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진가 개리정(Gary Chung)입니다. 항공기를 피사체로 삼고, 전 세계를 다니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매년 전시를 여는 것으로 아는데, 올해도 계획이 있겠죠?
CICA Museum에서 그룹전이 진행되고 있어요.(~1월 18일) 그리고 부산에서 개인전을 열려고 조율 중에 있고요. 제가 항공기를 피사체로 두고 작업한 지 10년이 됐는데요. 그간 저의 시선과 변화 그리고 실패와 반복이 응축된 사진집 출간을 계획 중이에요. 텀블벅을 통해 펀딩 중에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월 31일)
맞습니다. 광고 사진을 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사진을 하면서 어떻게 사진을 그만둘지 고민하며 살았죠. 그래서 학교도 다시 가고, 대학원에서 뉴미디어 아트도 전공하면서 변화에 도전했어요. 그때 비행기라는 피사체를 만나게 됐죠.
사진을 크게 상업 사진과 예술 사진으로 나눌 수 있을 텐데요. 둘 다 경험한 장본인으로서,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조심스럽게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상업 사진은 내가 아니라 상대가 만족해야 하는 사진이고요. 예술 사진은 내가 만족한 사진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거라고 봐요. 상대의 만족이 있든지 없든지요.
저한테는 예술 사진이 더 어렵더라고요.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일수록 사진 스킬은 늘어나지만, 그에 비해 스스로 만족하는 일이 더 어려워졌거든요.
고등학생 때 배달하는 친구의 오토바이가 제 첫 오토바이예요. 그때는 피자집이나 치킨집에서 배달 일을 하는 게 흔했거든요.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광고 사진을 찍으며 지냈는데, 어느 날 대림자동차(현 DNA모터스)에서 카탈로그 촬영을 의뢰했어요. 그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다시 오토바이를 타게 됐죠. 이종 소형 면허는 2016년에 취득했어요.
대림과는 인연이 깊다면 깊다고 할 수 있는데, KSRC(Korea Scooter Race Championship)라고 탄천에서 진행하던 스쿠터 레이싱 대회가 있었어요. 솔직히 시시콜콜하고 재미없는 그들만의 리그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대림에 제안을 했죠.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요. 행사 기획도 하고 제 돈 1,000만 원을 들여 행사 상품도 지원했죠.
사비 1,000만 원까지 들이면서 행사를 주최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제대로 된 오토바이 문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근데 안 되더라고요. 주제넘은 짓이고 욕심이었죠. 한국 오토바이 문화가 이 정도로 황폐화된 줄 몰랐으니까요. 우리나라 오토바이 문화의 전성기였을 때, 그다음을 구상하는 준비를 했었어야 해요. 그걸 놓치니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 됐어요.
류명걸 선수가 다카르 랠리에 함께 가자고 했을 때, 사실 모른 척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점차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어쨌든 2020년 1월 6일이면 다카르 랠리는 시작될 예정이었으니까요. 문제는 가느냐 못 가느냐였지, 완주 유무는 나중 일이었어요. 단 하나의 문제인 돈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진전을 열게 된 거죠. 제 첫 개인전이기도 했어요.
당시에 오토바이 타는 분들의 도움이 컸겠네요.
오히려 오토바이도 안 타고 다카르 랠리를 생전 처음 듣는 분들의 도움이 더 많았어요. 아시겠지만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은 본인 장비 사는 데는 아낌이 없지만, 본인 사진 찍어주는 사람한테 5만 원 내는 거는 아까워하거든요. 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죠. ‘류명걸이 다카르를 가는 거지, 내가 가는 게 아니니까’라고요.
전시 이후에 많은 기업체의 후원이 이어졌어요. 이 자리를 빌려 다시금 기흥 인터내셔널 이계웅 대표님과 HJC 홍석중 대표이사님, 그리고 허스크바나 모터사이클의 서경면 이사님, 스즈키 코리아 강정일 대표님, 처갓집 양념치킨 충청지사 이재선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제 교육관 중 하나가 영어, 악기 그리고 오토바이예요. 오토바이를 아이들과 함께 타는 이유는 단 하나인데요. 게임이라는 가상현실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 더 큰 매력이 있다는 걸 경험하게 하고 싶어서죠. 게임처럼 즉각적인 보상을 현실에서는 거의 느낄 수 없으니까요.
주변에서 왜 아이에게 오토바이를 태우냐며 한소리 할 것 같은데요.
그런 소리 많이 들었죠. 처음에는 스트레스였지만, 이제는 ‘내가 게임을 이길 수 없다’라 고 말해요. 첫째가 대학 가서 원하는 것 공부하고, 둘째도 외고에 간 걸 보면 제 방식이 틀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오토바이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 있을까요?
오토바이를 불필요할 정도로 혐오스럽게 바라본다면, 스스로 우물 안 개구리일 수도 있어요. 전 세계 도로의 약 90%는 아직까지 오프로드이고, 그중 GPS가 터지지 않아서 종이 지도를 봐야 하는 곳이 훨씬 많거든요. 그런 공간을 오토바이를 타고 나아가고, 나의 범위를 확장시킨다는 느낌을 갖는다는 건 정말 큰 매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