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환율에 이륜차 업계 시름

M스토리 입력 2022.09.30 13:14 조회수 2,450 0 프린트

원·달러 환율 지난해 말보다 20% 이상 올랐지만
이륜차 가격 인상 못해 손실 그대로 떠안아 채산성 악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이륜차 산업계가 시름에 잠겼다. 특히 국내 이륜차 산업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진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연말에는 15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월 27일 원・달러 기준환율은 1429.7원으로 지난해 12월 31일 1186.4원보다 243.3원 올랐다. 9개월 여 만에 환율이 20.5% 상승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자율변동 환율제 도입 이후 1997년~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국내 이륜차 산업은 완성차와 부품, 액세서리 등 산업 전반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이륜차 수입사들은 본사에서 이륜차를 수입할 때 달러로 결제하고 있는 데다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회피(헤지) 수단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번처럼 가파르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때는 타격을 고스란히 받는다. 예를 들어 2022년식 이륜차 A 모델의 수입원가가 2만5000달러라고 가정할 경우 지난해 12월 31일 수입할 경우 본사에 3000만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을 내고 수입할 수 있었다면, 올해 9월 27일에는 350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 수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중국산 이륜차를 수입하는 A 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차량을 가져오지만 결제할 때는 달러로 한다. 지난해랑 비교해 환율만 20% 이상 올랐고 다른 가격 인상 요인까지 감안하면 30% 이상 올려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입 이륜차 업체들은 올 상반기 원자재 및 부품 공급난,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힘겹게 버텨 냈지만 최근에는 환율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가격 인상 요인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차량 가격이 단기간에 많이 오르면 이륜차 신차 시장이 위축될 우려 때문이다.

유럽 브랜드 B 이륜차 수입사 관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을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기보다 일정 부분은 우리가 떠안았지만, 환율 급등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 그렇다고 우리 브랜드처럼 취미나 레저용 차량은 인상 요인을 그대로 반영할 경우 구매를 미루거나 포기할 수 있어 인상도 못하고 어려움이 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C 이륜차 수입사 관계자는 “기존에 딜러들과 한 계약이 있어서 최근 수입하는 차량은 수입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감수하고 기존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내년에는 소비자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지만 다 반영하면 상승 폭이 워낙 커 시장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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