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륜차 배터리 규격화와 그 파급효과

M스토리 입력 2023.02.01 13:49 조회수 2,509 0 프린트
 
 
 










필자는 요즘 전동화 프로젝트 몇 개를 진행하고 있다. 소형화물트럭의 전기차 개조, 중형화물트럭의 하이브리드 개조, 지게차의 전동화 등이다. 예전부터 느끼는 것이지만 차량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운행차의 개조도 참 어렵다. 공간 때문이다. 

제작차는 처음에 설계 때 부품의 위치를 고려한다. 중량의 배분, 대형부품, 하네스의 배치 등 고려할 것이 참 많지만, 설계단계에서 상당부분 고려가 된다. 하지만 운행차의 개조는 부품의 배치부터 모든 것이 꼬인다. 프레임을 건드릴 수 없기 때문이다. 

최초 제작단계에서 만들어진 주요 부품은 손을 대기가 어렵다. 안전과 관련된 부분이기도 하고, 중소기업에서 책임을 질 수 없는 범위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그중 특히나 머리 아파하는 것이 배터리이다. 배터리는 전동화를 위한 필수 부품이며, 성능을 위하여 일정 부피와 중량 이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개조에서는 이 부분이 여의치 않다. 제한된 공간을 활용해야 하며, 중량의 배분과 한계로 인하여 성능의 일부를 포기하여야 한다. 또한 가격 역시 일정수준을 넘길 수 없다. 일반적으로 전동화 개조 시 배터리 때문에 공차중량은 증가하게 된다. 이 부분은 고스란히 적재량의 감소로 이어진다. 생업과 생계로 이어지는 화물트럭의 특성 상 용서가 힘든 부분이 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필자는 여러 가지를 검토 중에 있다. 그 중 정말 마음에 드는 제품을 찾았으며, 이를 사용하면 부피와 무게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여기서 필자는 가격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배터리 시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시장논리와 약간 다르다. 공급자가 수요자에게 규모의 경제를 요구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특정 배터리가 사양에 잘 맞고 이를 공급받고자 하면, 연간 판매 대수를 물어본다. 그리고 그 대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맞춤형이기 때문이다. 공간의 문제로 인하여, 특정 사이즈와 성능을 요구하게 되는데 기성품이 없다. 

다양한 라인업을 만들어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하게 되는 일반적인 시장경제의 논리는 공급자가 가격을 낮춰야 시장에 연착륙이 가능하나, 배터리 시장은 수요자가 넘치며, 공급이 모자라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보니 수요자의 규모를 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가격을 낮추자면 많은 양을 구매해야만 하고, 많이 팔아야 한다. 하지만 독자분들도 아시리라 생각된다. 

현재 전기차로의 개조는 시장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보장이 힘들다는 말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고리가 끊어질 곳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아주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전기이륜차용 배터리의 표준화가 이루어 진 것이다. 2022년 12월 27일에 KS R 6100이 발표되었다. 무게와 크기, 성능이 규격화 되어, 충전기를 공용으로 사용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굉장히 큰 장점이다. 충전기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는 것은 표준에 따르는 생산자들이 규모의 경제를 형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뜻이며, 이 논리에 따라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폭이 생긴다. 

또한 필자에게도 탈출구가 될 수 있다, 개조차량에 이 사이즈의 배터리를 적용하여, 용량에 맞게 직렬과 병렬로 연결할 수 있게 하면, 소형화물트럭, 중형화물트럭, 지게차 등 어디에도 공용으로 사용이 가능해 진다. 공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므로, 규모의 경제에 접근가능 해 지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난관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표준화라는 큰 한걸음으로 인하여, 방향이 설정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륜차는 화물차와 공통점이 많다. 생계형으로 이용되는 비율이 높고, 연료비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운전자에 대한 대우가 좋지 못하다. 부디 제정된 표준을 따르는 제품의 출시가 근시일 내에 이루어지고, 빠르게 시장에 정착되어 우리의 얇디얇은 지갑에 볕뜰날이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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