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전시] 유영국 : 산은 내 안에 있다

M스토리 입력 2026.07.01 14:50 조회수 361 0 프린트
 

전시명 : 유영국 - 산은 내 안에 있다
전시기간 : 2026년 10월 25일까지
위치 : 서울시립미술관

어느 공간으로 가볼까 고민하던 중, 시원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에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았다. 마침 유영국 작가의 전시가 열리고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을 시작했다.

사실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작은 걱정이 앞섰다. 현대미술, 특히 추상화라는 장르가 내게는 다소 난해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편견 때문이었다. ‘작품의 의미를 반드시 해석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전시장 문을 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쾌적한 공간 구성과 세심한 동선 연출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이 정도 규모의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전시는 작가의 생애를 정리한 공간부터 시작되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과감한 색감이었다. ‘산은 내 안에 있다’라는 전시 제목을 접하고는 당연히 자연의 색을 기대했지만, 막상 마주한 캔버스에는 빨강, 파랑, 노랑 등 아주 선명하고 강렬한 원색들이 가득했다. 유영국 작가는 평생 산을 모티브로 작업했다고 하는데, 그가 그려낸 산들은 우리가 흔히 아는 풍경과는 달랐다. 멀리서 바라본 산의 존재를 기하학적인 형태로 재해석해 낸 작품을 보며, 작가가 산이라는 거대한 대상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자연스럽게 호기심이 일었다.

전시를 둘러보며 인상 깊었던 점은 그가 복잡하고 세세한 묘사 대신, 산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사계절’ 연작은 봄, 여름, 가을의 색채 위에 눈이 덮인 겨울의 형상까지 조화롭게 담아내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전시 중간에는 아티스트 RM이 소장한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가 어떤 시선으로 이 작품들을 바라보고 자신의 곁에 두고 싶어 했는지 상상해 보는 것 또한 이번 전시의 소소한 재미였다.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면 늘 ‘지금 가장 중요한 핵심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데, 유영국이 평생 산이라는 소재를 집요하게 탐구했던 과정이 마치 인생의 복잡한 것을 걷어내고 본질을 찾아가는 작업처럼 느껴졌다.                       
M스토리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