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필리핀의 어느 한산한 골목길에 아주 깡마른 남자 한명이 흉기를 든 괴한들에게 쫓긴다. 피범벅이 된 남자는 다행히 순찰 중이던 필리핀 경찰을 만나 도움을 요청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 찰나, 검은색 SUV 차량이 경찰 앞으로 서서히 다가온다. SUV 차량에서 내린 백창기(김무열)는 경찰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가 날렵한 칼솜씨로 순식간에 경찰과 쫓기던 남자를 죽인다. 그리고 쫓기던 남자가 들고 나온 USB를 회수하고 아무 일 없듯이 그 자리를 벗어난다.
신종 마약 사건 3년 뒤, 괴물형사 마석도 형사(마동석)와 서울 광수대는 배달앱을 이용한 신종마약 판매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하여 잠입수사에 들어간다. 거점을 확인한 마석도 형사와 광수대는 범인 검거에 나서지만, 범인들이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철제 펜스에 막혀 진퇴양난(進退兩難)인 상황에서 마석도 형사는 거침없이 철제 펜스를 앞뒤로 흔들며 괴력으로 철제 펜스를 제거한다. 서울 광수대 형사들은 신종마약과 핸드폰 등 증거물 확보에 집중하고 마석도 형사는 범인을 한명씩 한명씩 차례대로 라이트, 어퍼컷, 훅을 날리며 범인 검거에 성공한다.
마석도 형사는 이번 수사를 통하여 신종마약 판매조직원들이 주로 사용하였던 배달앱의 소스코드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무료로 공개된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앱 개발자의 소재 파악에 들어간 광수대 김만재 형사(김민재)는 조영제가 며칠 전 필리핀에서 사망하여 국내에 입국한 사실을 확인하였고, 마석도 형사는 조영제가 필리핀에서 사망한 사건이 대규모 온라인 불법도박 조직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 관리자 백창기는 장동철(이동휘)대표가 약속한 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코인이 상장되면 한 몫을 챙겨준다는 말을 믿고, 다시 한 번 심기일전 하여 장동철 대표가 지시한 온라인 카지노 경쟁업체를 포클레인으로 밀어버리는 등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 하였지만, 장동철 대표의 거듭된 약속 불이행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한국으로 들어온다.
장동철 대표는 백창기를 날로 이용해먹을 심산이지만, 특수부대 용병출신 답게 뛰어난 칼솜씨로 장동철 대표의 일을 봐주고 있는 백창기는 또 다른 관리자들을 차례로 없애고 친구인 장동철 대표를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백창기를 견제하기 위해 장동철 대표는 다른 폭력조직을 이용하여 백창기를 제거하려 한다.
한편, 마석도 형사는 범인을 검거하기 위해 경찰청장 주도하에 진행되는 회의장에 들어가 무릎을 꿇고 계속 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경찰청장에게 간청한다. 경찰청장의 허락 하에 마석도 형사는 판을 더 키워 온라인 불법도박 조직원들을 모두 검거하기 위해 장이수(박지환)에게 협력을 제안하고 광수대는 물론, 사이버수사대까지 합류해 범죄를 소탕하기 시작하는데…

권선징악을 충실히 따르는 전개는 ‘범죄도시’ 시리즈의 강력한 무기이다. 악을 처단하기 위한 마석도 형사의 파괴적인 주먹맛은 여전히 뻔하지만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번 편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떨치는 건 장이수(박지환) 이다. 3편 말미 쿠키영상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줬던 그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낸다. 마석도와 콤비처럼 엮이는 장면들이 특히 그렇다. 전편들을 봤다면 이들 조합에 반가움을 느낄 만하다. 시종일관 진심이고 진지해서 더욱더 웃음을 자아낸다. 빌런으로 합류한 김무열은 용병 출신이라는 설정에 걸맞은 멋진 액션을 보여준다. 그가 중심을 이루는 장면에선 누아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앞으로 ‘범죄도시’는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기존의 액션을 고수하면서 새로운 서사와 빌런의 계보를 이어 얼마나 악독한 것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