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식] 전기이륜차 시장 선점 경쟁 치열한 인도네시아

M스토리 입력 2022.08.01 13:22 조회수 4,586 0 프린트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를 보고 있는 인도네시아 조코위 도도 대통령.

아세안에서 가장 큰 이륜차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슈퍼앱과 국부 펀드, 에너지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인 전기이륜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국가이자 이륜차 대국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의 자동차 및 이륜차 산업을 친환경적으로 바꾸기 위해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30년까지 전기이륜차 1300만대를 보급하고 2040년부터는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는 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또한 2019년에는 대통령령 55호를 통해 자국에서 생산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전기이륜차 및 관련 부품에 대한 통관절차를 완화해 인도네시아 전기이륜차 시장에 성장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2억7000만명이 넘는 인구 대국으로 인도네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도네시아 이륜차 등록 대수는 1억1100만대에 달한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이륜차 시장이다. 반면 지난해 전기이륜차 판매 대수는 1만2000대에 불과해 앞으로 전기이륜차 시장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3만2000여개의 공공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과 함께 전기 차량 소유자에 대한 전기요금 및 세금 감면과 같은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다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공공 충전소가 200개도 채 되지 않아 충전 인프라 측면에서는 갈 길이 멀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강력한 친환경 차량 전환 및 제조업 지원 정책과 전기이륜차 시장 성장 가능성을 밝게 본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앞다투어 전기이륜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올해 4월 인도네시아 에너지 대기업인 인디카 에너지는 석탄 부문에 치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전기이륜차 제조사 일렉트라 모터를 설립했다. 이어 인디카 에너지는 인도네시아 벤처 캐피털 회사 알파 JWC벤처스 및 홍콩 호리존스 벤처 등과 1500만 달러(약 193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발표했다.

인디카 에너지는 지난 1월 대만의 폭스콘과 전기이륜차 제조사 고고로, 인도네시아 국영 배터리 공사와 인도네시아 EV생태계에 대한 ‘광범위한 투자 협력’을 위해 사전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배터리 제조 및 재활용,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전기이륜차, 전기차 및 전기버스 생산 등이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협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카르타에 상장된 전자결제서비스 기업인 MCI(M Cash Integrasi)와 인도네시아 라스트마일 배송 스타트업 SiCepat Ekspres는 합작 투자로 전기이륜차 제조사 볼타(Volta)를 설립해 운영에 나섰다. MCI와 SiCepat Ekspres는 공공 충전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자바와 발리섬에서 500개의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을 설치 및 운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기자전거를 제조하는 위카 인더스트리(Wika Industri Manu faktur)는 고고로와 인도네시아 승차 공유서비스 유니콘기업인 ‘고젝’ 그리고 국영석유기업인 페르타미나 등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고젝은 인도네시아 에너지기업인 TBS Energi Utama와 합작법인 일렉트럼을 설립했다. 승차 공유서비스 탄소중립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차량 100%를 전기이륜차로 전환할 것을 약속했다.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꼽히는 승차 공유서비스 ’그랩‘은 인도네시아 전기이륜차 제조사 스무트 모터(Smoot Motor)와 자매 회사이자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 스타트업인 스왑 에너지 그리고 국영 에너지 기업 페루사하안 리스트릭 네가라와 협력을 시작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인도네시아의 전기이륜차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다고 말한다. 전기자동차는 인도네시아 현지인에게 너무 비싸기 때문에 내연기관 이륜차를 타는 인구가 잠재적인 전기이륜차 수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기업들이 전기이륜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반면 인도네시아 이륜차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혼다와 야마하 등 일본 이륜차 제조사들은 다소 느긋한 반응이다.

야마하는 지난 4월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에서 전기이륜차 E01을 공개하고 시장 테스트에 들어갔지만 상업적 출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혼다는 2019년 PCX 일렉트릭을 출시한 이후 고젝과 그랩을 통해 제한적인 용도로 시장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며, 2024년에나 인도네시아 시장에 전기이륜차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피치솔루션즈의 Koketso Tsoai 자동차산업애널리스트는 인디카 및 고젝이 설립한 일렉트럼과 고고로의 제휴는 대만에서 고고로가 전기이륜차 시장을 장악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에서도 유사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전기이륜차 제조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Koketso Tsoai 애널리스트는 “확실한 이륜차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지 않은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는 배터리 조달 및 전기이륜차 제조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배터리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공급차질과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인해 가격이 급등했다.
Koketso Tsoai 애널리스트는 “소비자에게 전기이륜차는 여전히 비쌉니다. 특히 인센티브 형태로 소비자에 대한 지원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전기이륜차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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