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인데 배기소음 초과? 배기소음 강화에 부작용 속출

M스토리 입력 2023.09.18 11:27 조회수 3,017 0 프린트
사진은 지난 7월 28일 서울시가 벌인 이륜차 소음 등 야간 합동 단속 현장.

환경부가 지난 7월 1일부터 신규 사용신고 이륜차 및 머플러 튜닝을 하는 이륜차에 대해 강화된 배기소음 허용 기준을 적용하면서 이에 부작용이 속출해 이륜차 산업계와 라이더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이륜차 소음 개선을 위해 지난 7월 1일부터 운행 이륜차 배기소음 허용기준을 105dB 이하 또는 제작 이륜차 배기소음 인증시험 결과 값에서 5dB을 더한 값 중 더 낮은 값을 운행 이륜차 배기소음 허용기준으로 강화했다. 기존 운행 이륜차 배기소음 허용기준은 105dB 이하다. 예를 들어 제작 이륜차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이 90dB인 경우 95dB을 초과할 수 없으며, 102dB인 차량은 105dB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즉 기존에는 제작 이륜차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이 얼마가 되건 105dB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이륜차를 운행할 수 있었지만 7월 1일 이후부터는 배기소음을 키우는 것에 제한이 걸린 것이다.

문제는 일부 이륜차의 경우 이륜차 원 제작사에서 제시하는 제작 이륜차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보다 환경부에 등록된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이 크게 낮은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원 제작사와 환경부에 등록된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의 차이가 5dB을 초과하는 이륜차의 경우 머플러 튜닝은 커녕 순정 배기장치를 그대로 유지해도 정기검사에서 불합격 하거나 지자체와 교통안전공단 등이 합동으로 벌이는 수시점검에 배기소음 허용기준 초과로 처벌받을 수 있어 관련 업계와 라이더의 우려가 크다.

한 이륜차 수입사 관계자는 “유럽 인증 자료에 나와있는 배기소음 수치와 국내에서 검사를 받은 차량의 배기소음 값이 완전히 같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크게는 7~10dB까지 나는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 과거에는 105dB만 초과하지 않으면 돼서 유럽과 국내 인증 값이 달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배기소음 허용기준에 캡이 적용되니 순정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정기검사를 통과할 수 없는 기종이 나오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라이더분들의 민원을 받고 있고 환경부나 관계 기관에도 말씀드렸으나 아직 문제의 원인이나 명확한 대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이륜차 배출가스 및 소음 허용 기준은 유럽연합(EU)과 거의 동등한 수준이다. 배출가스와 소음 허용 기준 중 가속 주행 소음 허용 기준과 측정 방법 등은 같다. 차이점은 우리나라는 제작 이륜차에 대한 배기소음 허용 기준을 두고 있지만 EU는 제작 이륜차에서 배기소음을 측정하지만 별도의 허용 기준치가 없다. 다만 EU는 제작 이륜차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에서 일정 이상 배기소음을 초과할 수 없도록 상한 캡을 두는 방식으로 운행 이륜차의 배기소음을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 수입되는 이륜차는 크게 정식 인증과 개별 인증 방식으로 나뉜다. 정식 인증의 경우 환경부에서 인증을 받은 자체 시험 시설에서 시험한 결과 값을 환경부에서 검증해 그 값을 인정한다. 제작사에서 제출한 데이터에 대해 환경부가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경우에는 해당 이륜차를 국내 시험시설에서 인증 시험을 치른다. 개별은 국내 시험시설에서 대표 차량을 시험하고 나온 인증 결과 값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같은 이륜차라도 시험할 때마다 100% 같은 인증 시험 결과를 낼 수 없지만 일정 이상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원 제작사에서 제시하는 인증 결과 값과 환경부의 인증 결과 값이 큰 차이가 나는 사례가 속속 드러남에 따라 문제가 커지는 모양세다.

이륜차 업계 관계자와 라이더 등은 국내와 EU의 배기소음 측정 방법이 동일하고 같은 기준으로 제작된 이륜차임에도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이 다른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라이더는 직접 배기소음을 측정해 원 제작사에서 제시하는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이 환경부에 등록된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보다 더 정확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이륜차 운전자는 “순정 상태에서 시동만 걸어도 환경부에 등록된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보다 더 큰 소음이 나온다. 순정으로 다녀도 배기소음이 초과되는데 어떻게 이런 배기소음 인증 값이 나왔는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제작사에서 제시하는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과 환경부에 등록된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의 차이가 크게 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이륜차 업계에서는 정확한 문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기 전까지는 환경부에 등록된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이 원 제작사에서 제시하는 배기소음 인증 결과 값보다 낮게 나왔다면 원 제작사의 인증 결과 값을 인정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수입 이륜차 업계 관계자는 “유럽 인증 시험 결과 값보다 환경부 인증 시험 결과 값이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 보이는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이륜차 업계는 물론 선량한 라이더까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우선은 원 제작사의 인증 결과 값을 인정하는 것을 검토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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