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과의 대화]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권력의 진짜 얼굴

M스토리 입력 2026.01.02 10:55 조회수 1,171 0 프린트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을 받는 것이 더 안전하다”
(E molto piu sicuro essere temuto che amato)

Photo by Marius Teodorescu on Unsplash

‘거장과의 대화’ 코너는 수백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위대한 사상가가 지금 우리 앞에 앉아 있다면, 그는 현대의 난제들에 대해 어떤 조언을 건넬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했다. ‘거장과의 대화’는 고전 속 텍스트를 단순한 요약이 아닌, 생동감 넘치는 가상 인터뷰로 재구성하여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
첫 번째 손님은 냉혹한 현실주의 정치학의 창시자, 니콜로 마키아벨리다. 리더십의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 그가 말하는 ‘강한 군주’의 조건이 오늘날의 조직과 경영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묻고 답했다. 고전의 지혜를 통해 현재를 꿰뚫어 보는 통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군주론』은 권력과 정치에 관한 냉정한 책으로 유명합니다. 왜 그렇게 현실주의적 관점을 택하셨나요?
나는 정치가 이상적으로 어떠해야 하는지를 말하기보다,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히고자 했다. 정치 현실은 선의만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권력은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 속에서 유지된다. 군주에게 공허한 도덕을 가르치는 대신, 권력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 실제 원리를 기록하는 것이 국가를 이해하고 지키는데 더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이상적 군주상은 무엇입니까? 선한 통치자입니까, 강한 통치자입니까?
이상적인 군주는 선함과 강함을 모두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을 받는 편이 더 안전하다. 인간은 변덕스럽고 이익 앞에서 쉽게 배신하지만, 두려움은 행동을 제어한다. 다만 이는 잔혹함을 의미하지 않으며, 통치의 안정성을 위한 현실적 판단이다.

많은 이들이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을 받는 것이 더 안전하다.” 이 구절을 ‘무조건적인 폭력’으로 오해합니다. 정말로 군주는 두려움만 주어야 합니까?
나는 군주가 무조건 폭력을 사용하라고 말한 적이 없다. 두려움은 필요하지만, 증오를 사서는 안 된다. 잔혹함은 질서를 세우기 위한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무분별한 폭력은 오히려 권력을 위태롭게 만든다. 군주의 목적은 공포 정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안정과 질서의 확립이다.

『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로 ‘포르투나(Fortuna)’와 ‘비르투(Virtù)’를 강조합니다. 이 둘은 어떤 관계입니까?
포르투나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운명과 우연을 뜻한다. 반면 비르투는 군주의 역량, 결단력,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이다. 운명은 범람하는 강과 같지만, 비르투를 갖춘 군주는 제방을 쌓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즉, 준비와 능동적 행동을 통해 운명의 변덕을 극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를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입니까?
국가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군대다. 군주는 반드시 자신의 군대를 가져야 한다. 용병이나 지원군에 의존하면 권력은 타인의 이해관계에 흔들린다. 군사력은 단순한 무력이 아니라 정치적 독립성과 통치 안정의 근간이며, 모든 권력의 기초라 할 수 있다.

책 말미에서 이탈리아 해방을 촉구하셨습니다. 『군주론』이 단순한 권력 지침서가 아니라는 뜻인가요?
『군주론』은 개인의 권력 욕망을 위한 책이 아니다. 나는 분열된 이탈리아가 외세의 침략 속에서 고통받는 현실을 보았고, 이를 극복할 강력한 지도자의 등장을 바랐다. 이 책은 냉정한 권력 분석을 통해 국가를 재건하고 통합하려는 실천적 제안이었다.

마지막으로, 시대가 바뀐 지금도 『군주론』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의 본성과 정치의 기본 논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권력의 형태는 변했지만, 지도자는 여전히 현실을 직시해야 하며 변화에 대응할 비르투를 갖춰야 한다. 또한 두려움과 지지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통치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군주론』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군주론』은 오늘날 기업 경영자에게도 유효한 현실적 리더십의 교과서다. 경영자는 이상적 비전만이 아니라 시장과 경쟁의 실제 구조를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신속하고 책임 있는 결단력과 실행력이 조직의 생존을 좌우한다. 리더는 두려움으로 통제하기보다 공정하고 일관된 기준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하며, 불필요한 갈등으로 증오를 사는 일을 피해야 한다. 또한 외부 자원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말고 내부 인재와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끝으로 예기치 못한 위기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하고, 초기에는 단호하게 질서를 세운 뒤 지속적인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경영의 핵심이다.   
황춘식
M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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