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영 여행기] 초여름의 충남 서산투어

M스토리 입력 2026.07.01 15:47 조회수 2,287 0 프린트
충남 서산시 부석사 내부에 위치한 전통 형태의 다원인 도비산 다원.

이제 낮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초여름이다. 그나마 아침 저녁은 선선한 것이 다행이라 하겠다.

나는 초여름에 접어들어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부지런히 임도를 찾아다니고 있는데 이번엔 트라이엄프 카페 회원들과 다녀온 충남 서산 도비산 투어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나는 주로 동해안과 남해안을 선호해서 지금까지 충남 서산 인근은 남도로 가는 길에 충남 천북에서 굴구이를 먹는 정도가 거의 전부였기에 서산 인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이번 투어는 나를 포함한 세대의 스크램블러로 구성되었다.  함께 한 바이크들은 BMW의 알나인티 스크램블러, 트라이엄프의 스크램블러1200XE, 그리고 내 스크램블러400X로 모두 스크램블러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배기량과 서스펜션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는데 1200cc 라이더들이 배려해 준 덕분에 고속에서 상당히 불리한 내 400cc 스크램블러로도 매우 즐겁게 다녀왔다. 

이 날의 로드마스터는 BMW 알나인티 스크램블러를 타는 분이 이미 여러차례 다녀온 엄선된 코스를 봉사하는 마음으로 안내해 주어서 서산 한우목장을 비롯해서 부석사, 도비산, 연암산, 백월산 임도를 하루 종일 돌았다.  나는 이때까지 서산에도 부석사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내가 아는 부석사는 무량수전이 있는 경북 영주의 부석사 뿐이었다), 반지의 제왕도 아니고 ‘도비’산이라는게 있다는 것도 전혀 금시초문이라 그동안 무심하게 지나친 서산에 이런 매력이 있다는 걸 이날 알았다.

투어 총 거리는 판교를 기준으로 왕복은 대략 350km 정도로 50km 이상의 임도가 포함된 코스라 아침 7시반에 집을 나와 대략 오후 7시반까지 12시간 정도가 소요된 장시간의 투어였지만 임도가 말 그대로 ‘비단임도 (요새는 구겨진 비단도 비단임도라고 하는 분들이 많긴 하다)’라 안전하고 즐겁게 다녀올 수 있었다.
 
도비산 전망대.
우리 3인조는 화성 송라저수지에서 ‘접선’해서 출발.  세대 모두 듀얼타이어를 장착해서 가벼운 임도 정도는 무리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로드마스터의 미소로 시작. 서산까지는 포장도로로 빠르게 이동하며 아침은 당진의 우렁이박사에서 우렁쌈밥으로 해결하고 윈도우 바탕화면과 비슷한 분위기의 서산 한우목장을 지나 부석면 인근의 농로에서 임도 라이딩 능력 테스트(?)를 거친 후에 도비산을 싸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코스의 난이도는 서운리 임도 정도를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정도면 경치가 눈에 들어올 수 있는 비단임도로 도비산 전망대를 비롯해서 도비산을 한바퀴 돈 후에 부석사 앞에 위치한 도비산 다원에서 휴식을 취할 때까지 특별히 어려운 구간은 없었다.  살짝 우리를 테스트 해 보신 로드마스터가 다음 목적지는 백월산이라고 해서 혹시나 난이도를 훅 높이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거의 비슷한 난이도로 시원한 산속의 피톤치드를 만끽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돌 수 있었는데 아마도 경험 많은 로드마스터의 배려가 있었기에 경치가 눈에 들어온 것이 아닐까 싶다(내 경험은 같은 코스라도 주행속도를 10km만 높여도 달리는 경주마 마냥 시야는 급격히 좁아지더라). 

백월산까지 알차게 돌고 평택의 편의점에서 해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아쉬운 투어는 참 오랜만이었다. 또 가고 싶지만 당진, 서산, 홍성, 예산을 넘나들며 돌아다닌 탓에 코스가 복기되지 않아 혼자 갈 수 없는 점이 아쉽다. 다시 로드였던 오렌지님을 초빙해서 다녀와야 하겠다.

이번에 배기량이 세배 차이가 나는 스크램블러들과 함께 투어를 다녀와 보니, 역시 포장도로에서는 배기량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못 따라가는 것도 아니라 대배기량 스크램블러들이 살짝 배려해 주면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임도에서는 40~50kg이 가벼운 400X가 부담을 덜어줘서 더 즐거웠다(임도 경험이 풍부한 알나인티 스크램블러 라이더와 본격적인 오프로드 서스펜션을 가진 스크램블러1200XE 라이더의 배려가 없었다면 어려운 일이다).
 
서산한우목장
서산은 평야 지형이라 햇볕이 강할 때 피할 곳 없이 땡볕 아래에서 달려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뻥 뚫린 하늘 덕분에 드론을 날리기에 좋다는 점(물론, 산속 임도는 나무 사이로 달리기에 강원도 홍천과 다를 바 없다), 대부분의 산이 높지 않아 비교적 급경사가 아닌 부드러운 임도가 많다는 점, 차량이 적어서 느긋하게 또는 빠르게 내 페이스대로 달릴 수 있다는 점 정도가 강원도 투어와 달랐다.

바이크 라이프는 함께 하는 이들이 누구인가가 참 많은 영향을 미친다. 같은 장르의 바이크라면 금상첨화고, 비슷한 경험과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더욱 좋다는 것을 이번 투어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번 투어를 어드벤처 바이크들과 함께 했다면 어드벤처 라이더들은 답답했을 것이고, 스크램블러 라이더들은 따라가며 즐겁지 않았을 것이다(예전에 이포보에서 어드벤처 바이크와 달려보니 나보다 20km 이상은 빠른 속도로 날아다니더라).  무엇보다 경험 많고 배려심 깊은 로드마스터를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이런 분 만나면 점심을 대접해서라도 모시고 다니는 게 남는 일이다). 

독자 여러분들도 폭염을 피해서, 재미있고 안전하게, 흥미로운 코스를 지인들과 공유하며, 경치를 즐길 여유를 가지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시기를 바란다. 

서산 인근 들러볼 만한 포인트
우렁이박사(충남 당진시 신평면 도성리 499-11)
우렁된장찌게, 덕장, 쌈장을 세트로 쌈밥을 주로 하는 식당이다.  쌈밥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들려서 입맛에 맞는지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제법 있을 수 있지만 규모가 커서 빠르게 차례가 다가와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진 않는다.  무엇보다 가는 길에 지나치기 때문에 들르기에 편하다. 

도비산 다원(충남 서산시 부석면 부석사길 243)
부석사 초입에 있는 찻집이다. 부석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로 도비산 중턱에 위치하여 천수만과 간월도를 조망하고 있는데 최고의 명당자리에 위치한 찻집이라 들를 만 하다.  메인 메뉴는 쌍화차로 여름에 아이스 쌍화차를 마시며 누각에 앉아 있으면 세상 평화롭다. 
도비산 다원까지 바로 올라갈 수도 있지만 도비산을 크게 돌아 비단임도를 타고 도비산 전망대를 거쳐 다원으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바로 다원으로 가면 부석사 코스의 절반도 보지 못한 셈이기 때문이다.

서산한우목장(충남 서산시 운산면 태봉리)
서산 태봉리에 위치한 서산한우목장, 운수목장, 장선목장을 가로지르는 길이 멋지기에 추천하는 곳이다.  평창 양떼목장이 산기슭에 위치한 것과 달리 한우목장은 평원에 위치해서 딱 윈도우 바탕화면 느낌이다.  걸리적거리는 것이 없는 평야지대라 드론을 날리기도 좋다.
장준영
M스토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