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화마에 잿더미만 남았지만 고객 피해 회복이 먼저 재산 내놓은 사장님... 온기 모아 답한 라이더

M스토리 입력 2026.01.19 10:18 조회수 761 0 프린트

화재로 전소된 남양주KTM 최중근 대표, 집, 차 팔아서라도 고객 신뢰 지킬 것
안타까운 소식에 전국서 2억 넘는 성금 모여 생면부지 라이더들도 힘내세요 성원 줄이어

최중근 후원 레이스에 참가한 라이더들의 모습.

지난해 12월 27일, 국내 오프로드의 성지 중 하나인 ‘남양주KTM’가 붉은 화마에 휩싸였다. 남양주KTM 최중근 대표가 토요일 오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지 불과 2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외부 창고에서 시작된 불은 삽시간에 매장 전체를 집어삼켰고, 신차와 정비를 위해 입고된 고객 차량 등 7억여 원의 재산이 잿더미로 변했다.

더욱 절망적인 소식은 해당 건물이 화재 보험 미가입 상태였다는 점이다. 복구는커녕 당장의 피해 보상조차 막막한 상황. 하지만 최중근 대표는 주저앉는 대신 휴대전화를 들었다. 자신의 집과 자동차, 유동 자산을 급매물로 내놓기 위해서였다. 가게가 불탄 것은 내 불찰이지만, 고객의 믿음까지 태울 수는 없다는 정직한 책임감이었다.

이러한 최 대표의 결단에 전국의 라이더들이 응답했다. 사고 발생 후 며칠 만에 2억2,000만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고, 1월 11일에는 그를 돕기 위한 후원 레이스까지 열렸다. 

잿더미가 된 현장에 최중근 대표는 컨테이너로 임시 사무실을 마련했다. 시련에 굴하지 않고 재기를 하기 위한 노력이다. 

“모든 것은 내 잘못… 신뢰가 가장 큰 자산”
최 대표는 현재 화재 현장 인근에 컨테이너 두 동을 설치하고 수습에 한창이다. 흉물스럽게 탄 건물은 안전을 위해 이미 철거했다.

“화재 원인 감식 결과가 나오겠지만 원인을 떠나 관리를 더 잘했어야 했습니다. 저를 믿고 소중한 바이크를 맡겨주신 분들께 면목이 없습니다”

보험금 한 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사재를 털어 고객 보상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결정은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그는 이를 당연한 결정이라고 단언했다.

“앞으로 제가 어떤 일을 하더라도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 처분할 수 있는 차와 유동자산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릴 수는 있겠지만, 믿고 기다려주시면 합리적으로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그것이 지난 시간 저를 믿어준 분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살면서 이런 사랑 받아본 적 있나”… 라이더 동지애
최 대표의 진심이 전해지자 기적적인 일이 일어났다. 사고 소식을 접한 전국의 라이더들과 이륜차 관계자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보내오기 시작한 것. 현재까지 모인 후원금만 2억2,000만 원이 넘는다. 입금자명에는 이름 대신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줄을 이었다.

“통장을 보며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망함을 느낄 새도 없이 감동했고, 또 죄송했습니다. 제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인데 질책보다 따뜻함으로 감싸주셔서… 이제는 ‘빨리 다시 일어서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도움의 손길은 의외의 곳에서도 뻗어왔다. 경쟁사라 할 수 있는 허스크바나 모터사이클 코리아가 도움을 주는가 하면, 일면식도 없는 전국 이륜차 연합회 회원들이 뜻을 모았다. 특히 최 대표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 건 성인이 된 제자였다.

“제가 과거 엔듀로 모터크로스 선수로 활동할 때 만났던 유소년 라이더가 있었는데 연락이 끊겼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성인이 되어 굴삭기를 직접 끌고 와서 현장 정리를 도와주더군요. 위험을 무릅쓰고 불을 꺼주신 소방관님들, 자원봉사처럼 도와주신 지역 주민분들까지 정말 잊지 못할 겁니다”

6개월 뒤 ‘재건’ 약속… “더 나은 모습으로 갚겠다”
지난 1월 11일 충북 영동에서 전국의 오프로드 라이더들이 모여 ‘최중근 후원 레이스 1차 추우면 어때, 우리의 마음만은 따뜻하잖아’를 개최하고 3,000만여 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엄동설한에 그를 위해 기꺼이 흙먼지를 뒤집어쓰겠다는 동료들의 따뜻한 응원이다.

최 대표는 이 모든 마음에 보답하는 길은 완벽한 재기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행정적인 절차 등으로 변수는 있지만 6개월 후 정상화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다시 태어난다는 마음입니다. 단순히 건물을 다시 짓는 게 아니라, 매장의 영업 방식과 서비스 공간까지 모두 리뉴얼할 계획입니다. 이번 시련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 나은 남양주KTM를 만들겠습니다”

인터뷰 말미, 그에게 재기를 위한 각오를 묻자 짧고 굵은 한마디가 돌아왔다.

“책임지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그날이 오면 도움 주신 한 분 한 분 꼭 다시 모시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부디 안전을 최우선으로 달려주십시오”

화마가 휩쓸고 간 자리는 처참했다. 그러나 그 위에 ‘책임’이라는 씨앗과 ‘의리’라는 비가 내려 새로운 희망이 싹트고 있다. 남양주KTM의 봄날이 어서 빨리오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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