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베트남의 이륜차 문화, 무질서해 보이지만 질서가 있다

M스토리 입력 2022.09.01 11:09 조회수 3,452 0 프린트
 
 








얼마 전 베트남의 대도시 교통 실태를 견학할 일이 있었다. 호찌민시에는 지하철이나 전철은 없고 시내버스도 형식적인 수준이지만 불편함 없이 역동적인 도시의 기본적인 교통기능은 하고 있었다. 낙후된 교통 인프라와 대중교통의 미흡해 이륜차는 베트남 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교통수단이다. 이륜차 수요는 베트남 사람들의 소득 증가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국내외 많은 이륜차 제조회사에서 투자와 수입이 이루어지는 주요 잠재 투자국이다.

전 세계 이륜차 시장에서 베트남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에 이어 4번째 큰 규모로 베트남 이륜차 소비량은 2000년 이후 많이 증가했으며, 연간 약 200만 대 이상의 이륜차가 판매되고 있다. 베트남 도로교통국에서 집계한 이륜차 등록 수는 2002년 1000만 대에서, 2007년 2000만 대, 2010년 3000만 현재는 약 8000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이륜차는 남녀노소와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서민의 발 역할을 한다. 다만 소득 차이에 따라 지역별 수요에서 차이를 보이며, 대도시, 경제 중심지역에 집중되는 현상이다. 현재 호찌민과 하노이시는 평균 인구 3명당 2대 가지고 있으며, 호찌민 인근 동나이, 바리아-붕따우, 빈증성 등은 인구 3명당 1대를 이륜차를 소유하고 있있다. 그 외의 지역은 6명당 1대 이상이다.

주요 도로에는 차량보다 이륜차가 주류이며 주요 거리마다 승용차는 이륜차에 밀려서 정상적인 주행이 어렵다. 이 때문에 승용차는 이면도로나 한가한 우회도로를 이용할 정도이다. 자동차전용도로에는 이륜차 전용도로가 있어서 함께 주행한다. 신호체계도 부족하고 이륜차로인한 교통정체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사소한 차대차 사고 없이 수 많은 이륜차가 거대한 흐름의 물결을 이루며 정상적인 주행을 하는 이유는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기 때문이다.

조급성과 난폭운전이 없는 나름대로 배려와 양보가 있었다. 그래서 평소 사고를 줄이면서 도로에서 차량과 함께 무질서에서 질서를 이루며 현실적인 질서를 만들고 서로 배려를 한다는 생활 속의 질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륜차는 일반적으로 자동차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유지비가 적게 든다. 그러나 기동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 근거리 교통수단이나 영업용으로 꾸준히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최근 산업적인 측면으로 음식 배달 문화가 활성화되고 또한 홈쇼핑 등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륜차를 이용한 소형화물 도심 근거리 운송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운전자들의 과속과 난폭 운전은 물론 폭주행위 등으로 사고의 위험성이 높으나 보험, 교육 등 관련 제도의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시급한 이륜차 문제 중 하나는 폭주족이다. 폭주행위란 심야에 집단으로 이륜차 등을 이용하여 속도위반, 신호 위반, 공동위험 행위 금지위반 등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으면서 난폭하게 주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는 1973년에 이륜차 안전기구(Motorcycle Safety Foundation)를 설립해 신규면허 취득자는 물론 기존 면허 취득자들을 위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개발·교육 그 결과 20년간 이륜차 교통사고 건수 42.1%, 사망자 29.5% 감소하는 등 교육을 통한 교통사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앞으로 정상적이고 선진화된 이륜차 사업과 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폭주행위자에 대한 지속적 관리시스템 운영, 폭주행위자에 대한 리스트 작성·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 이륜차 폭주족에 대해서는 가정, 학교, 사회단체 등과 연계체제 구성, 폭주행위 재발 방지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집단적인 지도와 개별적인 지도를 병행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부모 등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가정에서 교육과 자녀 행동에 대한 부모의 관심도 필요하다.

인간주의적 교육으로 폭주족의 경우 친구 지향성, 스포츠 지향성이 있으므로 이들의 욕구를 정당한 통로를 통하여 배출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욕구 해소 방안 마련하고 이륜차 운전을 건전한 레저활동으로 흡수하여 별도의 프로그램과 장소제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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