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이다 <영웅>

M스토리 입력 2022.12.30 11:46 조회수 2,474 0 프린트
 

19~20세기 초 세계 열강들의 재물의 될 수밖에 없었던 조선, 가장 인근 국가인 일본은 이 시기에 서구 문물을 거침없이 받아들이고 소화해 강대국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하급계층이 상류층에 올라오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는 계급적 특수성을 깨고 일본의 초대 수상이 된 입지 전적의 인물이다. 

반면, 근대사의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때에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쇄국정책 덕분에 조선은 패망의 길을 걷게 된다. 강화도조약(1876.2)을 시작으로 일본은 조선을 체계적으로 식민지화하기 시작해 임오군란(1882), 동학농민운동(1894), 명성황후 시해사건(1895.7) 등을 통하여 일본은 조선의 지배력을 높이게 된다. 마침내 을사늑약(1905)을 체결함으로써 일본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통감부를 설치하여 조선을 직접 통치하기에 이른다. 
 
 
영화 “영웅”은 황해도 해주에서 미곡상을 운영했던 할아버지의 덕분에 제법 부유한 가정에서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던 안중근(정성화)이 여행을 빌미로 아내와 모친 조마리아(나문희)의 곁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안중근은 의병대장이 되어 일본과의 작은 전투에서 승리하지만 포로 송환법을 주장하며 사살하려던 일본군을 놓아주게 되고 그게 화근이 되어 일본군에게 패퇴하게 된다. 뿔뿔이 흩어진 의병들은 러시아 작은 마을에서 조우하게 된다.

명성황후가 아끼던 궁녀 설희(김고은)는 일본 낭인으로부터 명성황후가 무참히 시해되고 불태워지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괴로워하던 설희는 이토 히로부미의 정부로 잠입하는데  성공하여 의병의 정보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1909년 동지 11명과 죽음으로써 대한독립 구국 투쟁을 벌일 것을 손가락을 끊어 맹세하고 “동의단지회”를 결성한 안중근은 그해 10월 조선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가 러시아 재무상 코코프체프와 회담하기 위하여 만주 하얼빈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처단하기로 결심한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일본인으로 가장하여 하얼빈 역에 잠입하여 러시아군의 군례와 일본인들의 환영을 받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여 사살하고 현장에서 러시아 경찰에게 체포되게 된다. 안중근은 일본 관헌에게 넘겨져 중국 뤼순 감옥에 수감되었고 이듬해 1910.2.14일 재판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며, 3.26일 형이 집행되었다. 옥중에서는 <동양평화론>을 집필하였다. 

눈을 감으면 “누가 죄인인가”라는 메아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자인 이토 히로부미를 대한민국 의병대장 중장의 신분으로 안중근이 사살했다면 일본 관헌들이 단순한 형사 재판으로 판결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누가 죄인인가. 대한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대한의 황제를 폭력으로 폐위시킨 죄, 을사늑약과 정미늑약을 강제로 체결케 한 죄, 무고한 대한의 사람들을 대량으로 학살한 죄, 조선의 토지와 광산과 산림을 빼앗은 죄, 제일은행권 화폐를 강제로 사용케 한 죄, 보호를 핑계로 대한의 군대를 강제 무장 해제시킨 죄, 교과서를 빼앗아 불태우고 교육을 방해한 죄, 누가 죄인인가? 조마리아 여사가 아들 도마를 그리는 장면은 이내 모두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다.
 
 
그 시절 모두가 자신의 안위와 사리사욕만을 채우던 때 똑바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안중근과 의병들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에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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