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륜차를 위한 변호

M스토리 입력 2022.12.30 11:39 조회수 2,662 0 프린트
 
 
 










이륜차를 입문하려는 교육생 분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가족과 지인들의 반대를 잘 설득하는 방법’ 이다. 요즘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륜차를 타려고 하면, “타지 말아라”, “타면 죽는다.” “과부 또는 홀아비 만들일 있냐” 등등의 말과 함께 반대에 부딪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심한 편인데, 이러한 반대를 극복하지 못해서 이륜차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시작하더라도 계속적으로 듣게 되면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그리고 라이더가 아닌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이러한 반대에 많은 분들이 동의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럼 정말 이륜차는 타면 죽거나 다치는, 그래서 타면 안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그렇지는 않다”

정말 이륜차가 위험하기만 한 것이었다면, 이미 전세계적으로 사장 되었어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마약이나 도박처럼 많은 나라에서 타면 안되는 불법적인 것으로 정의해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고,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저배기량 이륜차들이 생활수단으로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들에서는 높은 배기량의 이륜차들 이동수단이자 레포츠로 애용되고 있다.

혼다, 야마하, BMW모터라드 등 이륜차를 생산하는 회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마냥 위험한 것 탈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우리나라에서 이륜차는 위험하고 타면 안되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게 된 것일까?
여러 이유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안전교육 측면으로 이야기 해보겠다.

이륜차는 사고 났을 때 자동차(사륜차)에 비해 신체가 외부에 노출 되어있기에 상해를 입거나 죽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사고가 났을 때의 가정이지, 사고 확률을 최소화 하고 사고가 났을 때도 다칠 가능성을 최소화 하면 이륜차의 안전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즉, 사고 확률과 다칠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잘 배우고 숙달하면 되는 것이다.

당연한 걸 이야기한다고 생각할텐데,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당연하게 알아야 할 ‘방법들’에 대한 정확하고 체계적인 정보와 제도적 뒷받침이 매우 부족하다. 광복 이후 급격한 국가 경제 성장으로 통상 자전거 – 이륜차 – 자동차 로 이어지는 이동수단의 발전에서 이륜차를 건너뛰고 자전거에서 바로 자동차로 옮겨가 버린 이유가 크다.

때문에 이륜차 산업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국가 경제력 대비 이륜차에 대한 인프라가 이상할 정도로 적은 기형적인 환경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이륜차를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인증해주는 자격증인 원동기, 2종소형 면허시험도 이러한 인프라의 부재와 국가의 무관심 속에 간단한 시험으로만 합격여부를 정하는 ‘실제 안전주행에 도움이 안되는 시험’ 인데도 불구하고 수십년 동안 거의 바뀌지 않고 면허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즉, 이륜차를 제대로 운용하는 방법들을 알려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원동기, 2종소형 면허증을 취득하더라도 기어변속은 물론 스로틀 조작법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륜차를 운용해서 도로로 나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뜻이다.

사고 방지를 위해 자동차보다 더 자세하게 운용법을 배우고 숙달해야 하는 이륜차가 반대로 자동차 면허보다 더 허술해서 이륜차 면허 취득자가 도로에 나갔을 때 조작 미숙으로 사고 확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를 보완해줄 안전교육에 대한 제도나 법령이 명확하게 지정되지 않아 면허취득 이후 제대로 방법을 배우고 싶어도 배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이동수단과 마찬가지로 이륜차는 올바른 운용법들을 익히고 그대로 숙달해나가면 사고 확률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이륜차 고유한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알맞은 방법대로 조작한다면, 사고날 일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륜차의 사고는 대부분 1) 제대로된 조작법을 모르거나 2) 조금 알게 되었을 때 실력 이상의 무리한 주행 으로 일어난다.

즉, 이 두가지만 제대로 배워서 숙달해나간다면, 배달업 등의 급박한 사유가 없는 한, 10~20년 사고 없이 이륜차를 제대로 즐기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복어 요리를 예로 들어보자.

복어요리 자격증을 가지고 올바르게 요리할 수 있는 사람이 정확하게 독을 제거하고 복어요리를 만들면 맛있고 스테미너에 좋은 고급 음식이 된다. 반면, 복어요리 방법에 대한 제대로 된 지식이 없는 사람이 만들면, 복어 독을 제거하지 못해서 요리를 먹고 죽을 수도 있다.

이륜차도 마찬가지다. 복어 독과 같이 사고 났을 때 위험한 점이 있지만 이것은 올바른 운용법을 익히면 대부분 방지하고 제거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륜차의 장점인 효율성과 신속성, 스트레스 해소 등을 활용하여 우리 생활에 여러모로 좋은 방향의 플러스가 될 수 있다.

정리하면, 이륜차는 탄다고 죽거나 다치는 위험한 것이 아니라 운용법을 제대로 몰라서 사고가 나고, 그래서 다치거나 죽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탈것들에도 모두 통용이 되는 당연한 것이지만, 이륜차는 우리나라에서 유독, 제대로 된 운용법을 면허시험 등에서 충분히 가르쳐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사고들이 축적되어오면서 위험한 탈것으로 각인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륜차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상해 위험성이 높은 것만 제외 하면 장점이 많은 이동수단이자 레포츠다. 또한 이륜차 산업이 발전하면 고용창출 등 경제적 이점도 크다.

이제부터라도 위험하니까 무조건 안되고 막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올바르게 운용해서 효율적이고 안전한 이륜차 운행이 될 수 있도록 국가는 면허체계와 산업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이륜차를 운행하거나 운행하려는 개인은 제대로 된 운용법을 익히고 탈 수 있도록 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공부해서 잘 운용해나간다면, 이륜차는 애물단지가 아니라 개인은 물론 사회 여러 부분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는 든든한 기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륜차는 위험한게 아니라 제대로 몰라서 위험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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