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연륙교 공사 현장.인천 내륙과 영종도를 잇는 세 번째 다리, ‘제3연륙교’가 이륜차에게 활짝 열린다. 그동안 배를 타거나 트럭에 싣지 않고는 이륜차가 들어갈 수 없었던 영종도가 육로로 연결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게다가 자동차와 달리 이륜차는 통행료를 내지 않고 무료로 통행할 수 있게 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제3연륙교는 오는 2026년 1월 4일 개통 기념식을 갖고, 다음 날인 1월 5일부터 정식으로 차량 통행을 시작한다.
영종도 가는 유일한 이륜차 길… 통행료는 없어
제3연륙교는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와 중구 영종국제도시를 잇는 길이 4.68km, 폭 30m(왕복 6차로)의 대형 교량이다. 총사업비 7,800억 원이 투입된 이 다리는 세계 최고 높이인 180m 주탑 전망대와 자전거도로, 수변 데크길 등을 갖춘 체험·관광형 랜드마크로 건설됐다.
가장 큰 특징은 일반도로라는 점이다. 기존의 영종대교와 인천대교가 ‘자동차전용도로(고속도로)’로 지정되어 이륜차 진입이 원천 봉쇄됐던 것과 달리, 제3연륙교는 착공 단계부터 일반도로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이륜차 역시 합법적으로 통행할 수 있게 됐다.
파격적인 혜택은 또 있다. 바로 통행료다. 인천경제청 영종청라기반과 관계자는 “이륜차는 유료도로법상 통행료 부과 대상 차종에 포함되지 않아, 제3연륙교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료도로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통행료 납부 대상은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특수차 및 건설기계 등이다.
소음·안전 우려 주민 반발에도 이륜차 통행 허용… 법원 판결이 영향 줬을까?
사실 이륜차 통행 허용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개통을 앞두고 영종 지역 주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심야 소음과 과속, 보행자·자전거와의 충돌 사고를 우려하며 이륜차 통행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도로교통법 제6조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의 안전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특정 구간의 통행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일반도로임에도 이륜차 통행이 금지된 곳이 국내에만 40여 곳에 달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업계는 최근 잇따른 법원의 전향적인 판결이 행정 당국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의정부 서부로 통행금지 취소 소송에서 법원은 절차적 정당성 부족을 이유로 경찰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어 지난 2025년 6월 27일, 보령해저터널 통행금지 취소 소송에서도 재판부는 이륜차에 대한 통행금지는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이러한 사법부의 기조 속에서, 뚜렷한 사고 데이터 없이 막연한 우려만으로 통행을 제한하는 것은 행정 당국에게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자유에는 책임 따른다… 성숙한 라이딩 문화 필요
제3연륙교 개통으로 월미도 선착장에서 하염없이 배를 기다리거나, 비싼 용달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라이더들의 설움은 끝났다.
다만, 과제는 남았다. 일부 라이더들의 난폭 운전이나 불법 튜닝 등으로 과도한 소음이 발생할 경우 언제든 통행을 제한하자는 여론이 다시 불붙을 수 있다.
이륜차 업계 관계자는 “제3연륙교 통행 허용은 라이더들의 끈질긴 요구와 변화된 법적 환경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라며 “어렵게 얻은 권리인 만큼, 라이더 스스로가 안전 수칙을 준수하고 소음을 자제하여 이륜차도 정당한 교통수단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