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소식] 폴라리스, 인디언 모터사이클 매각... 사모펀드 손에 넘어가

M스토리 입력 2025.11.03 15:28 조회수 129 0 프린트
 

폴라리스가 지난 10월 13일 미국의 역사적인 모터사이클 브랜드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사모펀드 ‘캐롤우드 LP’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2011년 폴라리스에 인수된 후 화려하게 부활하며 할리데이비슨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했던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다시 한번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번 매각은 단순한 소유권 이전을 넘어 아메리칸 크루저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로의 매각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과연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폴라리스는 왜 매각했나?
폴라리스가 밝힌 매각의 가장 큰 이유는 선택과 집중이다. 폴라리스에 따르면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폴라리스 전체 매출의 약 7%를 차지한다. 업계 분석가들은 이 수치를 근거로 폴라리스가 핵심 사업인 오프로드 차량(ORV)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투입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폴라리스는 인디언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과 역량을 핵심 사업에 쏟아부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새 주인 ‘캐롤우드 LP’, 우려와 기대
새로운 주인인 캐롤우드 LP는 2014년 설립된 사모펀드다. 이들의 기존 포트폴리오가 부동산, 레스토랑, 미디어 등으로 모터사이클 산업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일부 라이더와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캐롤우드는 내부 서한을 통해 인디언 모터사이클을 자사의 ‘플래그십 컴퍼니’로 삼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또한 “상징적인 브랜드를 인수해 독립 회사로서 번창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자신들의 투자 철학을 강조하며, 인디언 모터사이클에 필요한 독립성, 자원, 집중력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사모펀드가 모터사이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사례도 있다. 1996년, 이탈리아의 두카티는 카지바 산하에서 경영난에 허덕이다 사모펀드인 텍사스 퍼시픽 그룹(TPG)에 매각되었다. TPG는 적극적인 투자와 경영 개선을 통해 두카티를 회생시켰고, 이는 훗날 폭스바겐 그룹에 성공적으로 매각되는 발판이 되었다. 인디언 모터사이클 역시 이와 같은 성공 방정식을 따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할리데이비슨 출신’ CEO, 경쟁 격화 예고
가장 극적인 변화는 새로운 리더십이다. 캐롤우드는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새 CEO로 마이크 케네디(Mike Kennedy)를 내정했다. 그는 26년간 할리데이비슨에서 근무하며 부사장 겸 미주 총괄 디렉터를 역임한 인물이다. 이후 반스 앤 하인스(Vance & Hines), 럼블온(RumbleOn) 등에서 CEO를 지내며 경영자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평생의 라이벌이었던 할리데이비슨의 핵심 임원이 이제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선장이 되어 친정과 직접 경쟁하게 된 것이다. 최근 폴라리스와 캐롤우드가 딜러들에게 보낸 서한에는 “최대의 경쟁자(할리데이비슨)와의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는 표현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 아메리칸 크루저 브랜드 간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경쟁 심화와 혁신 가속 기대
폴라리스 자회사로 있을 때와 달리 모터사이클 사업에만 집중하는 단일 비전(singular vision)과 할리데이비슨을 속속들이 아는 CEO의 지휘 아래,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더욱 공격적인 신모델 개발과 마케팅에 나설 것이다. 이는 할리데이비슨을 자극해 R&D 투자를 늘리게 하고, 결국 아메리칸 크루저 시장 전체의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다.

경쟁 심화는 라이더들에게 더 매력적인 성능과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 정책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또한, 딜러들에게 “중단 없는 평소와 같은 비즈니스(business as usual)”를 약속한 만큼, 기존 오너나 구매 예정자들의 서비스, 부품 수급, 보증 등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또한, 캐롤우드와 폴라리스는 딜러들에게 곧 다가올 ‘인디언 모터사이클 125주년 기념’과 ‘2026년 신모델’ 출시 계획을 알렸다. 이는 새로운 소유주 역시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유구한 역사와 헤리티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를 마케팅과 브랜딩에 적극 활용할 것임을 시사한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인디언 모터사이클
폴라리스의 인디언 모터사이클 매각은 불확실성의 시작이 아닌, 제2의 도약을 위한 전략적 전환점일 수 있다. 두카티의 부활이라는 긍정적인 선례와 경쟁사를 속속들이 아는 새로운 CEO의 리더십, 그리고 모터사이클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독립성은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아메리칸 크루저 시장의 진정한 왕좌의 게임이 시작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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