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이륜차 브랜드 BSA가 40여년 만에 새로운 모델을 출시했다.
BSA는 지난 12월 4일 영국 버밍엄 내셔널 엑시비션 센터에서 열린 ‘모터사이클 라이브 2021’에서 Gold Star 650을 공개하고 영국 이륜차의 전설이 귀환했음을 알렸다.
이날 공개된 Gold Star 650은 둥근형태의 헤드라이트와 물방울 모양의 연료 탱크, 일체형 시트, 와이어 스포크 휠 등 원형 모델을 연상케 하는 복고풍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했다. 엔진 형태도 옛 모델과 유사한 형태로 제작됐다.
1863년 탄생한 BSA는 버밍엄 소화기 회사(Birmingham Small Arms Company)라는 이름처럼 초기에는 총기 등을 생산하는 군사용품 제조사였다. 그러나 총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경영난에 처했다. BSA 경영진은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정밀 가공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분야로 자전거를 선택했다. BSA의 자전거는 총기 제조를 통해 쌓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1900년대에 이르러서 이륜차 제조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BSA는 1903년 영국 이륜차 브랜드인 로얄엔필드나 트라이엄프와 마찬가지로 당시 최고의 엔진 중 하나로 손꼽힌 벨기에 미네르바 엔진을 장착해 이륜차 개발에 나섰다. BSA는 오랜 연구 개발 끝에 1910년 런던에서 열린 올림피아쇼에서 3.5hp 엔진을 장착한 이륜차를 공개했다. BSA의 이륜차는 이중 스프링 포크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으며, 옵션으로 콘 클러치를 장착할 수 있었다. BSA의 첫 이륜차는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끌어 1911년에는 생산된 모든 이륜차가 판매됐다. BSA의 이륜차는 신뢰성이 높고 견고해 인기를 끌었으며,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리엔필드 소총과, 스텐 기관총, 브라우닝 기관총 등의 소화기 및 군용 이륜차를 납품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이륜차 제조사로 성장했다.
BSA는 1951년 트라이엄프를 인수하는 등 195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1960년대들어 일본 이륜차 브랜드의 성장과 유럽 이륜차 브랜드와의 경쟁 심화로 시장점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BSA와 트라이엄프 이륜차는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해 세계 이륜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해갔으며, 삼륜차 등 사양산업에 투자를 지속해 막대한 손실을 봤다.

1968년에는 싱글과 트윈 모델을 1969년에는 3기통 엔진을 장착한 ‘로켓 3’ 등을 잇달아 출시하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이륜차 시장에 집중했으나 흥행에 실패하고 경영이 악화했다. 1971년에는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등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재기에 나섰지만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1972년 파산 위기를 맞은 BSA의 이륜차 사업은 Norton-Villiers에 합병됐으며, 노동자의 3분의 2를 해고하는 등 뼈를 깎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이후 Gold Star 500 및 650, T65 Thunderbolt, Lightning 750, Rocket 3 750 등을 출시했으나 재기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뻔한 BSA를 되살린 것은 인도의 마힌드라 그룹이다. 마힌드라 그룹의 자회사인 TVS Motors는 지난 2016년 BSA를 1600만파운드(약 250억원)에 인수했다. 마힌드라 그룹은 BSA 브랜드로 전기이륜차를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BBC에 따르면 웨스트미들랜즈주 코번트리에 BSA 전기이륜차 개발을 위하 기술센터가 건설됐으며, 올해 초 영국 정부로부터 무공해 이륜차 생산을 위한 보조금 460만파운드(약 72억원)를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