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륜차 보급 9만 대... 폐배터리 회수는 2000여 개에 불과

M스토리 입력 2026.04.15 16:00 조회수 692 0 프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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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기이륜차 보급 사업이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정작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회수 체계는 낙제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보급 대수를 늘리는 데만 급급했을 뿐 환경 오염과 화재 위험이 있는 폐배터리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급량 대비 회수율 2%대… 사라진 배터리는 어디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김소희 의원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 10년간 보급된 전기이륜차는 총 8만 9,462대에 달한다. 반면, 2022년부터 2024년 5월까지 공식 회수된 폐배터리는 고작 2,000여 개에 불과했다.

통상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경우 300~500사이클,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1000~1500 사이클을 사용할 경우 배터리 용량이 초기의 80% 수준으로 저하된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km인 전기이륜차로 연간 1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배터리 수명이 500사이클인 경우 3년, 1000사이클인 경우 6년 정도 사용할 때 배터리 용량이 8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미 수만 대의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와야 하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회수한 물량은 보급 대수의 2.3%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법·제도의 총체적 부실… ‘반납 의무’ 없고 ‘폐차 추적’ 불가능
회수 실패의 원인 중 하나는 법적 강제성이 없는 자율 반납 체계에 있다. 기후부는 매년 백억  여원의 구매 보조금을 집행하고 있지만 배터리 반납 의무를 부여하지 않았다. 소유주가 폐차 시 배터리를 직접 챙겨 반납하지 않으면 회수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이륜차 제도의 허점도 한몫하고 있다. 자동차는 폐차가 확인 되어야 말소 등록이 가능하지만 이륜차는 폐차 확인 없이 사용폐지 신고만으로 절차가 끝난다. 이후 차량이 어떻게 되는지 배터리가 방치되거나 거래되는지 정부는 알 길이 없다.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용량이 작은 이륜차 배터리는 재사용 가치가 낮아 민간 업체의 수거 유인이 떨어진다. 오히려 폐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번호판만 뗀 채 길거리나 공터에 무단 방치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회수 거점 확충 및 ‘EPR’ 도입 검토
비판이 거세지자 기후부는 뒤늦게 관리 체계 정비에 착수했다. 기후부는 현재 178개인 회수 거점 대리점을 한국이륜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이륜차환경협회 등 이륜차 관련 협회와의 MOU를 통해 100개소 추가 확보하고, 수도권에 집중된 재활용 인프라를 영남권과 호남권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가장 파급력이 큰 대목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 검토다. EPR은 생산자가 제품을 회수하여 재활용하거나 그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는 제도다. EPR 도입 시 전기이륜차 제조·수입사는 판매한 제품의 회수와 재활용 비용을 직접 부담해야 한다. 기후부는 연간 약 1억 3,000만 원의 분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미 고환율과 경기 침체로 고전 중인 이륜차 업계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 가중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전기이륜차 폐배터리 순환 생태계 조성 필요
전기이륜차 배터리는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될 경우 심각한 환경 오염은 물론 폭발 및 화재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민간의 자율적인 수거에만 기대기에는 유인책이 부족한 실정이다.

결국 배터리 반납 의무화 법제화, 국토교통부와의 협력을 통한 이륜차 폐차 시스템 정비, 재활용 기술 표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보조금 지원만큼이나 사후 관리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하지 않는다면 전기이륜차는 친환경 이동수단이 아닌 또 다른 환경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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