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이륜차 시장은 규제 강화와 경기 침체라는 두 가지 큰 파도 속에서 격변의 시기를 보냈다. 전체 시장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며, 특정 브랜드의 독주 체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가성비를 앞세운 새로운 브랜드가 약진하는 등 뚜렷한 지각 변동이 관측됐다.
국토교통부의 이륜차 사용신고 현황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신규 등록된 이륜차는 총 4만 6,900여 대로, 전년 동기(약 5만여 대) 대비 7.4% 감소하며 시장 전반에 걸친 위축세를 보였다. 이는 올해부터 본격 적용된 배출가스 규제 '유로 5+'와 이륜차 안전검사 제도 도입에 일부 제조사들이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와 소비 심리 위축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압도적 1위 혼다... 불황에도 눈에 띄는 성장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혼다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혼다는 상반기에만 2만 1,000여 건을 등록하며 전년 대비 5.3% 성장,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렸다.
특히, 국내 최고 인기 모델인 PCX125 ABS는 무려 9,486건이 등록되며 전년 대비 36%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경쟁 모델인 야마하 NMAX 등이 '유로 5+' 인증 지연으로 시장 공급에 차질을 빚은 데 따른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결과다. 규제 변화라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혼다의 발 빠른 대응이 독주 체제를 가능케 한 핵심 요인이었다.
국내 제조사의 선방과 인증 지연의 직격탄
국내 제조사인 디앤에이모터스는 6,100여 건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상용 모델인 시티베스트 시리즈의 꾸준한 수요와 럭셔리 스쿠터 UHR125의 선전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반면, 한국모터트레이딩은 상반기 인증 지연 문제로 신음했다. 주력 모델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년 동기 대비 40.8% 급감한 4,200여 건을 기록, 3위로 내려앉으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가성비’ 앞세운 신흥 강자의 약진
경기 침체는 소비자들이 ‘검증된 인기 모델’을 선택하는 경향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성비’가 뛰어난 새로운 대안을 찾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트렌드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 브랜드를 수입하는 모토스타코리아였다.
모토스타코리아는 존테스(Zontes)를 앞세워 1,900여 건을 기록하며 단숨에 4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쿼터급 스쿠터 존테스 368T-G 모델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합리적인 가격과 신뢰도 있는 사후 관리를 제공하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
2025년 상반기 이륜차 시장은 ‘규제 적응력’과 ‘브랜드 신뢰도’가 생존을 가르는 핵심 키워드였음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하반기 역시 혼다의 독주 체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인증 문제를 해결한 야마하가 얼마나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또한, 경기 침체 속에서 가성비와 신뢰를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는 모토스타코리아와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성장이 시장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소비자들은 더욱 깐깐한 기준으로 검증된 모델과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모델 사이에서 현명한 선택을 이어갈 것이다.
상반기 배기량별 최초 사용신고 상위 모델
◆125cc 이하 △혼다 슈퍼커브 2950건 △디앤에이모터스 시티베스트(CB115P) 1293건 △디앤에이모터스 VF100R 987 △혼다 비전 402 △디앤에이모터스 시티베스트(CB115PD) 392건
◆125cc 초과 250cc 이하 △혼다 PCX 125 ABS 9486건 △한국모터트레이딩 N-MAX 2368건 △디앤에이모터스 UHR125 1740건 △스즈키씨엠씨 버그만 스트리트 125EX 816건 △혼다 디오125 801건
◆250cc 초과 400cc 이하 △혼다 포르자350 2919건 △한국모터트레이딩 X-MAX 932건 △모토스타코리아 존테스 368T-G 657건 △혼다 GB350C 426건 △모토스타코리아 존테스 350T-D 201건
◆400cc 초과 600cc 이하 △혼다 CBR600R3 376건 △기흥모터스 히말라얀 450 159건 △한국모터트레이딩 T-MAX 130건 △기흥모터스 게릴라 450 120건 △모토스타코리아 450MT 109건
◆600cc 초과 750cc 이하 △혼다 CBR650RAC 444건 △혼다 포르자750 372건 △혼다 CB650RAC 274건 △혼다 X-ADV 146건 △혼다 CBR650RA 79건
◆750cc 초과 1000cc 이하 △BMW S1000RR 85건 △스즈키씨엠씨 GSX-8R 85건 △스즈키씨엠씨 GSX-S1000GX 63건 △한국모터트레이딩 MT-09SP 60건 △BMW F900GS ADV 56건
◆1000cc 초과 △BMW R1300GS ADV ASA 207건 △기흥모터스 할리데이비슨 로드글라이드 150건 △혼다 레블1100 SE DCT 137건 △혼다 레블1100 DCT 120건 △기흥모터스 할리데이비슨 스트리트 글라이드 112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