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공제회 설립 등 제도 개선 업계가 주도해야 이륜차 업계 발전 할 수 있어

서용덕 기자 입력 2020.10.30 11:48 조회수 4,896 0 프린트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 이형석 회장

코로나 19 시대에 배달 업계는 유래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배달이 급증함에 따라 이륜차 사고도 덩달아 늘고 있지만 정작 배달용 유상운송보험에 가입된 차량은 2만대에 불과하다. 사용신고된 차량이 220여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1% 수준에 불과해 대책 마련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상운송보험 가입률 저조는 지나치게 비싼 보험료가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정부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이륜차 공제조합 설립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제조합과 관련해 정부와 국회 등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오토바이정비협회 이형석 회장을 만나 이륜차 공제조합이 이륜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최근 이륜차 공제조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무보험으로 운행하는 영업용 이륜차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억원이 넘는 화물차의 보험료가 연 300~400만원 수준인데 300~400만원 짜리 배달용 이륜차의 유상운송보험료는 연 1000만원이 넘는다. 누가보더라도 비상식적인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륜차 공제조합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제조합은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영업이나 광고가 필요하지 않아 적어도 보험료를 15~20% 가량 낮출 수 있다. 또한 이륜차 업계나 배달에 맞는 맞춤 상품 개발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제조합이 설립되면 이륜차 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십니까?  
국내 이륜차 업계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이륜차 관리 제도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영업용 차량과 개인용 차량의 구분, 정비이력관리 등 이륜차 관리 제도가 체계화되지 않으면 공제조합이 설립돼도 제대로 운영될 수 없다. 공제조합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이륜차 관리 제도의 체계화 필요성도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또한 이륜차 업계가 제도권에 들어가면 정부유관단체 등을 통해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받거나 경영 노하우를 전수 받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지금보다 쉽게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륜차 보험 손해율의 주범으로 꼽히는 영업용 이륜차가 공제조합으로 이동하면 개인용 이륜차 보험료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비싼 이륜차 보험 때문에 이륜차 구입을 망설이던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플랫폼 운영사나 대행사가 공제조합의 주도권을 쥐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직접 운영하는 배달 이륜차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생각대로나 바로고 등 배달 대행사 직영 배달이륜차는 플랫폼사보다는 많지만 전체 배달 이륜차 숫자를 생각하면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자본만 있다고 해서 가능한 것도 아니다. 결국 플랫폼 운영사나 대행사만으로는 공제조합 설립과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륜차 업계 어느 한쪽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수입사와 정비업계, 배달종사자, 플랫폼사 및 대행사 등이 모두 조합원으로 참여해야 공제조합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륜차 업계는 공제조합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정비협회가 그 동안 끝임 없이 정부와 정치권의 문을 노크한 결과 마침내 정부나 정치권에서 공제조합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이륜차 업계가 주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업계가 제도 개선 과정을 주도하지 않고 구경만 하다가는 어렵게 만든 기회가 우리의 발목을 잡는 규제로 돌아온다. 그동안 이륜차 업계는 잠재력이 있지만 관망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작은 사익을 내려놓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한 목소리로 대응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그 동안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큰 그림을 보고 묵묵히 지지해주는 회원들이 버팀목이 되어주어서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다. 정비협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업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하고 싶다.            

서용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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