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숨결과 인디언의 고동, 더 헤리티지 투어 성료

M스토리 입력 2025.10.01 09:59 조회수 14 0 프린트
 

가을 문턱의 흐린 하늘도 라이더들의 열정을 가로막을 수는 없었다. 9월 20일, 충남 부여에서 인디언 모터사이클 코리아가 주최한 ‘더 헤리티지 투어’가 성대한 막을 올렸다. 전국에서 모여든 100여 명의 라이더들은 단순히 엔진을 울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품은 땅 위에서 새로운 모터사이클 문화의 지평을 열기 위해 모였다.

인디언의 고동 소리와 역사의 숨결이 공존하는 길
부여는 단순한 목적지가 아니었다. 백제의 숨결이 깃든 도시이자,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이른 아침, 구름 낀 하늘 아래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라이더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시동과 함께 울려 퍼진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굵직한 배기음은, 곧 백제의 고요한 풍경 속에 녹아들며 장엄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수십 대의 모터사이클이 역사적인 고도를 가로지르는 장면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순간처럼 느껴졌다.

많은 라이딩 투어가 단순한 주행에 그친다. 그러나 ‘더 헤리티지 투어’는 달랐다. 길 위에서 역사를 만지고, 문화 속에서 라이더들의 교감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달리고, 배우고, 함께하는 여정
 
투어의 여정은 라이딩에만 머물지 않았다. 부여의 정갈한 한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한 참가자들은 백제기와문화관에서 퀴즈와 보물찾기 같은 레크리에이션으로 한층 가까워졌다. 웃음소리와 환호가 가득한 순간, 모터사이클이라는 공통의 언어가 사람과 사람을 잇는 힘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레 드러났다.

이후에는 전문 가이드의 해설과 함께 정림사지 5층 석탑 등 부여의 대표 유적지를 탐방했다. 엔진 소리 대신 해설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역사의 숨결을 따라 걸은 시간은, 라이더들에게 색다른 울림을 남겼다. 단순한 달리기가 아니라, 달리며 배우고 나누는 경험 그것이 이번 투어의 진정한 의미였다.

상생의 품격, 라이더가 남긴 발자취
오후에는 조금 특별한 일정이 이어졌다. ‘비단가람온길 에코-플로깅’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학생과 주민들과 함께 환경 정화 활동을 펼친 것이다. 검은 가죽 재킷을 벗고 집게와 봉투를 든 라이더들의 모습은, 흔히 떠올리는 모터사이클 문화의 이미지와는 달랐다. 하지만 바로 그 낯선 장면이 이번 투어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참가자 김의 씨는 “직접 몸을 움직여 땀 흘리는 활동이 참신하고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규암면에서 열린 ‘2025 근대역사문화축제’에 함께하며 지역 주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참가자 조화석 씨는 “박물관을 관람하며 백제의 역사를 새롭게 알게 되었고, 봉사활동과 축제를 통해 지역에 기여할 수 있어 더욱 보람찼다”고 전했다.

모터사이클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라이딩 문화, 새로운 지평을 열다
이번 투어의 참가자 전원에게는 한정 기념 핀, 부여 시그니처 바람막이, 친환경 큐 클립프 백이 제공됐다. 작은 기념품 하나하나에도 이번 여정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더 헤리티지 투어’는 그저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니었다. 라이딩과 역사, 환경과 상생을 하나의 축제로 엮어낸 새로운 문화 콘텐츠였다. 엔진의 고동과 함께 시작된 여정은 결국 사람과 역사, 그리고 자연을 잇는 가교로 완성되었다.

부여에서 시작된 이 특별한 경험은 앞으로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한국에서 펼쳐갈 새로운 문화의 서막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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