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기이륜차 시장, 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가?

M스토리 입력 2025.06.18 14:25 조회수 1,463 0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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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친환경 이동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보급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전기이륜차 역시 도심 이동이나 배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전기이륜차 시장은 아직까지 기대만큼의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부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전기이륜차 시장은 왜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원인을 지적하고 있는데,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충전 인프라 부족이다. 전기이륜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전기 충전의 용이성일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많은 국내 주거 환경에서 개인용 충전기를 설치하거나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공공 충전 시설이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과 같은 상업용 인프라 역시도 각종 법규에 발목이 잡혀 활용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 실증특례방식으로 실험적 도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 역시도 사회적 인식과 법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충전이 불편하면 운행에 제약이 따르고, 이는 결국 소비자들이 전기이륜차 구매 자체를 망설이게 되는 주요 원인이 된다.

두 번째는 부실한 산업 생태계다. 내연기관 이륜차 시장은 오랜 역사와 함께 다양한 제조사, 부품 공급업체, 정비망, 커스텀 문화등이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전기이륜차는 아직 이러한 생태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다양한 모델의 부재, 안정적인 부품 수급 문제, 전문적인 정비 인력 및 시설 부족 등이 소비자들이 전기이륜차를 선택할 때 고려하게 되는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혁신적인 모델의 출시나 기술 발전 속도가 더뎌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단순히 엔진이 전기 모터로 바꾸고 휘발유 대신에 전기로 구동하는 것이 전기이륜차라는 식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자동차처럼 자율주행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전도를 높이기는 첨단기능, 사고 방지용기능이 포함된 인공지능형 전기 이륜차 등장 등의 시대에 맞는 기술적 변화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제한적인 주행거리 문제다. 전기이륜차는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인해 내연기관 이륜차에 비해 1회 충전 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특히 생계형으로 이륜차를 사용하는 배달 라이더와 같이 하루에도 100km 이상을 주행해야 하는 이용자들에게 짧은 주행거리는 치명적인 단점이 되고 있다. 이는 결국 시장의 주요 수요층인 상업용 이용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환경부가 매년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를 위해 마련하고 있는 보조금책정 기준에서 배터리의 효능과 함께 주행거리에 대한 배점을 더 높여서 현실적으로 전기이륜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한번 충전으로 멀리 이동이 가능한 전기이륜차에 더 많은 보조금을 준다면 주행거리는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전기이륜차 시장은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24년 약 749억 달러 규모에서 2034년까지 연평균 8.7% 성장할 것이며 특히, 전기 스쿠터 시장은 2037년까지 1,430억 8천만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 자료만 보더라도 이시장의 잠재력은 결코 작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들, 즉 부족한 인프라, 미흡한 산업 생태계, 그리고 배터리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전기이륜차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은 더딜 수밖에 없다. 전기이륜차가 단순히 '탈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이동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기업의 투자 확대, 그리고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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