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할리데이비슨으로 불리운 Junak

이혜진 기자 입력 2020.11.30 14:32 조회수 4,090 0 프린트

모터사이클 브랜드 스토리

주낙(JUNAK)은 2차 세계 대전 직후 창립된 폴란드의 대표적인 부르주아 모터사이클 브랜드였다. 굳이 ‘부르주아’라는 사회학적 용어를 붙여 주낙(JUNAK)을 소개한 이유는 2차 세계 대전 직후 공산화된 폴란드의 시대적, 사회적 배경에 의해 등장했다 사라져버린 모터사이클 브랜드기 때문이다. 공산주의 정부의 지원으로 흥했다가 공산주의 사회체제의 한계성으로 9년(1956~1965)만에 사라진 브랜드가 주낙(JUNAK)이다. 
현재 주낙은 ‘알못(Almot)’이라는 무역회사에 의해 2010년 다시 등장하여, 중국에서 OEM으로 생산되고 있다. ‘알못(Almot)’은 중국에서 생산된 주낙을 폴란드와 몇 개의 북유럽국가에 유통시켜 대중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안착했다. 현대의 주낙은 이름으로만 남겨져 있을 뿐, 과거의 ‘폴란드의 할리’라고 불려졌던 거칠고, 우람한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주낙은 1956년 JUNAK M07를 출시하면서 폴란드의 인민들과 북유럽 모터사이클 시장에 소개되었지만, 사실 창립 이전부터 폴란드 공산당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준비된 브랜드였다. 주낙이 창립되기 5년 전 폴란드의 바르샤바 자동차 산업 디자인국에서 JUNAK M07 모델을 설계해 당시 출시된 타 유럽국가의 모터사이클보다 우수한 기술로 인정받았다. 
그 배경에는 2차 세계 대전 이전 북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명성을 날렸던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Sokol의 엔지니어 T. Rudawski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JUNAK의 엔진은 Sokol 500과 600의 특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당시 거의 대다수의 모터사이클 엔진은 2행정으로 생산이 되고 있던 시절이었지만, Sokol의 기술력을 전수받아 폴란드에서 유일하게 4행정 엔진을 선보인 브랜드가 주낙(JUNAK)이었다.
주낙은 1956년 창립해 1965년 생산이 중단될 때까지 9년 동안 9만 대가 넘는 모터사이클을 생산했다. 투어용 M07과 경주용 M07 R 및 M07 C, 삼륜차 B20, 사이드카인 WB1와 W03 그리고 클래식 매니아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M10 등 여러 모델이 생산되었다. 
폴란드의 산업 중심지인 우치(Łódź)의 SFM(Szczecin Factory Motorcycles)에서 제조된 주낙은 유럽에서 폴란드의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으로 알려지면서 우수한 내구성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인기가 높았다. 북유럽국가인 헝가리, 불가리아를 비롯한 터키, 베네수엘라, 몽골 및 쿠바까지 수출이 되면서 폴란드의 대표 모터사이클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아니 오래 갈 수 없었다. 출시 당시 주낙(JUNAK)은 일반적인 폴란드 노동자에게 매우 비싼 바이크였다. 당시 주낙의 스탠다드 버전의 가격은 숙달된 노동자들의 임금보다 조금 더 비쌌다. 주 소비층은 20대였지만 당시 젊은 초짜 노동자들의 임금은 주낙(JUNAK)의 가격에 반밖에 되질 않았다. 

젊은이들에게 폴란드의 할리 주낙은 부르주아 모터사이클이었던 것이었다. 더 심각한 것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변 국가의 저렴한 모터사이클들이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주낙은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급기야 폴란드 공산당 중앙 지도부는 SFM(Szczecin Factory Motorcycles)에서의 주낙 생산을 중단시킨다. 이후 SFM(Szczecin Factory Motorcycles)은 스티어링 제어 및 변속기 밸브 제조 공장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후 1964년에는 SFM(Szczecin Factory Motorcycles)가 프로토타입으로 레이싱용 2행정 모터사이클을 개발하지만, 폴란드 인민 공화국은 생산의 기회를 주지 않자 결국 1965년 SFM는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주낙은 폴란드 공산당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창립 연도 이전부터 기술적 완성도를 갖고 시작을 했지만, 폴란드의 사회 구조에 따른 노동자들의 임금 구조와 수입 모터사이클의 내수 장악으로 인해 9년이라는 짧은 기간의 영화로 명맥이 끊기게 된다. 
서두에 잠깐 언급했듯, 현재의 주낙은 과거의 특성은 찾아보기 힘들게 모던한 디자인과 신뢰성이 높아진 중국 제조사의 생산으로 인해 좀 더 친숙하게 폴란드 대중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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