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번호판 더 커지고 잘 보이게 바뀐다

M스토리 입력 2024.08.19 10:02 조회수 2,393 0 프린트
 

이륜차 번호판이 지금보다 크기가 더 커지고 시인성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이륜차 번호판 개선방안 공청회’가 지난 8월 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공청회에는 국토교통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과 자동차운영보험과장을 비롯해 ‘이륜차 번호판 번호체계 및 디자인 개선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TS) 및 홍익대 관계자, 이륜차 업계 관계자 및 시민사회단체, 이륜차 운전자 등이 참석했다.

국토부 전형필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이륜차는 등록제가 아닌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여러 가지 관리 수준이 자동차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국토부는 이륜차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륜차 관련 제도 개선 사항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번호판 시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고 지역별로 번호판 한도가 거의 다 차서 새로 발급하기 어려운 지역이 생기고 있다. 전국 번호판으로 개편하고 디자인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늘 제시해 주신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을 구현해 나가는데 있어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 용역 결과는 TS 안전기준국제화센터 최동석 센터장이 발표했다. 현행 번호판은 자동차와 비교해 크기가 작은데다 관할 지자체와 문자, 숫자까지 8~10자리로 복잡해 시인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지역 번호 체계에서 전국 번호 체계로 변경해 표기 체계를 간소하게 하고, 번호판 크기와 문자, 숫자 크기를 키우고 가독성이 높은 글꼴을 개발하는 등 시인성을 대폭 높였다.
 
 
번호판 개선안은 차종을 구분하는 한 자리 숫자와 용도를 구분하는 한글과 숫자 각각 한 자리, 일련번호 숫자 네 자리 총 7자리의 한글과 숫자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번호판 가용량이 사용신고된 이륜차 대수 220만대의 10배 가량인 2592만개로 늘어난다. 또한 번호판 크기는 가로 210mm로 같지만 세로는 115mm에서 150mm로 면적이 30% 넓어진다. 번호판 배경색과 문자색은 백색과 흑색으로 자동차 번호판과 통일성 있게 변경된다.

번호판 개선과 함께 연구된 전면번호판 도입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금속재질 번호판의 경우 주행 안전성을 저해하고 사고 시 2차 사고를 유발할 위험 △전면 번호판을 부착하기 위한 공간 확보 제한적 △현행 단속 장비로 단속 어려움 등의 문제로 전면 번호판 도입 실효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어진 전문가 패널 토론에서 번호판 개선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했으나 전면 번호판 부착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일부에서는 번호판뿐만 아니라 이륜차 사고를 줄이기 위한 의견을 추가로 제시하기도 했다.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 개발에 참여한 한국도로교통공단 임영철 책임연구원은 “후면 번호판 무인단속 장비 개발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번호판 문제가 많았다. 전국번호 체계로 개선되는 것이 상당히 긍정적이고 단속장비를 개발하는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번호판 글자나 크기가 기존보다 훨씬 커져 번호 인식을 쉽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전면 번호판 부착과 관련해 “원래 이륜차는 전면 번호판이 없기도 했지만 전면 번호판 단속 장비의 경우 200메가급 해상도라 전면 번호판이 도입된다 해도 지금 장비로 단속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전면 번호판 도입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강갑생 교통전문기자는 “전면 번호판 도입은 우리의 이륜차 주행 문화가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무질서한 이륜차 때문에 굉장히 불안하고 불편을 겪고 사고 위험을 겪는 시민의 입장은 하나도 반영이 안 됐다.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시민 입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행정을 펼치는 것이 맞다”며 전면 번호판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또한 과거 전면 번호판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던 TS가 이번 연구 용역을 수행한 것에 대해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이윤효 사무처장은 “이륜차 산업이 발전하고 보호받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나서서 이륜차 전면 번호판을 달자고 해야 한다. 전면 번호판을 달면 위반할 확률이 줄어들 것이다. 라이더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면 번호판 부착 주장에 이륜차 관련 전문가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반론을 제기했다.

한국이륜차산업협회 김영호 부회장은 “정책을 입안할 때 이렇게 하면 될 것이라는 가정이 아니라 검증을 해야 한다. 전면 번호판을 부착하면 불법 행위가 감소할 것이라는 가설인데 실효성이 없고 다른 불법 행위를 양산할 소지도 있다. 배달 시장의 여건과 시스템이 배달 라이더의 행태를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220만 이륜차 중 배달은 10%에 불과하다. 10% 때문에 전체가 불이익을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또한 전면 번호판을 부착하게 될 경우 이륜차 설계를 다시 해야 하는데 이는 국제 통상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혼다코리아 김한섭 인증팀장은 “플레이트형 전면 번호판을 부착할 경우 주행 중 발생하는 공기 저항으로 조향에 영향을 주고 운전자 의도대로 차량을 움직일 수 없어 위험한 상황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또한 사고가 발생 했을 때 2차적인 충격 그리고 위험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티커형도 이륜차에 부착할 수 있는 공간이나 위치에 제약이 크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전면 번호판 부착을 위해 재설계를 해야 하는데 안전과 여러 가지 사항을 충족한 재품을 다시 내놓기에는 어려움이 너무 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전국배달라이더협회 송기선 협회장은 “번호판을 꺾어 단속을 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사람들이 과속 등으로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번호판 하단에 봉인을 추가해 번호판을 꺾는 행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추돌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이륜차 후방 불빛이 너무 약해 운전자 눈에 이륜차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후방 등화 인증 기준을 높여 광도를 더 높게 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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