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와 홍천군 홍천 라이더스데이 개최하며 지역과 라이더 상생 모델 구축

M스토리 입력 2025.11.17 16:10 조회수 680 0 프린트
 

강원도 홍천을 관통하는 44번 국도는 수도권 라이더들이 강원도를 가는 길에 한번쯤 지나본 길이 것이다. 서울과 강원 양양, 속초로 이어지는 관문이자, 국도임에도 자동차전용도로처럼 길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천군 입장에서 라이더는 그저 굉음만을 남기고  ‘스쳐 지나가는’ 존재들이었다. 그랬던 홍천군이 라이더를 지역 경제의 동반자이자 귀한 손님으로 맞이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월 1일, 강원 홍천군 늘푸름한우프라자 일대에서 열린 ‘제1회 홍천라이더스데이’는 라이더와 지역 사회가 어떻게 손을 잡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현장이었다.
 
홍천군 지나치던 라이더, 이제는 머물다 가세요
 
이날 행사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500여 명의 라이더가 집결했다. 이번 행사는 특정 모터사이클 브랜드가 아닌, 라이더 커뮤니티(MK네트워크·리버티어드벤쳐투어)가 주최하고 홍천군이 후원하는 상생 모델로 기획됐다.

현장에서 만난 신영재 홍천군수는 이번 행사의 취지를 명확히 밝혔다. 그는 “홍천의 많은 라이더들이 오가지만, 대부분 지나가는 곳으로만 여길 뿐 머무르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신 군수는 “라이더들이 자주 이용하는 44번 국도변에 라이더 쉼터를 조성하려다 무산된 적도 있었지만, 오늘 행사를 보니 라이더를 통한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확신이 든다”고 강조했다.

홍천군은 이번 행사를 위해 군 소유 부지를 주차장으로 내어주고, 홍천문화재단을 통해 무대와 음향, 홍보 부스를 지원했다. 신 군수의 말처럼 “생활의 여유가 있고 소비에 인색하지 않은” 라이더들을 지역 축제의 주인공으로 초대한 것이다.
 
지역 상권의 화답 “한우 드시고, 또 오시면 커피 무료”
라이더들의 방문에 지역 상권도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행사가 열린 ‘늘푸름한우프라자’는 홍천한우를 알리기 위해 홍천군 200여 한우 농가가 모여 운영하는 식당이다. 이곳은 행사 당일 라이더들에게 식사 메뉴를 30% 할인 제공했다.

늘푸름한우프라자 대표는 “수익 사업이라기보다 홍천 한우를 알리기 위해 동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축제를 계기로 앞으로 라이더분들이 매장을 찾아 식사를 하신다면 커피를 무료로 대접하겠다”고 약속했다. 라이더를 단순한 1회성 방문객이 아닌, 지속적인 잠재 고객으로 인식하고 ‘단골’로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다.
 
브랜드가 아닌 ‘라이더’가 주인이 된 축제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핵심은 ‘주체성’이다. 기존 모터사이클 행사가 대형 제조사의 신차 홍보 위주였다면, 이번 행사는 라이더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즐기는 자리였다.

행사를 주최한 엠케이네트워크 이의택 대표는 “라이더끼리 힘을 모아 우리만의 행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내년에는 시승 행사 등 콘텐츠를 보강해 라이더들이 더 즐길 수 있는 질 높은 행사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행사는 소박했지만 진정성이 있었다. 라이더들은 교통 안전 수칙을 공유하고 서명했으며, 라이더 권익 이슈를 공유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최근 달성된 ‘이륜차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허용 국민청원 5만 명 달성’을 자축하고, 스스로 라이더 권익 향상에 앞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청원팀으로 활동한 프로레슬러 김남훈 씨는 무대에 올라 “우리는 자동차 운전자와 똑같이 세금을 내는 국민”이라며 “국회의원들이 입법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라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제의 장이자, 권익을 외치는 광장이 된 셈이다.
 
상생의 씨앗, 정례화로 이어질까
경품 행사에서는 스즈키 버그만 125를 비롯해 이륜차 업계에서 제공한 이륜차 관련 용품과 홍천군이 정성스럽게 마련한 특산물이 대거 제공되며 축제의 분위기를 더했다. 행사가 끝난 후 라이더들은 인근에서 진행된 홍천 인삼·한우 명품축제와 사과축제를 연달아 방문했다. 자연스럽게 지역 소비와 관광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된 것이다.

‘2025 홍천라이더스데이’는 라이더들에게는 ‘환대받는 휴식처’를, 지역 사회에는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했다.
홍천군 관계자는 “민간이 주관하고 관이 후원하는 협력 모델로서, 앞으로도 상생형 관광 콘텐츠를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도로 위를 달리는 라이더들이 지역 깊숙이 스며들 때, 어떤 시너지가 나는지를 홍천은 증명했다. 라이더와 지역의 상생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전국의 지자체와 라이더들에게 새로운 문화적 해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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