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교통안전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행자와 이륜차 운전자 사망자가 많이 발생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행한 2022년판 ‘OECD 회원국 교통사고 비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5.9명으로 OECD 36개국 중 8번째로 사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OECD 36개국 평균인 4.7명과 비교해 1.3배 많은 수치다. 또한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건수가 404.5건으로 자료가 있는 OECD 33개국 중 가장 교통사고 건수가 많았으며, OECD 평균인 162.6건과 비교해 2.5배 많았다.
승용차와 이륜차, 자전거, 보행자 중 OECD와 비교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분야는 보행자와 이륜차다.
승용차 승차 중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19.1%로 OECD 회원국 평균인 4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승차 중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5.4%를 차지해 OECD 회원국 평균인 8.8%에 비해 낮았으며, 9번째로 낮았다.
반면 보행 중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35.5%를 차지해 OECD 회원국 가운데 꼴지를 차지했다. 보행 중 사망자수 OECD 회원국 평균은 18%다. 이륜차 승차 중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 22.5%를 차지해 OECD 회원국 중 11번째로 사망자 비중이 높았다. OECD 회원국 평균은 19.7%다.
OECD 회원국의 연령층별 이륜차 승차 중 사망자수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경제활동 연령층인 25세에서 64세 사망자의 비율이 높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륜차 승차 중 사망자의 39%가 65세 이상의 고령자 다른 나라와 비해 확연하게 고령 이륜차 운전자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 이륜차 운전자 사망자 비중이 많은 스위스(22%)와 일본(19%)과 비교해도 큰 격차를 보였다. 또한 연령층별 인구 10만명당 이륜차 승차 중 사망자수도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3.4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인 0.5명에 비해 6.4배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령 이륜차 운전자 사망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이륜차 운전자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이륜차 사고가 났을 때 자동으로 신고되는 ‘이륜차 사고 자동신고 시스템’을 개발해 충남 예산군과 함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예산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난 11월 28일부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이륜차에 이륜차 사고 자동신고 시스템 센서 설치에 나섰다. 우선 1차로 140대의 이륜차에 센서를 설치하고 내년까지 총 270대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륜차 사고 자동신고 시스템’은 충격량과 기울기,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1차로 연락처를 등록한 가족과 이장 등에 문자가 자동으로 발송된다. 사고 이후 90초 안에 이륜차를 일으켜 세우지 못할 경우 예산군 관제센터로 사고를 알리는 방식이다. 예산군 관제센터는 CCTV와 전화 등을 통해 사고 유무를 확인하고 경찰과 소방 등에 신고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90초의 신고 시간 간격을 둔 것은 오작동 또는 경미한 사고일 때는 운전자가 이륜차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것을 고려한 것이다.
1년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하고 신고체계가 안정화되면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전국 확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