으로 튜닝을 하는 경우에는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변경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륜차의 경우 자동차와 달리 머플러 튜닝을 할 경우 불가피하게 촉매와 같은 배출가스 관련 부품까지 교체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에는 이륜차 교체용 촉매를 인증 받을 방법이 없어 사실상 머플러 튜닝이 금지돼 혼란이 일었다.
뒤늦게 문제를 인식한 환경부는 운행자동차 배출가스저감장치‧저공해엔진 인증방법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이륜차 교체용 촉매 인증 방법을 마련하고 해당 고시가 시행되는 2022년 9월 2일전까지 이륜차 소음방지장치를 튜닝 할 때 소음방지장치와 배출가스 관련 부품이 일체형 구조로 불가피하게 배출가스 관련부품을 탈거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서 인증 받지 않은 튜닝 용품을 사용하더라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그러나 이륜차 교체용 촉매 인증제가 정식으로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증 받은 제품이 전무해 튜닝 현장에서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륜차 튜닝 업계는 처음 시행하는 제도기 때문에 인증 지연 등 초기 혼란을 막기 위해 시행 전 인증 절차나 시험 방법이 타당한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성을 환경부 등에 꾸준히 제기해 왔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제도 시행 직전까지 구체적인 인증 절차와 신청서 양식 등이 확정되지 않아 사전에 인증 받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제도 시행 이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예상한 튜닝 업계는 일찌감치 환경부에 유예기간 연장 등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도 시행 이후 이륜차 머플러 튜닝이 사실상 막히자 환경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업체들이 인증 관련 절차를 빠르게 받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인증 완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데다가 사후 관리는 허술해 이륜차 교체용 촉매 인증 제도가 안착하기에는 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륜차 교체용 촉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촉매 제작‧수입사가 국립환경과학원에 인증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국립환경과학원의 검토 및 시험지시를 받아 공인시험기관인 한국환경공단에서 인증시험을 받아야 한다.
촉매 제작‧수입사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선정한 차량을 구한 다음에야 인증 시험을 받을 수 있다. 예를들어 A 촉매가 이륜차 20개 모델에 사용되는 제품이라면, 국립환경과학원은 제작‧수입사가 제출한 서류를 검토해 배기량과 차량 무게 등에 따라 시험대상 차종을 선정하는데 시험대상으로 선정된 차종은 신차를 구입하거나 대여하는 등 차량을 구한 뒤 인증 시험을 받아야 한다.
한 촉매 수입사 관계자는 “시험차량 한 대를 일주일 정도 빌리는데 50만원 가량 들고 인증 시험 비용은 한 대당 100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차량 1대 시험하는데 일주일 이상 소요되는 등 인증 받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과거에는 사용자가 튜닝하는 과정에서 교통안전공단을 통해 배출가스 및 소음이 운행차 기준에 적합하면 튜닝 승인을 받을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행 이륜차 교체용 촉매 인증 기준이 제작차 배출허용기준과 동일한 수준으로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튜닝 업계의 목소리도 크다.
한 튜닝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도 아닌데 제작차 수준으로 인증하려니 너무 까다로운 것 같다. 처음 교체용 촉매 인증 제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로 4 운행차 기준 수준으로 맞추면 될 것이라고 해서 안심했는데 실제는 제작차 인증과 동등한 수준이라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튜닝 업계는 이륜차 교체용 촉매 사후 관리 제도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튜닝 업계는 자발적으로 공동 협약을 맺어 제작 및 수입하는 촉매와 머플러에 대해 공통으로 관리하는 일련번호와 각인을 새기고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리가 실효성이 있기 위해서는 환경부와 국토교통부에서 교체용 촉매 사후관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관련 제도를 마련해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