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탈주> 자유를 되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TR6트로피

김은솜 기자 입력 2020.06.04 09:49 조회수 4,742 0 프린트

TR6 트로피
철조망 너머 자유를 향해

실화를 바탕으로 집필된 폴 브릭힐의 동명소설을 원작에 기초해 1963년 개봉한 <대탈주>는 약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명작이다. <대탈주>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독일 포로수용소에 수용된 연합군 포로들이 탈출을 시도하며 벌어지는 다사다난한 스토리로 전개된다.

<대탈주>는 소설 원작자인 폴 브릭힐이 호주공군으로 전쟁에 참전 중 1943년 튀니지에서 격추되어 전쟁포로로 수감 생활을 했던 스탈라그 루프트 제3 수용소에서의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해 관객들에게 더욱 생동감 있는 스토리를 전달한다.

<대탈주>에서 특히 관객들의 기억에서 잊히지 않는 장면은 단연 주인공 힐츠 더 쿨러 킹(스티브 맥퀸 분)이 국경 부근 철조망을 바이크로 뛰어 넘는 장면일 것이다. 스티브 맥퀸이 타고 등장해 관객들을 열광시켰던 바이크는 1961년 생산된 트라이엄프 TR6 트로피다.

엔듀로 모델인 TR6 트로피는 사막의 썰매(Desert Sled)라고도 불렸다. TR6 트로피는 다양한 엔듀로 레이스에 참가하며 여러 차례 수상했고 라이더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으며 성공을 거뒀다. TR6 트로피를 기반으로 한 총 10대의 모델이 출시됐으며 1973년 단종됐다. 하지만 현재도 스크램블러 1200XC/XE와 같은 TR6 트로피를 계승한 헤리티지 모델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제작자들이 TR6 트로피를 BMW R75로 보이도록 개조한 것 때문에 영화 속 등장했던 TR6 트로피를 사람들은 BMW R75로 착각한다는 것이다. 이는 영화사에서 독일의 BMW R75를 구하지 못해 일어난 해프닝으로 당시 자동차와 바이크 커스터마이징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케니 하워드에게 의뢰해 해당 바이크를 개조했다고 전해진다.

영화촬영이 끝난 후 제작자들은 제작 당시 사용됐던 TR6 트로피를 영국의 한 농부에게 판매했다. 하지만 TR6 트로피는 소떼를 모는데만 사용되다 헛간에 방치되었고 이후 딕 셰퍼드(Dick Shepard)라는 바이크 수집가가 이를 재구매해 정비 후 보관하며 각종 전시회에서 공개했다. <대탈주> 제작에 사용됐던 TR6 트로피는 원래의 부품과 외관을 거의 유지하고 있으며 아주 작은 부분만이 교체되었다고 한다. 딕 셰퍼드는 2018년, 영국의 맨섬에서 매년 열리는 저비축제에 이를 전시했다. 그는 바이크를 완벽히 복원하는데 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김은솜 기자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