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슨 가족이 사는 법
어느 누구에게나 익숙할 만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심슨 가족>은 가벼운 코믹 애니메이션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심오한 주제로 흥미로운 블랙 코미디를 선사한다. 『심슨 가족이 사는 법』은 <심슨 가족>이 내포한 흥미로운 주제들과 철학의 주요 개념, 위대한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을 녹여낸 인문학 서적으로써 독자들에게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철학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스프링필드라는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전형적인 4인 중산층 가족의 생활상을 다룬 <심슨 가족>은 다양한 계층 및 세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친숙하면서도 비판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저마다 각양각색의 현실적인 인물들은 현대사회의 다양한 군상과 문제적 부분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이렇듯 사회비판적 요소들을 재치 있는 블랙코미디로 구성한 <심슨 가족>에 드러나는 현대인의 삶의 은유를 철학적인 시선으로 속속들이 파헤친 『심슨 가족이 사는 법』은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꼭 필요한 인문학적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19호실로 가다
영국의 대표적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도리스 레싱의 단편 소설집 『19호실로 가다』는 1994년 ‘To Room Nineteen: Collected Stories Volume One’에 실린 11편의 단편을 묶은 책이다. 이에 실린 소설들은 대부분 도리스 레싱의 초기 단편으로, 당대의 가부장제와 이성중심 등 전통적 사회 질서와 사상 등에 담긴 편견과 위선 및 이에 희생된 사람들의 고통을 첨예한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잔잔히 흘러가는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페미니즘은 당시 여성들이 받았던 억압과 위태로운 삶을 조명한다. 가부장제에 따른 억압과 고통에 대한 완벽한 해소를 보여주기보다는 현실적인 시선으로 덤덤하게 써내려가는 도리스 레싱의 글은 독자들로 하여금 문제적 상황을 스스로 인지하고 포착하게 한다. 『19호실로 가다』는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1960년대 유럽의 혼란스러운 성과 자유에 관한 현실을 보여주며, 현재 우리네 삶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또 얼마나 많은 차별이 세습되고 유지되어왔는지에 대한 고민거리를 제시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