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도가 오는 2035년부터 도쿄도 내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사실상 중단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일본 이륜차 업계도 전기이륜차 시대에 대비한 정비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의 핵심이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안전한 정비 체계와 전문 기술인력 확보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쿄 오토바이 협동조합(AJ도쿄)과 도쿄도 자동차정비진흥회 이륜자동차지부는 지난 5월 14일 'EV 오토바이 정비 환경 추진위원회(이하 EV 정비위원회)'를 공동 설립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에 대응해 정비 기술과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행정기관과 업계가 협력하는 전동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동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정비 환경부터 준비해야"
EV 정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은 AJ도쿄 부이사장 오가와 이사오(小川功委)는 전동화 시대에 대비한 정비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전기이륜차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면서도 "판매와 정비 현장에서는 고전압 시스템에 대한 지식과 기술 습득, 정비 설비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AJ도쿄와 도쿄도 자동차정비진흥회 이륜자동차지부가 업계 전체의 관점에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전동화 속도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차량의 전동화 자체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내연기관과 전기이륜차 모두 대응하는 '멀티 패스웨이' 구축
EV 정비위원회는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를 예상하면서도 내연기관 이륜차와 전기이륜차를 모두 지원할 수 있는 '멀티 패스웨이' 기반 구축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전기이륜차는 모터와 배터리, VCU 등 전기·전자 시스템이 중심이 되는 만큼 기존 내연기관 이륜차와는 전혀 다른 정비 기술과 장비가 요구된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를 다루기 위한 안전관리 체계와 전문 교육은 전기이륜차 정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위원회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비 기술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을 추진한다.
행정·배터리 교환 기업과 협력 확대
위원회는 도쿄도 산업노동국과 협력해 전동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이를 향후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배터리 교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기업과의 협력도 추진된다.
오가와 위원장은 "올가을 AJ도쿄 주관으로 '전기자동차 등의 정비 업무 특별교육'을 실시할 예정" 이라며 "배터리 교환 플랫폼 기업인 가차코(Gachaco)와도 협력해 전기이륜차 보조금과 시장 현황, 현장의 과제 등을 지속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판매업체와 정비업체, 배터리 교환 사업자, 행정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전동화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도쿄도, 차량·충전기 보조금 확대
도쿄도는 전기이륜차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구매 지원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도쿄도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클린에너지자동차(CEV) 보조금과 별도로 차량 구매와 충전기 설치에 대한 추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지원 제도가 더 많은 이륜차 판매점으로 확산될 경우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전기이륜차 보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판매'보다 중요한 것은 정비 생태계
이번 EV 정비위원회 출범은 일본 이륜차 업계가 전동화를 단순히 신차 판매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의 변화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판매뿐 아니라 전문 정비 기술, 전문 인력 양성, 고전압 안전교육, 행정과 업계 간 협력체계가 함께 구축돼야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전동화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정비 기반 마련에 업계와 행정이 공동으로 나섰다는 점은 전기이륜차 보급 확대를 추진하는 국가와 지역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