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가 시작되기 몇 일전 필자는 M스토리 편집장님으로 연락을 한통 받았다. 내년에는 내연기관을 중심으로한 주제로 6편 정도를 기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요청에 필자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시리즈로 기고해 보는 것에 욕심이 난 것이다. 하지만 필력도, 실력도, 시간도 모자란 것이 현실인지라, 현실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기로 했다. 기대를 가지고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독자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무언가 대단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륜차와 자동차 전반에 걸친 내연기관의 과거, 현재, 미래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륜차가 향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발전될지 예측하기 위하여 짚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최초의 자동차는 외연기관으로 제작되었다. 내연기관은 연료와 공기 등의 산화제를 연소실 내부에서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기관으로 현재 사용되어지는 엔진이 전부 내연기관이다. 외연기관은 외부에서 연료를 연소시켜서 발생하는 열로 기관 내부의 증기 등을 가열하고 이 증기를 운동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보일러의 형태라 생각하면 되겠다.
최초의 자동차는 1770년 프랑스 나폴레옹군의 포병 대위 니콜라 조셉 퀴뇨가 포차를 견인할 목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3륜 증기자동차이다. 하지만 무거운 보일러와 2개의 실린더가 앞바퀴에 얹혀 구동되는 구조였기 때문에, 무거운 무게로 조향이 어려웠고, 지속적으로 물을 보충해야 했고, 보충된 물이 끓고, 증기가 발생하는 시간이 필요하여 즉시 기동이 어려웠다. 무엇보다 큰 문제점은 브레이크가 없어, 시험주행 중 언덕의 내리막을 지나 벽에 충돌 후 큰 화재를 일으키는 전세계 최초의 교통사고를 기록했던 차량이다. 어쨌건 여러 가지 이유로 상용화는 요원한 자동차였지만 최초의 자동차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이후 자동차라는 형태의 외연기관 버스가 약 10여년간 유럽에서 보급되어 운영이 된 적은 있으나 내연기관의 등장으로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당시 외연기관이 한창 일 때 이 외연기관을 자전거에 적용한 사례가 많이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단점들을 생각해보면 무리한 시도였던 것 같으나, 이 시도들 덕분에 내연기관을 적용하기위한 장애물들을 많이 해결해 준 것 같다.
1885년 고틀립 다임러와 빌헬름 마이바흐는 당시 유행하던 세발자전거에 기화기 방식의 1기통 264cc 0.5마력의 엔진을 탑재해 16km/h의 속도를 내는 라이트바겐을 만들어 냈다. 이를 역사에서는 휘발유 내연기관이 적용된 최초의 모터사이클이라고 칭하게 된다.
이후 모터바겐이 나오며, 내연기관 자동차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기술이 발전하여 벨기에에서 FN4, BMW의 R32 등이 나오며 이륜차의 발전과 상용화에 불이 붙었다. 이 시기에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며 이륜차를 정찰용으로 전쟁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2차 세계대전으로 넘어가면서 BMW의 R시리즈가 군사용 사이드카로 대대적으로 투입되기에 이르렀다.
전쟁은 많은 것을 바꾼다. 인명의 살상이란 측면에서 있어서는 안되지만, 지금은 전쟁의 이야기가 주가 아니므로 이를 배제하고 논하고자 한다. 전쟁은 많은 돈과 물자가 투입되며, 경제의 순환에 아주 큰 외부요인이 된다. 전쟁 전에는 군수물자가 쌓이고, 전쟁 중에는 소모되는 군수물자를 유지시키며, 전쟁 후에는 전후 복구를 하며, 다시 쌓게 된다. 이 순환 고리가 공장을 가동시키고, 경제에 가속도를 붙인다. 기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전쟁을 위하여 기술 발전이 가속화 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이는 사실이다. 한국전쟁을 통하여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낸 일본이 좋은 예이다. 1, 2차 세계대전을 지나며 경제를 회복하기위하여 유럽의 경제가 활발히 돌아가며, 자동차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사이드카를 붙인 이륜차가 불티나게 팔리며, 그렇게 기술이 발전되고, 이륜차는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