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터사이클 브랜드 스토리
<Moto Morini>편
16세가 되기 전부터 모터사이클을 수리하고, 16세에 자신의 매장을 오픈한 한 소년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1898년생의 ‘알폰소 모리니’라는 청년이다. ‘모토 모리니’는 1937년 이탈리아 볼로냐 지역의 알폰소 모리니(Alfonso Morini)에 의해 설립된 모터사이클 제조업체이다. 1925년 알폰소 모리니의 작업에 깊은 영감을 받은 마리오 마제티(Mario Mazzetti)는 알폰소를 디자이너이자, 제작자 겸 레이서로 만들었고, 그때 120cc 단일 실린더 2행정 바이크를 제작하여 각자의 이름에서 M자를 따서 ‘MM’이라는 브랜드를 발표하기도 했다. ‘MM 125’가 세계 그랑프리 대회 기간에 몬차에서 6개의 세계 기록을 따냈고, 이 기록은 이후 20년 동안 깨지지 않았다. 1933년에는 175cc 바이크로 162km/h의 속도를 내는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두 파트너는 ‘모토 모리니’가 설립되었던 그해 1937년 각자의 길을 가기로로 결정한다. 그 후 알폰소는 ‘모토 모리니’ 브랜드로 350cc와 500cc 3륜 차를 제조하기 시작했고, 당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은 M610이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며 모터사이클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모토 모리니’는 군수품 납품을 위해 항공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으로 개조되어 운영되었다. 그러다 1943년에는 폭탄 테러에 의해 공장이 폭파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모리니는 이 위기에서 무너지지 않았고, 1946년 ‘T125’라는 명칭의 새로운 모터사이클을 선보이면서 회사는 다시금 회복기에 들어서게 된다. 일 년 뒤에 모리니는 ‘T125 스포츠 버전’을 출시하면서, 이듬해인 1948년 이탈리안 챔피언쉽 경량급 125cc 부문에서 첫 우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아버지 알폰소 모리니에서, 딸 가브리엘라 모리니에게로
1956년 모토 모리니는 볼로냐 지역의 공장에서 비아 베르가미(Via Vergami) 지역에 있는 더 큰 공장으로 이전하게 된다. 무엇보다 모토 모리니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사건 중 하나는 바로 알폰소 모리니가 1969년 71세로 사망하는 사건이었다. 그의 죽음으로 그의 딸인 가브리엘라 모리니(Gabriella Morini)가 ‘모토 모리니’의 새 주인이 되었다. 가브리엘라는 1969년부터 1986년까지 모리니를 이끌었고, 1970년에 프랑코 람베르티니가 페라리에서 나와 ‘모토 모리니’에 합류하게 된다.

모토 모리니 350cc & 500cc V-트윈과 3½
프랑코 람베르티니의 합류로 1970년대 초부터 ‘모토 모리니’는 처음으로 72도 V-트윈 모터사이클을 출시하게 된다. 350 스포츠 모델과 스트라다 모델은 344cc를 대체했고, 1977년에는 500 스포츠 모델 및 스트라다 모델을 보완하여 출시하였다. 당시 출시된 모델의 사양은 고스펙을 자랑했으며, 1974년 프랑코가 스트라다를 기반으로 설계한 모리니의 유명한 모델 중 하나인 ‘3½ 모델’은 혼다의 CB750과 거의 같은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3½ 모델’은 여전히 모리니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갖는 기종이고, 여러 전문 부속 회사를 통해서 부품을 공수할 수 있으며, 유명한 클래식 바이크의 편집자였던 휴고 윌슨이 1982년부터 소유한 바이크로 유명세를 떨친 모델이다.

Cagiva에서 TPG를 거쳐 다시 모리니 가문으로
1987년까지 알폰소의 딸인 가블리엘라에 의해 모토 모리니가 운영되어 왔지만, 회사의 경영 악화로 인해 결국 모리니는 1987년 이탈리아의 또 다른 모터사이클 제조업체인 ‘Cagiva’에 인수되었으나, 모리니는 기사회생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1993년 생산 시설이 문을 닫게 되고, 3년 뒤인 1996년에는 Ducati를 인수 한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TPG 그룹에서는 아쉽게도 ‘모토 모리니’를 부활시킬 계획은 없었다. 모리니의 부활은 3년 뒤인 1999년 4월에 모리니의 조카가 1954년에 설립한 모리니 프랑코 모토리 스파(Morini Franco Motori spa)가 모토 모리니의 상표권을 인수하면서 시작되었다.

해적 ‘Corsaro’의 등장
2005년에 출시한 ‘해적’이라는 뜻의 ‘Corsaro 1200’ 네이키드 모델의 등장은 그야말로 ‘핫’했다. 1187cc의 트윈 실린더는 샤프트에 120마력을 전달하도록 최적화되었으며, 낮은 rpm에서도 풀바디의 스러스트를 제공하고, 엔진의 기능도 우수하여 당시 이탈리아 기계공학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이때 모리니 ‘9½’ 로드형 모델의 출시도 이어졌다. 두 모델 모두 1187cc V-트윈 엔진으로 구동되었으며, 이 엔진은 1970년대 ‘3½’ 모델의 개발을 담당했던 엔지니어 프랑코 람베르티니에 의해 설계되었다. 모리니의 새로운 부활에 기여한 인기 모델이었다. 이후 2006년 ‘Corsaro Veloce 1200’ 모델이 발표되었고, 2008년 ‘파도바 모터사이클 박람회’에서 ‘1200 스포츠’와 ‘스크램블러’가 함께 발표되고 생산에 들어갔다.

일그러진 꿈 ‘Granferro’ 그리고 청산의 길로
2009년 말, 모리니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모터사이클 디자이너인 로돌포 프라스콜리가 디자인한 하이퍼모타드인 ‘그랑페로(Granferro)’ 모델을 앞세워 최신 마케팅을 시도하였고, 2010년에 대량 출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회사는 이미 재정 악화에 처해있었다. 그렇게 그들의 원대한 꿈은 다시 한번 일그러지게 된다.
결국 2010년 회사는 볼로냐 법원에 의해 파산 선고를 받기 전 자발적으로 청산 절차에 들어갔고, 당시 ‘Garelli’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던 이탈리아 총리의 동생인 파블로 베를루스코니가 모토 모리니의 매입에 관심이 있었지만, 결국 노동 조합과 합의에 도달할 수 없어 철수했다. 2011년 7월 이탈리아의 기업가가 운영하는 이글 바이크(Eagle Bike)에 196만 유로에 매각되었다.
Again, 2012
이글바이크로 매각된 후 2012년부터 다시금 생산이 재개되기 시작된다. 2013년에 공장이 밀라노 외곽 지역으로 이동하였고, 2015년부터는 유럽의 Euro4 표준을 준수하기 위해 모터사이클 개발 프로세스를 시작했다. 이때 Corsaro ZZ, Corsaro ZT 등의 새로운 모델들이 생산되었다. 2017년 80주년을 맞이한 모토 모리니는 수작업으로 만든 알루미늄 카울을 장착한 80주년 한정판 차량을 제작하기도 하면서 다시금 건재함을 드러냈다. 2018년 가을 모토 모리니는 결국 중국의 ‘Zhongneng Vehicle Group(중능차 그룹)’으로 소유권이 이전되면서 모토 모리니의 시장 범위를 확장 시키고 입지를 늘리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