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륜차 산업의 거대 공룡 중 하나인 존센 (Zonsen)이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 ‘사이클론(Cyclone)’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의 판도를 흔들 준비를 마쳤다.
존센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EICMA 2025에서 리터급 플래그십부터 입문형 바이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차세대 이륜차 라인업을 공개하며, 유럽 시장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대배기량 자체 엔진, 첨단 전자장비, 유럽형 스타일링, 글로벌 론칭 로드맵을 갖춘 차세대 모델군은 존센이 단순 저가 이륜차 시장에서 벗어나 기술·디자인·브랜드 스토리로 승부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으며, 단순한 가성비 제조사가 아니라 첨단 기술을 갖춘 풀 라인업 브랜드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올해 존센 부스(A80)은 어드벤처, 네이키드, 바버, 스쿠터, 입문용 크루저 등 폭넓은 세그먼트를 아우르며 관람객의 시선을 모았다.
리터급 플래그십과 자체 엔진 완성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대배기량 기술의 자립이다. 사이클론은 외부 라이선스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파워트레인 포트폴리오를 완성 단계로 끌어올렸음을 증명했다.
고성능 플래그십 네이키드 바이크인 RA1000은 지난 2021년 콘셉트 모델 공개 이후 4년 만에 양산형으로 등장했으며, 사이클론 라인업의 정점에 자리한 모델이다. 핵심은 자체 개발한 약 996cc 수랭 트윈 엔진으로, 최고출력 107마력(9,000rpm)과 95Nm(6,500rpm)의 토크를 발휘하며 최고속도는 235km/h에 달한다. 대형 배기량과 롱휠베이스의 전형적인 크루저 문법을 따르면서도 보쉬(Bosch)의 ABS, TCS(트랙션 컨트롤)와 6인치 TFT 계기판 등 최신 전자장비를 대거 투입해 유럽·일본의 경쟁 모델을 정조준했다.
퍼포먼스와 입문자 모두 노린 어드벤처
사이클론은 어드벤처 시장을 ‘퍼포먼스’와 ‘진입 장벽 완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공략한다.
RX600은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최우선으로 설계된 모델이다. 신형 550cc 수랭 트윈 엔진을 심장으로 삼고, 강성 높은 강철 프레임과 긴 트래블의 고성능 서스펜션을 조합했다. 레이싱 DNA가 담긴 디자인에 ABS와 TCS를 기본 적용하여, 오프로드의 재미와 투어링의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다목적성을 확보했다.
헤리티지와 모던의 결합
RA600은 RX600과 동일한 550cc 트윈 엔진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장르적으로는 정통 바버 스타일을 지향한다. 올블랙 바디와 독창적인 포크 디자인으로 헤리티지 감성을 살렸으며, ABS와 TCS 등 전자제어 안전 장비를 탑재해 안정성을 높였다.
RA125 Plus는 입문자와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전략 모델이다. 강화된 유로5+ 규제를 충족하는 125cc 단기통 엔진을 얹었으며, 인체공학적 포지션 개선을 통해 편안함을 극대화했다. 원형 LED 계기판과 헤드라이트, 알루미늄 디테일로 고급감을 더하고 ABS를 적용해 엔트리급의 품질 기준을 상향 평준화했다.
영리하게 진화한 도심 모빌리티
RT1은 도심 이동에 최적화된 모델로, 완전히 새로 개발된 수랭 2밸브 엔진과 보쉬 ECU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존센의 독자 기술인 HSC(Handling & Stability Control) 시스템과 공기역학적 설계가 적용되어 도심 및 외곽 주행 시 뛰어난 안정성을 제공한다.
RT5 유럽의 GT 스쿠터 시장을 겨냥한 쿼터급 맥시 스쿠터 모델이다. 25마력의 넉넉한 출력과 17L 대용량 연료탱크를 탑재해 1회 주유 시 최대 55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시티 커뮤터와 장거리 투어러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구성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시장, MBK모터스 통해 ‘신뢰 프로세스’ 가동
EICMA 2025에서 확인된 사이클론의 변화는 명확하다. ‘Cyclone–Zonsen–그룹’으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구조를 통해 저가 이미지를 걷어내고, 첨단 전자장비와 고성능 엔진으로 무장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