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륜차도 공용 전기차 충전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우재준(국민의힘‧대구북구갑) 의원이 지난 9월 2일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친환경자동차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범위에 전기이륜차를 포함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구축·운영하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을 전기이륜차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친환경자동차법은 전기자동차, 태양광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 등을 환경친화적 자동차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이륜차는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전기이륜차 보급사업을 통해 보급되는 차량임에도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른 충전 인프라 이용 등에서는 제도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기이륜차 전기차 충전소 사용 기술적으로는 가능한데, 법적으로는 이용 금지
문제는 기술과 제도의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일부 전기이륜차는 전기자동차와 동일한 AC 5핀(J1772) 방식의 충전 규격을 사용한다. BMW모토라드 CE 04, 맥모터스 몬스터S, 바스맨테크놀러지 Bee420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적으로는 전기차용 완속충전기를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현행법에서는 전기이륜차가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공용 완속충전기를 이용한 전기이륜차 운전자가 신고를 통해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례도 발생했다.
전기이륜차 업계와 사용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다. 내연기관과 전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자동차는 친환경자동차로 인정하면서,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며 보급하는 전기이륜차는 친환경자동차에서 제외하는 것은 제도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고성능 전기이륜차 확산… 충전 인프라가 새로운 과제
정부는 그동안 전기이륜차 보급과 함께 배터리 교환형 전기이륜차와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 확대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 번 충전으로 150~200km 수준을 주행할 수 있는 고용량 배터리 탑재 전기이륜차가 등장하면서 충전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고성능 전기이륜차 시장에서는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보다 차량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를 직접 충전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기이륜차 기술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지만 법과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시장이 커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현재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제한적인 예외만 마련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에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전기이륜차용 OBC 기술이 융합된 플러그인 충전시스템’ 임시허가 제61호를 받은 바스맨테크놀러지의 경우, 해당 OBC가 적용된 전기이륜차에 한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공용 완속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용 가능한 시설은 공공기관 등이 개방형으로 운영하는 충전시설 가운데 지상에 설치되고 3기 이상이 운영되는 곳 등으로 제한된다.
개정안, 전기이륜차도 충전시설 이용 가능하도록
우 의원의 개정안은 이러한 제한을 법률 차원에서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기이륜차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이 개방한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충전 중에는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구역에 주차하는 것도 허용된다. 이는 전기이륜차 충전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개정안이 전기이륜차를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모든 정책 대상에 동일하게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구매 의무 대상에서는 전기이륜차를 제외했으며, 친환경차 전용주차구역 설치와 충전시설 보급·확대를 위한 국·공유재산 사용 허가 및 관련 이행강제금 등의 규정에서도 전기이륜차는 제외하도록 했다.
즉, 이번 개정안은 전기이륜차에 대한 친환경차 관련 지원제도를 전면 확대하기보다는 우선 기존 공용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정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기이륜차 시장에서는 이번 법안이 통과될 경우 충전 인프라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를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차량 자체의 충전 기술은 이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호환되는 수준까지 발전한 만큼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