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이탈리안 모터사이클 ‘베넬리’

입력 2020.03.30 11:16 조회수 5,474 0 프린트

 

미망인 어머니의 여섯 아들을 위한 올인
제1차,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성장

베넬리(Benelli)는 1911년 이탈리아 페사로(Pesaro) 지역에서 설립되어 지금까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이륜자동차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미망인인 테레사 베넬리(Teresa Benelli)는 6명의 아들이 안정적인 일을 할 수 있게 가족의 모든 재산을 사업에 투자하게 된다. 주세페, 지오바니, 프란체스코, 필리포, 도메니코, 토니노 6 형제 중 주세페와 지오바니를 스위스로 유학을 보내 공학을 전공하게 하고, 당시 막내였던 토니노를 제외한 5명의 형제와 6명의 직원들이 함께 ‘Benelli Garage’에서 자전거와 모터사이클을 수리하는 일로 사업을 시작한다. 1차 세계 대전 중에는 이탈리아군의 군용기기 부품을 만들고 수리했다. 그리고 1919년 드디어 베넬리의 첫 모터사이클이 공개되었다. 

베넬리의 형제들.

1920년에는 최초로 단일 실린더 2스트로크의 75cc의 엔진을 만들었고, 1921년엔 자체 제작한 엔진을 사용하여 98cc 이륜자동차를 개발하게 된다. 그로부터 2년 후, 막내인 토니노는 레이싱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모델을 타고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토니노는 라이더로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며 성공적인 경력을 쌓으며 1927년, 1928년, 1930년에는 SOHC 버전으로, 1931년에는 DOHC 버전으로 참가하여 5년만에 4개의 이탈리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1932년 레이싱 도중 사고를 겪어 선수 생활을 끝내게 되고, 1937년 공도 주행 중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막내 토니노 베넬리.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전쟁의 폐허로 인해 베넬리 역시 1949년까지 모든 생산이 중단되었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이탈리아군이 사용했던 군용 모터사이클을 시장에 판매하면서 사업은 다시 일어서게 되고, 1949년에 첫째인 주세페는 베넬리에서 독립하여 모토비(Motobi)라는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게 된다. 

장남 주세페가 독립하여 만든 브랜드 ‘모토비’.

1951년까지 베넬리는 전쟁 후 이태리에서 값싼 운송수단의 필요성으로 인해 98cc, 125cc의 경량급 모델(레온치노:Leoncino라는 이름이 사용)의 인기를 얻어 사업이 성공하게 된다. 당시 비슷한 모델의 스쿠터들이 모토구찌나 두카티, 베스파나 람브레타같은 브랜드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1962년 첫째 주세페의 브랜드 ‘모토비’의 재정 상태가 나빠져 다시 베넬리가 인수 합병하게 되고, 550명의 직원을 고용하여 하루에 약 300대의 이륜자동차를 생산했고, 모토비의 디자인을 베넬리에서도 변함없이 유지했다. 

영국과 미국에 출시했던 토네이도 650.

1969년에는 영국과 미국에 베넬리 토네이도 650을 출시한다. 토네이도는 220kg의 중량에도 불구하고 성능을 인정받으며 명성을 얻게 되고, 7400rpm에 57마력의 엔진으로 190km/h의 최고속도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1974년 일본의 3기통, 4기통 바이크들과의 경쟁을 위해 단종하게 되었다. 당시 일본 브랜드의 바이크는 유럽 바이크업계에 위협이 되었다. 베넬리의 푸시로드 방식은 일본의 셀스타터와 OHC 엔진과 비교되면서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는 구식으로 인식되며 인기를 잃게 된다. 

레온치노 경량 바이크.

1973년 베넬리는 경쟁업체인 모토구찌(Moto Guzzi)와 아르헨티나의 사업가와 함께 ‘350 GTS’와 ‘500 콰트로’라는 다기통 엔진을 장착한 새로운 모델을 개발한다. 또한 병렬6기통 엔진을 장착한 ‘750 Sei’라는 모델을 출시하면서 일본 브랜드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도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 기술적 향상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문제를 겪던 베넬리는 1988년 제품 생산을 멈추고 모토구찌와 합병하여 ‘Guzzi Benelli S.p.A’를 만들게 된다.

베넬리 토네이도 900 트레 슈퍼스포츠 바이크.

1989년 페사로(Pesaro)지역에 기반을 둔 지안카를로 셀치(Giancarlo Selci)의 후원에도 불구하고 재기에 성공하지 못하고, 1995년 안드레아 멜로니(Anderea Merloni)가 맡아서 운영하게 된다. 이후 2002년 ‘토네이도 트레900(Tornado Tre 900)’이라는 독창적인 슈퍼스포츠 바이크를 만들었다. 

베넬리는 현재 중국 동남부 웬링에 있는 자동차 회사인 치안지앙(Qianjiang) 그룹에 속해 있으며, 베넬리Q.J(치안지앙)는 이전 소유주인 베넬리S.p.A와 동일한 생산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태리 페사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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