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크를 타기 좋은 계절은 누구나 공감하듯 봄과 가을이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이 짧은 계절들은 더 짧아지고, 그 자리를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이 대신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치 동남아의 스콜처럼 예고 없이 쏟아지는 폭우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까지 더해지며 라이딩 환경은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비가 오는 날엔 바이크를 타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비를 만날 수 있고, 생계를 위해 비 오는 날에도 바이크를 운행해야 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7월부터 10월 사이엔 태풍까지 겹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강한 바람과 비가 동시에 몰아치는 날엔, 특히 저배기량 바이크나 스쿠터가 바람에 휘청이며 차선을 벗어나는 위험이 크다. 물론 고배기량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차체가 크고 무거워도 악천후 속에서는 동일하게 위험에 노출된다.
젖은 노면에서는 제동거리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길어진다. 무리한 속도나 급가속은 반드시 피해야 하며, 차량들 또한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차간주행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후좌우로 충분한 간격을 유지해, 돌발 상황 시 즉각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확보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시야 확보도 매우 중요하다. 헬멧 내부 습기는 쉴드에 김서림을 유발하는데, 벤틸레이션을 적극 활용해 공기 순환을 유도하고 습기를 배출해야 한다. 쉴드를 열고 주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물질이 눈에 들어갈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장비다. 미끄러지거나 단독 전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 오는 날엔 특히 자동차와의 충돌 위험이 더 커진다. 평소보다 더 철저한 보호장비 착용이 필수다.
또한 젖은 옷은 체온을 빠르게 빼앗기므로, 예비용 방수 재킷이나 바람막이, 내피 등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야간이나 우천 시에는 밝은 색상의 장비를 착용해 피시인성(시인성)을 확보하는 것도 반드시 기억하자.
하지만 이 모든 준비를 갖췄다고 해도, 악천후 속에서 '완벽한 대비'란 없다. 가능하다면 운행을 미루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꼭 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평소보다 두세 배의 경각심으로 안전에 집중해야 한다.
평소엔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폭우와 강풍 속에선 치명적인 위협으로 돌변한다. 하늘에서 날아드는 작은 물체 하나도 라이더에겐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바이크는 자유롭고 짜릿한 이동 수단이지만, 그만큼 위험도 공존한다. 여름철 장마와 폭염 속 라이딩은 ‘안전’이라는 원칙에서 단 1초도 눈을 떼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