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륜차 230만 대 넘는데 전국 주차면은 1,334면... 과태료 부과 추진 논란

M스토리 입력 2026.07.01 14:43 조회수 360 0 프린트
 

경찰청이 이륜차 불법 주·정차에 대한 과태료 부과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륜차 이용자들이 "단속에 앞서 주차 인프라를 먼저 확충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이륜자동차실사용자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6월 24일 성명을 내고 "처벌보다 인프라가 먼저"라며 "실사용자가 법을 지킬 수 있는 환경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와 경찰청에 촉구했다.

다가오는 과태료 신설, “어디에 주차하란 말인가”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륜차 불법 주·정차에 대한 과태료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 6월 15일 열린 국가경찰위원회 제590회 회의에서 원안 의결됐으며, 이제 따라 같은 달 19일 입법예고 됐다. 입법예고가 마무리되면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시행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륜차 불법 주·정차 과태료는 △소방시설 주변 6만 원 △어린이보호구역 9만 원 △노인·장애인보호구역 6만 원 △그 외 지역 3만 원이 부과된다. 같은 장소에서 2시간 이상 위반이 지속될 경우 1만 원이 추가된다.

협회는 보행자 안전과 교통질서 확립이라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주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을 외면한 채 규제부터 강화하는 것은 근본적인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30만 대 등록됐는데 전용 주차면은 1,334면"
협회에 따르면 국내 등록 이륜차는 약 230만 대에 이르지만, 전국 이륜차 전용 주차면은 2022년 기준 1,334면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하면 주차면 1개당 약 1,700대 이상의 이륜차가 이용해야 하는 셈이다.

또한 상당수 공영주차장과 민간 주차장은 번호판 인식 문제나 안전 등을 이유로 이륜차 출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공동주택 역시 이륜차 주차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구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반면 일반 자동차는 건축물 신축 시 주차장 확보가 의무화돼 있어 전국적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주차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협회는 이를 두고 "이륜차 이용자에 대한 구조적인 인프라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생존권 흔들리는 배달노동자, 이동권 침해받는 일반 라이더
협회는 제도가 시행될 경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계층으로 배달 라이더를 꼽았다.

배달 업무 특성상 음식점이나 배송지 앞에서 수분간 정차하는 경우가 많아 단속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특히 '안전신문고' 앱을 통한 시민 신고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현장 단속 없이도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 일부 지자체의 단속 유예 정책과 관계없이 배달 종사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퇴근이나 레저 목적으로 이륜차를 이용하는 일반 사용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협회는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해 일상적인 이동조차 과태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이는 교통 혼잡 완화에 기여하는 이륜차 이용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불법 허용해 달라는 것 아냐… 현실적 대안 마련해야”
현재 부산시의 경우 1.5톤 이하 납품·택배차 15~30분 허용하고 있으며, 경기도의 경우 생계형 택배·소형화물차 도심 주·정차 허용 확대를 추진하는 등 일부 지자체는 물류와 여객의 특수성을 고려해 소형화물차나 택시의 단기 주·정차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협회는 하루 수백만 건의 배달을 수행하는 이륜차 역시 이러한 업무적 특수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불법 주·정차를 전면 허용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법을 준수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공영주차장·상업시설·공동주택 내 이륜차 전용 주차면 확대 △배달 등 업무상 불가피한 단기 정차에 대한 현실적인 기준 마련 △정책 수립 과정에서 실사용자 단체와의 협의 등을 요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와 경찰청이 이륜차 이용자를 잠재적 범법자로 볼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주차 인프라 확충과 합리적인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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