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수(정우)와 철진(지승현)은 자미원에서 같이 자란 친구 사이이다. 희수는 부산 변두리의 작은 포구 “구암”이라는 곳에서 손영감(김갑수)의 사냥개 역할을 하면서 사채를 통하여 도박을 하고 사채에 시달리면서 푼돈이나 얻어쓰는 따분한 나날을 보낸다. 반면 철진은 영도파의 남회장 밑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며 승승장구하는 삶으로 그려진다.
노태우 정권 막바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밤의 거리를 활보하던 친구들을 정리하자 항구를 통하여 각종 밀무역 및 마약류를 거래할 수 없었던 남회장은 구암이라는 작은 포구를 차지하고자 한다. 이에 남회장의 에이스 철진은 차마 자미원에서 같이 자란 희수를 정리할수 없어 고민에 빠진다. 또한 희수도 철진을 붙잡긴 했지만 같은 마음인지라 철진을 그냥 놓아주고 만다. 둘중 누구 하나는 죽어야 게임이 끝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끝끝내 둘은 우정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영도파 남회장이 “희수 니는 무엇을 지키고 싶냐”라고 묻자 희수는 “예전에는 지키고 싶었던게 있었던거 같은데 하도 더럽게 살다보니 이제는 잘모르겠습니다.”라고 말하고는 용강에게서 선물받은 권총으로 남회장에게 방아쇠를 당겨버린다. 이내 총구는 천회장에게 겨누어진다. 희수와 천회장은 향후 10년간은 서로의 뒷통수에 총구를 겨누지 않기로 약속하며 천회장은 남회장을 뒷처리한다. 마지막 한발은 철진에게 겨누며 다음 생에는 좋은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라고 말하자 철진은 아버지는 힘이 약하다는 말을 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일을 마무리하고 천회장은 묻는다. 왜 하필 자기와 손을 잡냐고.

그러자 희수는 누가 그럽디다. 세상에는 멋진놈이 살아남는게 아니라 씨X놈이 살아남는거라고 이바닥 최고 씨X놈이 천회장님 아니냐고. 구암의 “만리장” 주인이 된 희수는 손영감의 조카 도다리를 처리하자는 부하의 권유에도 마지막 핏줄은 남겨두자고 거절을 한 채 백사장의 바다를 바라보며 걸어간다. 친구도 사랑하는 사람도 모두 잃은채 외롭고 고뇌스로운 눈물을 흘리며 영화는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