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여름 막바지 충주 투어

M스토리 입력 2026.09.16 15:06 조회수 10,930 0 프린트
 

이번 여름은 덥기는 했지만 돌아보면 건조해서 견딜 만했고, 간혹 폭우가 오기는 했어도 장마가 길게 지속되지도 않아서 의외로 무던하게 지나간 듯 하다. 이제 벌써 아침 저녁은 선선하고 한낮도 온도계가 가리키는 숫자보다 체감온도가 덜 부담스러운 계절이 되었다. 이제 본격 바이크 시즌인 것이다.  

많은 라이더 분들도 그랬겠지만 열정과 혈기가 뻗치던 5년전(?)만 해도 날씨는 아랑곳 하지 않고 장거리투어를 훌쩍 떠나던 나도 언제부턴가 왠지 너무 더운 한여름 시즌은 근거리 투어 중심으로 살살 돌아다니며 지내게 되었고, 한달에 한 번 정도씩 속초 등으로 450km 이상의 장거리 투어를 다녀왔을 뿐이다. 다행히 8월 중순부터는 달리기만 하면 더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날씨가 되면서 투어 거리를 늘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 편에서는 풀린 날씨(?)를 기뻐하며 다녀 온 충주투어를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충주는 가는 길도 다양하고, 중간에 경유지에 따라서 다양한 코스를 짜기 좋은 곳이라 고민이 있었다. 아무튼 이번엔 되도록 정체가 없는 구간으로 더위를 주행풍으로 날려보내며 달릴 수 있는 구간들로 구성했다. 판교에서 출발해서 이천 최미자소머리국밥에서 오랜만에 국밥으로 든든히 요기를 하고, 게으른악어를 거쳐 충주호를 돌아 석불역을 지나서, 최근에 생긴 대규모 라이더 카페인 레이지알피엠에서 휴식 후에 복귀하는 대략 350km 거리에 7시간 정도의 순수 라이딩 시간이 소요되는 코스다. 거리는 제법 되지만 차량정체가 심하지 않아 평균속도 50km/h 내외가 확보가능한 코스라 시원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충주호 북편에 있는 수많은 임도들에 들어갈까 싶기도 했지만 그러다가는 시간이 많이 지체될 수 있어서 충주호 인근 임도는 가을에 따로 다녀오기로 하고 시원하게 건너뛰었다. 그렇긴 해도, 혹시나 중간에 길지 않은 비포장이 보이면 살짝 들어갔다 올 생각으로 무거운 할리 로드글라이드가 아닌 가벼운 트라이엄프 스크램블러400X를 타고 다녀왔는데 스크램블러는 배기량은 크지 않지만 속도에 대해서 크게 욕심만 안부리면 중장거리 투어도 무난하고, 무거운 바이크가 선뜻 들어가지 못할 비포장도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다재다능한 바이크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나도 이제 10년간 대략 25만km를 바이크로 주행하면서 라이딩 성향이 점점 느긋한 방향으로 변해가는 걸 느끼게 된다. 예전에는 무심하게 지나치던 풍경도 요즘은 좀 더 느긋하게 달리면서 멋진 경치에는 잠시 서서 감상하기도 하고, 샛길이 보이면 탐사(?) 차원에서 들이밀어 보기도 한다(이미  많은 곳을 다녀서 여러 번 본 풍경은 새롭지 않아 그럴지도 모른다).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들른 최미자소머리국밥은 20여년 전부터 다니던 식당이라 그 사이에 지점도 생기고, 이전도 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고, 무엇보다 가격이 예전에 비하면 몇배가 올랐다. 기본 국밥이 1.5만원, 특국밥은 1.8만원이라 예전 5~6천원하던 시절은 빨리 잊어야겠다(그땐 수육도 2만원 정도였다). 그래도 양은 섭섭하지 않아 다행이다.  

요기를 마친 후 충주호로 출발.  나는 게으른악어가 있는 충주호 남단보다 북단의 오솔길을 더 좋아하지만, 그래도 충주까지 가서 시원하게 달리는 남측 호반도로를 빼먹고 오기는 아쉬워서 오랜만(?)에 게으른악어에 들려서 잠시 휴식 후에 북단으로 넘어가 한바퀴를 돌았다. 얼마 전에 인스타 지인이 다녀온 석불역도 궁금해서 들려보니 자주 지나던 길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이었다(그동안 경주마처럼 얼마나 앞만 보고 달렸나 싶다). 딱히 볼 것은 없지만 석불역 자체로 사진을 찍기는 괜찮은 포토스팟이었다. 

다음 경유지는 최근에 생긴 대규모 라이더카페인 레이지알피엠 카페다. 별다른 기대없이 사진 몇 장만 보고 들려본 카페인데 그 규모에 놀랐다. 라이더카페로는 보기 드문 대형카페겸 라이더 관련 서비스(카페, 게임장, 바이크연습장, 중고바이크매매, 바이크대여 등)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라이더 테마파크에 가깝더라. 눈 똥그래져서 구경을 하다 보니 어느덧 퇴근시간의 정체가 가까워져서 얼른 채비를 하고 후다닥 복귀.  아슬아슬하게 퇴근시간 본격 시작 전에 무사귀환에 성공했다. 

나는 이번 여름을 지내면서 또 병이 도져서 미들급(900cc 내외라 미들급이라 하기도 애매하다) 어드벤처 바이크에 다시 눈이 돌아가고 있는데, 이러다가 연말이나 내년 초 즈음에 뭔가 일을 저지르지 싶다. 예전에 자전거에 빠졌을 때도 하드테일MTB로 시작해서 풀카본 올마운틴MTB, 경기용 로드바이크까지 기추했던 기억이 스멀스멀 나면서 살짝 불길하다 (하지만… 할리 투어링, 쿼터급 스크램블러, 준리터급 어드벤처바이크는 아름다운 조합이기는 하다고 생각한다. 생각만 해야하려나?)

독자 여러분도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기추와 기변의 행복한 꿈과, 바이크 장르를 넘나드는 라이딩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하시면서 여름을 마무리를 지으시기를 바란다.   

투어 중에 들러 볼 만한 곳
 
게으른악어(충북 충주시 살미면 월악로 927)
충주호 남단의 악어섬 앞에 위치한 대형카페다. 악어섬을 조망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고, 바이크를 세워 두기도 좋고, 악어섬을 바라보며 끓여 먹는 라면도 별미다(단, 한여름에는 덥다). 오너가 라이더이기도 해서 라이더를 배려한 흔적이 많고 벚꽃과 단풍시즌엔 더 멋진 곳이다.
 
 
석불역 중앙선(경기 양평군 지평면 망미리 1319-2)
중앙선을 개통하면서 기존 석불역(지금은 폐역이다)를 옮긴 역이다. 굳이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지평을 지난다면 한번쯤 들려볼 만 하다.
 
 
레이지알피엠(경기 광주시 초월읍 용수길 200-22)
Ride, Play, Meet이라는 카페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라이더와 관련된 서비스가 총망라된 복합공간이다. 1층은 카페, 게임존(레이싱게임과 RC카 체험장까지 있다), 2층은 중고바이크 전시/판매공간이며, 건물 바로 옆은 바이크 임대서비스와 바이크 주행연습장(?)까지 있는 대규모 라이더 테마파크다. 외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 진입로가 야간에는 뵈는게 없으니 가급적 낮에 방문을 추천한다. 
 
 장준영
M스토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