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식] 자동차 운전자 5%만 이륜차로 바꿔도 38억 유로 절감

M스토리 입력 2025.12.01 16:16 조회수 35 0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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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모터사이클 업계가 도심 교통난과 환경 문제의 해법으로 '이륜차(L-카테고리)'의 경제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협회(ANCMA)와 유럽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협회(ACEM)는 최근 밀라노국제모터사이클박람회(EICMA)에서 3년 연속으로 ‘도시 이동성의 적정 규모화(Rightsizing Urban Mobility)’ 콘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정책 입안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오는 2027년부터 유럽 주요 도시에서 시행될 ‘지속 가능한 도시 이동성 계획(SUMP)’에 대비해, L-카테고리(이륜차 및 초소형 전기차 등) 차량의 역할 확대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패러다임의 전환…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토론의 포문을 연 TRT 트라스포티 에 테리토리오(TRT Trasporti e Territorio)의 소피아 페친 도시모빌리티컨설턴트는 현재의 도시 계획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지적했다. 그는 “접근성, 기능성, 청정성을 갖춘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자동차 중심 계획 도구로는 불가능하다”며 “사람 중심의 모빌리티로의 명확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곧 덩치 큰 자동차 대신, 기동성 좋은 이륜차가 도심 이동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는 ‘적정 규모화’ 논리와 직결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증명한 이륜차의 경제적 가치
이번 콘퍼런스의 핵심은 이륜차의 경제성을 입증할 강력한 데이터의 등장이었다. 안토니오 페를로트 ACEM 사무총장은 2026년 초 발간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선공개하며 이륜차의 경제적 효용성을 숫자로 증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이륜차 이용자들은 자동차 이용 대비 연간 약 2,560만 일의 통근 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잠재적 효과다.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인구의 단 5%만 이륜차로 전환하더라도 추가로 2,800만 일의 시간 절약과 약 38억 유로(한화 약 5조 6천억 원)의 비용 절감, 연간 3억 800만 유로(약 4,500억 원)의 배출가스 저감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리를 명분으로 EU 정치인과 관료 설득
콘퍼런스 현장의 메시지는 명료했다. 모터사이클은 단순한 취미 도구나 틈새시장(niche) 상품이 아니라, 더 깨끗하고 빠른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과소평가된 지름길(underused shortcut)’이라는 것이다.

업계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손잡고 경제적 효과 분석에 집중한 것은 고도의 대정부 로비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륜차 사용을 확대하면 EU가 38억 유로를 아낄 수 있다는 재정적 논리는 예산을 다루는 관료와 정치인들을 설득할 가장 확실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이륜차 산업은 이제 '타는 즐거움'을 넘어 '도시를 살리는 경제적 도구'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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