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레저바이크의 불편한 진실

M스토리 입력 2022.08.01 14:31 조회수 3,089 0 프린트
 
 
 







앞 편에서 필자가 바이크를 좋아한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시원한 바람과 속도감에 의한 카타르시스의 매력은 그 무엇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이를 위하여 육중한 배기음과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부는 아름다운 경춘가도를 주행하는 꿈을 꿔보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다. 그림의 떡이다. 본 컬럼에서는 이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논해보고자 한다.

필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이크는 레져용 이륜차이다. 법적으로 정의되는 이륜차, 이 이륜차의 용도는 이동수단, 유상운송수단, 레져용으로 나뉜다. 레져용 이륜차의 경우 단순이동수단이나 유상운송수단과 다르게 빅바이크를 많이 선호한다. 일반적인 소형차 값에 육박하는 빅바이크들은 라이더들의 많은 손길을 요구한다. 반면에 즐길 수 있는 시간은 1년 중 1/4이나 될까?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그 뚜렷한 4계절로 인하여 많은 제약을 라이더에게 선사한다. 겨울에는 추위, 여름에는 장마, 전신이 외부로 노출되는 바이크의 주행에는 전적으로 악조건이 된다. 평일에는 생계, 주말에는 교통체증, 고속도로 진입이 불가하여 큰마음 먹고 먼길을 우회, 우회, 또 우회해야 간신히 즐길 수 있는 곳이 나온다. 겨울철처럼 장기간 라이딩을 할 수 없는 때에도 우리의 애마는 늘 손길을 요구한다. 정기적인 시동과 오일교환 등의 관리와  외부에서 눈비를 맞게 할 수 없으니 요구되는 실내주차공간이 필요하다. 첫차를 가져본 사람들도 모두 느끼듯이 조그마한 상처에도 가슴이 아프며, 세차도 신경 쓸 것들이 한둘이 아니다. 또한 보험은 종합보험이 없어 책임보험만 가입할 수 있다. 그 책임보험료마저 계속 유지하지 않고 중간에 해지가 되면, 지속적인 가입에 따른 할인이 초기화된다.

이상이 불편한 진실들이다. 그리고 바꿔말하면 이상의 불편한 진실을 감내할 만큼 매력적이다. 그래서 라이더들은 바이크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앞에서 열거한 수많은 불편한 진실들을 돌파하여 얻을 수 있는 바이크의 매력, 그래서 더 빛난다.

교통법규와 사회통념을 무시하면서 군집주행하는 폭주족들은 많이 사라지고, 이륜차 정책과 환경의 후진국인 우리나라에서 레져바이크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온갖 역경을 뚫고 레져바이크를 즐기는 그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현재에서 퇴보하지만 않아도 감사해 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자그마한 소망을 소개하고 싶다. 본 컬럼을 작성하기위해 인터뷰한 한 라이더는 바이크 토탈 케어 서비스만 제공되어도 참 행복할거 같다고 한다. 바이크, 헬멧과 같은 부가품들이 안전한 공간에 보관되어지고, 경정비가 이루어지는 서비스를 이야기했다. 겨울철과 장마철만이라도 이런 케어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면,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했다. 그는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꿈을 꾸듯 행복한 표정으로 필자에게 설명했다. 물론 이야기 중간중간 전재조건들이나 라이더들의 특성들이 가미되어 있어 매우 현실적이었고, 그 행복감은 필자도 마치 그런 서비스를 이용하며 레져바이크를 즐기고 있는 것 같이 물들였다. 그러나 지금은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상기 서비스는 일단 시장을 추정할 수 없다. 통계의 부재 때문이다. 레져용 바이크라는 현실을 분석할 기초데이터가 없으므로, 그 시장 역시 추정이 불가능하다. 추정이 불가능한 시장은 진입이 불가능하다.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법인은 물론이고, 협회와 같은 비영리기관 역시 마찬가지 이다. 최근에 변화가 있었지만 이륜차 등록통계 역시 현재로서는 가치가 매우 낮다. 분류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한 영업용과 일반용의 구분은 되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정부에서 최소한의 통계를 확보하여 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난 레져바이크 문화가 시장으로 확대되기 위하여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문화를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그들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는 자그마한 선물이라도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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